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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미한일 정상회담 역사적”...한국 대통령 첫 나토 연설 ‘북핵 협력 당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회담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회담했다.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 일본 정상과 만나 역사적인 회담을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나토 무대에 선 윤석열 대통령은 북 핵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미한일 정상회담을 3자 간의 “역사적 만남”으로 평가했습니다.

[백악관 성명] “This was a historic trilateral meeting in which the three Leaders discussed enhancing trilateral cooperation throughout the Indo-Pacific, particularly in regard to addressing the evolving threat posed by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s unlawfu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They also followed up on their detailed and productive conversations in Seoul and Tokyo last month. President Biden underscored the United States’ unshakable commitment to the defense of both Japan and the Republic of Korea.”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한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뒷줄 왼쪽부터)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배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한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뒷줄 왼쪽부터)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배석했다.

백악관은 “이 회담은 미한일이 특히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진화하는 위협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전반에서 세 나라 협력의 심화를 논의한 역사적인 회담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상들은 지난달 서울과 도쿄에서 가진 구체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의 후속 협의를 진행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확고부동한 공약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 마드리드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 대해 “한미일 안보협력이 오늘로써 복원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오늘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안보 논의에 집중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는 경우 한미일이 공동 훈련을 포함해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의 7차 북핵 실험이나 추가 미사일 도발이 곧바로 며칠 내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이어지기보다는 미국 전략자산 (전개), 한미일 조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우선적 메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등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오늘 거의 5년 만에 만난 3국 정상이 갑자기 앉아 한미일 군사협력을 논의하는 것은 건너뛰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전 나토 정상회담장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미한일 대북 공조 강화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그것은 오늘 아니더라도 한미일 간에 북핵 위기와 관련해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된다는 공감대는 가지고 있고, 오늘 또 다른 얘기들이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안보 협력은 북핵이 고도화될수록 점점 더 강화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나토와 상호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이번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같은 이런 AP4가 나토에 참석하게 된 것도 그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인태 지역과 나토 간에 어떤 긴밀한 상호 협력이 더욱 중요한 때가 됐고, 그리고 특정 국가를 거명하기보다 이런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그런 규범에 입각한 질서가 존중되는 협력을 우리 나토 국가들과 인태 국가들이 함께 연대해서 만들어 가야 된다 그런 차원의 이번 나토 회의 참석에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 첫 나토 연설… 북 핵 협력 당부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한국 정상이 나토 무대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고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가 마드리드 브리핑에서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나토는 지난 2006년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수립한 이래 정치, 군사 분야의 안보 협력을 발전시켜 왔고, 이제 대한민국이 역량을 갖춘 국가로서 더 큰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안보, 사이버안보를 거론하며 “나토 동맹국과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며 “한국과 나토의 협력관계가 이러한 연대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오른쪽부터 윤석열 한국 대통령,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오른쪽부터 윤석열 한국 대통령,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토 새 전략개념 “인도태평양 중요”

한편,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 체제인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29일 새 전략개념을 채택했습니다. 전략개념은 앞으로 10년간 나토가 처한 안보적 도전과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정치적, 군사적 임무를 담고 있습니다.

새 전략개념은 러시아를 동맹의 안보에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했습니다.

또한 “중국이 공언하는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우리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을 제기한다”며 중국의 위협을 처음으로 포함했습니다.

새 전략개념은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도 지적했습니다.

“이란과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시리아, 북한, 러시아는 비국가 활동 세력과 함께 화학무기 사용에 의존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인도태평양에 관해서는 “나토에 중요하다”며 “해당 지역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유럽과 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렇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지역을 넘어서는 도전과 공통의 안보 이익을 다루기 위해 인도태평양의 새로운, 그리고 기존의 파트너국들과 대화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It’s important in itself that they all have been represented for the first time at the NATO summit at the level of heads of state and government. We share the same values we share many of the same threats.”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초청된 것과 관련해 “정상들이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같은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나토가 북미와 유럽의 동맹이지만, 사이버, 테러활동, 중국의 안보 영향 등 국제적인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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