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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조용히 넘어간 태양절, 미-북 관계 전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1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태양절' 110주년 경축행사에 참석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4월15일 태양절을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뿐 아니라 열병식도 없었습니다. 북한이 조용해진 배경과 미-북 관계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4월15일 태양절을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당초 미국과 한국에서는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10회 생일을 맞는 올해 태양절을 전후로 7차 핵실험 또는 정찰위성을 명분으로 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열병식도 없었고 핵실험과 ICBM 발사도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조용했던 태양절의 배경에 중국과 미국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중국이 북한에게 핵실험을 할 경우 석유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경고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China draw a red line, if you do nuclear test we gonna cut oil supply…”

현재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연간 400만 배럴 가량의 석유를 합법,불법 방식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동해에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발은 상대방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해야 효과가 있는데 항공모함 외에 미국의 각종 정찰자산이 집중된 상황에서 도발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Abraham Lincoln sitting out there North Korea think probably it’s not best timing…”

그러나 켄 고스 국장은 태양절을 조용히 넘겼다고 해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했다고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4월부터 유지해온 핵실험과 ICBM 발사 유예 즉, ‘모라토리엄’을 파기하고 1월부터 ICBM을 포함해 탄도미사일을 12발이나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또 7차 핵실험을 위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 갱도를 복구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10일에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방문해 정찰위성 발사를 위해 시설을 확충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런 점을 볼때 북한은 외부에서 예상 못한 시기에 단거리,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을 발사할 것이라고 켄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Short range medium range test, SLBM test, we will see ICBM test probably.”

관심을 모으는 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완전 포기하고 도발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아직도 대화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원하는 대화는 핵 보유국을 인정받는 것과 제재 해제뿐이라며 미국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반스 리비어] ”The only conversation interested North Korea is ultimately acceptance DPRK as de facto nuclear state…”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도 무한정 긴장을 고조시킬 수는 없다며 언젠가는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북한도 무한정 도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강대강 국면 이후에 상호 대화를 모색하는 국면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을 오래 관찰해온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벼랑끝 전술을 펼쳐 양보를 받아내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엔 안보리가 마비된 상황을 이용해 ICBM과 SLBM을 발사하고 핵실험까지 감행해 미국을 궁지에 몰아넣고 제재 해제 등 양보를 받아내려 한다는 겁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North Korea hoping is that pushing US into corner has no option…”

실제로 북한은 과거 벼랑끝 전술로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적이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년 7월 북한은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ICBM 화성-14형을 발사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8월 8일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 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9월 3일 6차 핵실험을 실시한 데 이어 11월29일 또다시 ICBM 화성-15형을 발사했습니다.

그러자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함을 비롯해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을 한반도 인근에 보냈습니다.

핵과 미사일을 둘러싸고 미-북간 긴장이 고조되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나섰습니다.

결국 문 대통령의 중재로 이듬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 첫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문제는 지금이 2017년이 아니라는 겁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최우선 외교과제’로 설정하고 문제 해결에 진력했습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우선순위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 동맹 강화, 코로나 사태, 기후변화 순서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추가로 ICBM을 발사하고 7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미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추진, 독자적 대북 제재, 군사적 대비 강화같은 통상적 대응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북 중재에 적극적이었던 문재인 대통령도 다음달 9일 임기가 끝납니다.

한 가지 변수는 중국입니다. 한반도 상황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북한이 명실상부한 핵 보유국이 되는 것은 물론 미국은 한국에 사드(THH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와 미사일 방어망, 미-한-일 남방 3각관계 강화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인 요인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막고 이를 바탕으로 미-북 대화를 재개하려 할 공산이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류샤오밍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지난 4일 워싱턴에서 국무부의 웬디 셔먼 부장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태 차관보, 성 김 대북특별대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커트 캠벨 인도태평양 조정관 등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류샤오밍 대표는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면서 타이완 문제를 꺼냈습니다.

류대표는 “타이완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류샤오밍 대표의 이같은 발언이 북한 핵 문제에 협조를 원하면 미국도 타이완 문제에서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라는 메시지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미국과 중국의 북 핵 수석대표가 만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지만 본격적인 미-중 협력이 이뤄지려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수준의 개입과 언급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o be honest I think gonna have to be a lot more higher level, including President Biden and Xi Jinping…”

태양절은 조용히 넘겼지만 한반도의 ‘강대강’ 구도는 여전합니다.

전문가들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언제, 어떻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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