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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7차 핵실험 가능성


지난 2017년 9월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최근 6차 핵실험 성공을 축하하는 군중 집회가 열렸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은 윤석열 정부 출범 사흘만인 지난 12일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잇단 미사일 발사에 이어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한층 악화될 전망인데요. 북한의 계산과 그에 따른 파장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과 한국의 정보기관이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입니다.

북한은 지난 3월 초 이후 이미 두 달째 이 갱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에 따르면 5월 4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에는 핵실험장 근처에서 화물트럭이 포착됐습니다.

이틀 뒤인 6일 잘리나 포터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까지 실험을 실행에 옮길 준비가 될 것이라는 게 미국의 평가”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포터 수석부대변인] “The United States assesses that the DPRK is preparing its Punggye-ri test site and could be ready to conduct a test there as early as this month, which would be its 7th test.”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 의도를 두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미 개발한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무게 400∼500kg 정도의 소형 핵탄두를 실험하는 겁니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소형 핵탄두를 투발 수단인 KN-23, KN-24, 신형 전술미사일, 스커드 미사일, 그리고 초대형 방사포 등에 장착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의도는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는 겁니다.

전술핵무기를 확보할 경우 북한은 한국에 대해 확실한 군사적 우위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한국 군은 이미 ‘킬 체인(Kill Chain)’과 미사일 방어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핵무기는 대표적인 비대칭(asymmetry)무기입니다. 재래식 무기 수 천개가 핵무기 하나를 당해낼 수 없습니다.

또 북한은 미국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1월부터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유예, 즉 모라토리엄의 파기를 공식화하고 지금까지 16차례에 걸쳐 단거리, 중거리 그리고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습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엔 안보리가 마비된 상황을 틈타 7차 핵실험을 감행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궁지에 몰아넣고 제재 해제를 압박하려 한다고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North Korea hoping is that pushing US into corner has no option…”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남북한의 군사력 균형이 무너집니다. 한 마디로 핵무장한 북한과 비핵국가인 한국이 맞서게 됩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해 ‘공포의 균형’(balance of horror) 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포의 균형이란 말 그대로 적국의 핵 위협에 자신도 핵으로 무장해 억제력를 확보하는 겁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적이 핵무기를 쓰면 나도 핵무기를 쓴다는 것이 상호확증파괴 거든요. 둘 다 죽는 거지요, 이게 공포의 핵 균형입니다. 북한이 이미 김정은,김여정이 핵선제공격을 얘기했기 때문에 한국이 재래식 무기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북한의 7차 핵실험 여파는 일본과 타이완에도 미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동해(일본해)에 이지스함과 요격용 미사일을 배치해 두고 있습니다.

또 ‘적 기지 공격’ 가능성과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할 경우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층 빨라지고 재무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국도 북한의 7차 핵실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의 박지원 국정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수차례 요청했고 러시아도 같은 뜻을 전달했다”면서, “그렇지만 북한은 계속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7차 핵실험이 북한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북한은 전술핵무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은 한층 강화됩니다. 또 향후 1-2년간 한국 윤석열 정부와 긍정적인 관계를 가질 기회도 사라집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대화를 재개해 제재 완화를 협상할 기회도 없어집니다.

게다가 중국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과거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학 교수는 중국이 먼저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 핵실험을 자제시키고, 석유 공급을 끊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Probably Chinese trying much pressure other than cutting oil…”

현재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연간 400만 배럴 가량의 원유와 정체품을 합법과 불법 방식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일 중국이 석유 공급을 끊으면 북한의 공장과 기업소 가동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군사훈련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오는 20일로 예정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주목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서울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미-한 관계와 북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회담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가 나올지 북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북한이 일방적인 무력시위를 하는 것같지만 내심 북-미 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중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북한도 주목하고 있을 겁니다.“

워싱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흥미로운 신호가 나오고 있습니다.

백악관에서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11일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주최한 대담에서 “미국은 북한과의 어떠한 형태의 외교나 관여에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캠벨 조정관] “I will also just note that we have a new partner new president in South Korea… And on that basis, I think we're prepared for any kind of diplomacy or engagement with North Korea.”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1년 넘게 북한에 대해 “언제, 어디서든, 조건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Anywhere, anytime, without preconditions”는 표준 문구를 써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캠벨 조정관이 “북한과 어떠한 형태의 외교나 관여에도 준비돼 있다”며 표현을 바꾼 겁니다.

미-북 관계를 오래 관찰해온 조한범 박사는 미국과 북한 모두 ‘하노이’ 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때까지만 해도 미-북 관계는 좋았습니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미국과 북한이 서로 포괄적인 요구를 하는 바람에 판이 깨졌습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두 나라가 만나 영변 핵 폐기와 제재 완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하노이로 돌아가야죠. 행동 대 행동이 하노이니까요. 하노이에서 제기됐던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그리고 미국이 상응 조치로 대북 제재 해제를 어디까지 해줄 것인가가 관건이죠.”

바이든 대통령이 서울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 그리고 북한이 과연 7차 핵실험을 자제하고 새로운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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