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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상대 소송 제기한 원고 300여 명...배상금 70억 달러 넘을 듯


지난 2014년 11월 북한에 2년간 억류됐다가 풀려난 케네스 배 씨가 미국에 도착한 후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지난 5년간 300명이 넘는 미국인이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에 부과된 배상금도 7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8년 이후 미국 법원에 제기된 대북 소송은 모두 5건입니다.

1968년 북한에 납북돼 고문과 구타 등의 피해를 입은 푸에블로호 승조원과 가족, 상속인 등 171명이 2018년 2월 소송을 제기하고, 같은 해 4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아들의 죽음에 북한 정권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또 2020년 8월 북한으로부터 억류 피해를 입었던 케네스 배 씨와 가족 4명이 북한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며, 다음달인 9월엔 북한에 납치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부인과 자녀 등 3명이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롭 국제공항 테러사건의 희생자 등 131명이 대거 북한을 상대로 한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불과 4년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내 311명의 미국인이 북한을 상대로 소장을 제출한 것입니다.

2018년 이전의 대북 소송은 9년 전인 2009년에 제기됐으며, 그때까지 제기된 대북 민사 소송도 3건에 불과했던 만큼, 대북 소송은 최근 몇 년 동안 집중적으로 제기된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소송이 이처럼 급증한 배경으로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꼽힙니다.

현재 미국 연방법은 ‘테러지원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북한은 1988년 최초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뒤 2008년 해제됐지만 2017년 11월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돼 현재까지 이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십 년 전 북한 정권에 억류와 테러 등의 피해를 입은 희생자와 가족들이 대거 소송을 하게 된 결정적인 법적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실제로 푸에블로호 승조원이었던 윌리엄 토마스 매시 등 4명은 2006년 북한 정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008년 9천700만 달러를 승소했지만, 나머지 승조원들은 북한이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2018년에 이르러서야 동일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일본 적군파 테러 피해자 중 12명은 2006년과 2008년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는데, 나머지 피해자들이 곧바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한 건 2008년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현재 북한은 푸에블로호 승조원에 23억 달러, 웜비어 가족엔 5억 달러 등 약 33억 달러의 배상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아직 소송을 진행 중인 케네스 배 씨 측의 배상 요구액 2억 5천만 달러와 적군파 희생자 가족들이 요구 중인 40억 달러가 더해진다면 북한의 배상금 총액은 70억 달러를 넘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 미국 법원의 배상 명령을 이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북한 정권은 배상액이 담긴 미국 법원의 판결문을 다시 미국으로 되돌려 보내는 등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손해배상금을 회수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북한을 상대로 승소한 미국인 등은 제재 위반 기업들의 자금으로 조성된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피해기금(USVSST Fund)’을 신청해 수령할 수 있습니다.

테러지원국 피해기금 웹사이트에 따르면 테러 피해를 입은 개인은 최대 2천만 달러를 보상받을 수 있으며, 피해자와 직계가족들이 함께 기금을 신청하는 경우 보상금은 최대 3천500만 달러까지 늘어납니다.

그 밖에 피해자들은 미국 정부에 의해 압류된 북한 자산에 소유권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배상금을 충당할 수 있습니다.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김동식 목사의 유족은 지난 2019년 석탄 불법 운송에 관여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가 미국 정부에 의해 최종 몰수 판결을 받자, 북한에 대한 승소 판결을 근거로 이 배의 소유권을 인정받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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