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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일 북핵수석 "북한 핵실험 준비에 억제력 강화 등으로 대응"


미국과 한국, 일본의 북핵 수석대표들이 3일 서울에서 회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국장.
미국과 한국, 일본의 북핵 수석대표들이 3일 서울에서 회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국장.

미국과 한국, 일본의 북핵 수석대표들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동향에 대해 세 나라가 긴밀한 협력을 통한 억제력 강화 등 군사적 대응을 경고했습니다. 또 북한이 대화와 외교의 길로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방한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3일 “미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성 김 대표는 3일 서울 한국 외교부 청사에서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국장과 함께 한 미-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국, 일본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모든 상황에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We are prepared to make both short and longer term adjustments to our military posture as appropriate and responding to any DPRK provocation and as necessary to strengthen both defense and deterrence to protect our allies in the region

성 김 대표는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 장기적으로 적절히 군사대비태세를 조정하고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력과 억제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서울 한국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미-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서울 한국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미-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 김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여전하다”면서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은 대가가 따를 것이며, 국제사회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는 제안에 긍정적으로 호응하기를 촉구했습니다.

김건 본부장도 모두 발언에서 북한의 도전에 대응하는 데 미-한-일 3자 협력은 필수적이라며 “한반도 현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하면 오늘 만남은 지극히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North Korea's relentless pursuit of nuclear weapons will only end up strengthening our deterrence.”

김 본부장은 “북한의 끈질긴 핵무기 추구는 우리의 억제력 강화로 이어질 뿐”이라며 “결국 평양의 이익에 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는 북한 자신의 안보 약화이며, 심화된 고립은 이미 심각한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후나코시 국장은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도발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선 다양한 상황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지 심도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며 “한국의 새 정부와 함께 3국간 협력이 더욱 진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세 나라 대표들은 오찬까지 이어진 협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근 한-일 순방을 계기로 세 나라 정상들이 확인한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 의지가 각급에서 이어지고 있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에 있어 세 나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북한의 일련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심각한 도발임을 지적하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아울러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국제사회의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했습니다.

세 나라 대표들은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이에 함께 할 수 있는 강력한 대응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해도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보리에서는 새 대북제재 결의를 통과시키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안보리 제재는 물론 세 나라 또는 독자 차원의 대북 압박수단에 대해 의견을 나눴을 수도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성 김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 북한 핵실험 준비 동향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7차 핵실험을 풍계리에서 준비중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얘기한 것은 그만큼 미국이 주시해서 보고 있다는 것이고 이런 식의 공개 발언을 통해서 얘기한 목표는 어쨌든 북한으로 하여금 7차 핵실험 같은 고강도 도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재고하라는 일종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적 소통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북한은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 발사와 방사포 사격 등의 무력시위를 17차례나 벌였습니다.

특히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에서 5년만에 7번째 핵실험을 할 준비까지 마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의 핵실험 도발 징후가 뚜렷한 상황에서 미-한-일 세 나라가 이번 회동을 통해 대화 보다는 징벌에 무게를 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지금은 북한에 대화로 나오라는 인센티브 보다는 핵실험을 했을 때의 징벌적 성격을 더 강화하고 있는 거거든요. 이미 전략자산은 전개가 됐고요, 오키나와와 괌에. 그리고 추가적으로 확장억제의 강화 그리고 북한 안보 약화는 뭐냐 하면 이것은 대응능력을 한미가 더 강화하겠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니까 징벌적 성격을 더 강조함으로써 결국 핵실험을 하지 말라는 경고이고요.”

세 나라 대표들은 이번 회동에서 북핵 문제와는 별도로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 제의에 긍정적으로 호응하기를 기대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비핵화와 인도적 사안은 별개라는 미 정부 입장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미-한-일 북핵수석대표의 이번 대면 협의는 지난 2월 하와이 호놀룰루 회동 이후 약 넉 달 만으로, 한국에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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