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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스페인 친북인사' '영국 암호화폐 사업가' 지명수배…신병인도 여부 주목


스페인 국적의 친북 인사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씨. 지난 2016년 7월 스페인 타라고나에 자신이 만든 '평양카페'에서 사진을 찍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에 기소된 스페인 출신 친북 인사와 영국인 암호화폐 사업가를 지명수배했습니다. 이들의 행방은 어느 정도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스페인 국적자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씨와 영국인 크리스토퍼 엠스 씨에 대한 수배 전단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18일 공개된 카오 데 베노스 씨의 수배 전단에는 사진 3장과 함께 생년월일(1974년 12월 24일)과 키, 몸무게, 피부색 등 신상정보가 담겼습니다. 또 그가 ‘조선일’이라는 예명을 사용한다는 사실과 더불어 ‘사업가’와 ‘정보기술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친북 단체인 조선친선협회(KFA) 회장이기도 한 카오 데 베노스 씨는 지난 2019년 4월 평양에서 열린 암호화폐 콘퍼런스를 주관하고, 최근 실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암호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 씨와 함께 북한에 관련 기술을 전수한 혐의로 미 대배심에 기소됐습니다.

FBI는 이번 수배 전단에 카오 데 베노스 씨에게 적용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위반 혐의와 더불어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 위반 사실을 적시했습니다.

특히 카오 데 베노스 씨가 북한에 물품과 서비스, 혹은 기술을 제공하면서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의 사전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18일 공개한 스페인 국적자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의 지명수배 전단.
미 연방수사국(FBI)이 18일 공개한 스페인 국적자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의 지명수배 전단.

FBI는 같은 혐의를 받는 크리스토퍼 엠스 씨에 대한 수배 전단을 통해서도 신상정보와 함께 이번 사건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특히 엠스 씨와 그리피스 씨가 암호화폐 콘퍼런스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에 관한 북한 청중들의 구체적인 질문에 답했다면서, 이들은 북한 정권에서 일하는 인사가 청중 속에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엠스 씨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계약 방식인 ‘스마트 컨트랙트’를 북한에 구축하는 방안과 미국 제재를 회피할 목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암호화폐 거래 방식을 제안했다고 덧붙였습니다.

FBI는 카오 데 베노스 씨와 엠스 씨에 대한 정보가 있는 경우 지역 FBI 사무실이나 가까운 대사관, 혹은 영사관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18일 공개한 영국인 크리스토퍼 엠스의 지명수배 전단.
미 연방수사국(FBI)이 18일 공개한 영국인 크리스토퍼 엠스의 지명수배 전단.

현재 스페인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진 카오 데 베노스 씨는 기소 사실이 공개된 지난달 25일 이후에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하지 않는 등 잠적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에는 자신의 기소장 내용 일부를 트위터에 올리면서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루에도 여러 차례 트위터에 글을 올렸던 카오 데 베노스 씨는 지난 16일을 끝으로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해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FBI는 엠스 씨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에 살고 있지만 지난 3월을 전후한 시점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더 타임스’ 신문 등 영국 언론들은 엠스 씨가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체포된 상태라고 보도했습니다.

엠스 씨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되지 않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페인이나 영국과 달리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고 있지 않아 엠스 씨의 신병 인도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페인 외무부는 카오 데 베노스 씨의 기소와 관련한 VOA의 질의에 “외무부는 제 3국의 법적 결정과 관련해 논평할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엠스 씨에 대한 VOA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FBI가 대북 제재 위반을 이유로 해외에 거주 중인 용의자를 지명수배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4월 FBI는 북한에 유류를 넘긴 싱가포르 사업가 궈기셍 씨에 대한 수배 전단을 공개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인 박진혁과 김일, 전창혁을 지명수배했습니다.

또 2018년엔 싱가포르의 대북 사업가 탄위벵 씨가 FBI의 수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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