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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 "미국 압박에도 실질적 상호관계 확대"...G20 외교장관회의 개막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7일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현장에서 회동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7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측이 진행중인 대러 제재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개막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자 회동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관련 사안과 주요 국제 현안, 양국 관계 주요 관심사들을 논의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라브로프 장관이 왕 위원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수행 중인 '특별 군사작전'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작전을 벌이는 러시아의 목적은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대러 제재 용납할 수 없다"

이날 두 사람은 또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유엔을 거치지 않고 채택한 대러 제재는 국제 규칙에 어긋난 위법 조치이고, 용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러시아 외무부는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이 왕 위원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군사·재정적 지원을 요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미국과 위성국가들(서방)의 전략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중국은 실질적인 상호관계의 범위와 기회를 넓혀 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국제 현안에서 특권적이고 지배적인 지위를 유지하려는 서방 측의 침략적 정책에 대조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당사국들을 포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왕 위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오랫동안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화답했습니다.

왕 위원은 이어서, 지난달 화상으로 진행된 브릭스(BRICS: 중국·러시아·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신흥경제국 모임)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주요 현안에 의미있는 공감대를 도출해낸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G20 외교장관회의 개막

이날(7일) 개막한 G20 외교장관 회의는 8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회의 핵심 의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식량·에너지 위기, 그리고 코로나 사태 대응 등이 될 것으로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현장에서 투자·무역·산업개발에 관한 실무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G20 공식 트위터)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현장에서 투자·무역·산업개발에 관한 실무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G20 공식 트위터)

하지만 위기의 원인과 해법에 관해 미국 등 주요 7개국(G7)과 러시아·중국의 입장차가 커서 공동 합의문 작성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가 회의 내용을 반영한 의장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의장 성명에 러시아의 책임 문제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반영될 지가 주요 관심사입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차례로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각각 회담한 바 있습니다.

위도도 대통령은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끌어냈습니다.

또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메시지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밝혔으나, 별다른 후속 조치는 없었습니다.

위도도 대통령은 오는 11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함께 초청했습니다.

◼︎ 러시아 외무장관 참석

이번 회의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등 주요 국가 외교 수장들은 물론이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참석했습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일·중·러 외교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입니다.

2월에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러시아 측이 화상으로 발언할 때 주요 7개국(G7) 장관들이 항의 표시로 집단퇴장한 바 있습니다.

◼︎ 미-중 양자 회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9일 발리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과 양자 회담할 예정입니다.

중국이 러시아를 군사·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우려에 관한 사안과 동중국해·남중국해 문제, 타이완 관련 현안 등 다양한 쟁점을 다룰 것으로 미국 정부는 예고했습니다.

또한 양국 간 경쟁 관리를 위한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경쟁이 오판이나 대결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5일 전화회견에서 설명했습니다.

이번 주 중으로 미국이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완화 방침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관련 논의가 이뤄질 지도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5일 류허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와 화상 통화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외교수장이 대면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만남 이후 8개월여 만입니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이 6일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탑승에 앞서 공군 장병들과 환담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이 6일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탑승에 앞서 공군 장병들과 환담하고 있다.

당시 두 사람은 타이완 문제를 둘러싸고 격한 언쟁을 벌였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왕 위원에게, 타이완 해협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왕 위원은 민감한 타이완 문제를 잘못 다루면 "중-미 관계의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에도 주요 현안에 관해 블링컨 장관과 왕 위원의 이견만 확인한 채 회담을 마칠 수도 있다고 일부 언론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5월 발표한 대중국 전략에서, 중국을 '국제질서의 가장 심각한 위협이자 도전'으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주석 치하에서 중국 공산당은 국내에서 더 억압적이고, 국외에서는 더 공격적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12년 만에 새로 채택한 전략 개념에 '중국의 도전'을 명시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에 왕 위원은 "우리는 미국의 공갈과 협박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릴 예정이어서, 이번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는 양국 외교 수장들이 의제 조율을 위해 극단적인 대립은 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 미-러 회담은 무산

한편, 블링컨 장관이 이번 G20 외교장관 회의 현장에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단독 회동할 가능성은 없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가 언론에 밝혔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앞서 관련 질문에 "블링컨 장관과 러시아 외무장관의 만남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밝히고 "이유는 간단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잔혹한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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