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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첫 전범 혐의자 "명령 받았다" 민간인 총살 시인...하르키우 일대 러시아군 퇴각


러시아 육군 바딤 쉬시마린 병장이 13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지방법원 내 유리로 분리된 공간에서 전범 혐의 심리에 참석하고 있다.
러시아 육군 바딤 쉬시마린 병장이 13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지방법원 내 유리로 분리된 공간에서 전범 혐의 심리에 참석하고 있다.

13일 우크라이나에서 첫 전쟁범죄 혐의 심리에 참석한 러시아군 병사가 민간인 살해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지방법원에서 이날 진행된 심리에서 러시아 육군 칸테미로프스카야 전차사단 소속 바딤 쉬시마린 병장은 부대 이동 중 행렬 주변에 있던 주민을 총격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쉬시마린 병장은 범행 이유에 관해 "사격 명령을 받아 수행한 것"이라고 밝히고 "한 발을 발사하자 그가 쓰러졌고, 우리는 계속 진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쉬시마린 병장은 우크라이나 측이 제공한 통역을 통해 이날 심리에 임했습니다.

21세인 쉬시마린 병장은 개전 직후인 지난 2월 28일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 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민간인에게 AK-47 소총을 사격해 숨지게 한 혐의로 앞서 기소됐습니다.

쉬시마린 병장이 사살한 주민은 62세 남성으로, 주거지 인근에서 자전거에 탄 채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우크라이나군에게 러시아군이 있는 장소를 알리지 못하게 하려고 비무장 민간인에게 범행한 사건"이라고 쉬시마린 병장의 행위를 규정했습니다.

이같은 행동은 교전 수칙을 어긴 채 계획적으로 민간인을 살해한 것이며,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검찰 측은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쉬시마린은 징역 10~15년 내지 최고 무기징역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푸틴 "나치세력이 규범 위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13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75분 간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현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이날 통화의 요점을 세 가지로 정리해 트위터에 공개했습니다.

첫째, 우크라이나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휴전이 있어야 한다, 둘째, 나치주의자들이 (우크라이나의) 권력을 쥐고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셋째, 세계 식량 상황에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푸틴 대통령에게 상기시켰다고 숄츠 총리는 설명했습니다.

크렘린궁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서 통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크렘린궁 측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나치 이념을 옹호하고 테러 방법을 사용하는 무장 세력(우크라이나 정부)이 계속해서 국제 인도주의 규범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크렘린궁은 아울러,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통화에서 언급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마리우폴의 아조프스탈(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민간인 대피가 이뤄진 사실을 전달했다"고 크렘린궁 측은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양국 정부가 밝힌 통화 내용의 초점이 크게 다른 것을 보면,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상황 개선 방안에 별다른 공감대를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일대 수복"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러시아명 하리코프) 일대에서 러시아군이 퇴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12일 CNN 인터뷰에서 "최전선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면서도 "하르키우 지역에서는 우리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르막 실장은 이어서 "루한시크와 도네츠크를 비롯한 돈바스 등 동부 전선에서는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12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하르키우 일대 러시아군 점령지들을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빠져나간 러시아 병력은 동부 전선에 재배치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남동쪽에 있는 이지움을 지난달 장악했는데, 이 일대 전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 러시아, 폴란드 경유 가스 공급 중단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이 폴란드를 경유하는 야말-유럽 가스관에 물량 공급을 12일 중단했습니다.

앞서 러시아 정부가 유럽 내 가스관을 운영하는 기업 31곳에 제재를 승인한 데 따른 것입니다.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 가즈프롬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3일 대통령령과 11일 정부 시행령에 따라 다수 외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이뤄졌다"고 밝히고, "제재 대상에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폴란드 구간을 소유하고 있는 '유로폴 가즈'도 포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관해 "가즈프롬이 폴란드를 통해 유럽으로 가스를 운송하는 데 이용해온 유로폴 가즈 소유 가스관의 이용이 금지됨을 의미한다"고 쿠프리야노프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폴란드가 유로폴 가즈의 주주로서 가즈프롬의 권리를 반복적으로 침해했고, 4월 말에는 러시아 기업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밝혔습니다.

유로폴 가즈는 전체 2천km에 달하는 야말-유럽 가스관 가운데 약 680km 구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 독일까지 연결

해당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시작해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까지 4개국을 관통합니다.

유럽에 들어가는 러시아산 가스 물량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용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급 중단 조치로 폴란드와 독일의 가스 운용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유럽 언론은 이번 조치가 역내 에너지 수급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통한 가스 공급도 불안정한 실정입니다.

우크라이나 가스운송 기업 GTSOU는 러시아군의 기술적인 방해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라며 12일부로 소크라니우카 노선을 통한 가스 수송을 중단한다고 전날 발표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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