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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핵공격 모의 훈련 실시 "가상 적국 시설 타격"...군용 헬기 핀란드 영공 침범


핀란드 국방부는 4일 러시아군 소속 Mi-17 수송·다목적 헬리콥터가 영공을 침범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같은 기종 헬기가 지난 2020년 시리아 상공에서 비행하는 모습. (자료사진)
핀란드 국방부는 4일 러시아군 소속 Mi-17 수송·다목적 헬리콥터가 영공을 침범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같은 기종 헬기가 지난 2020년 시리아 상공에서 비행하는 모습. (자료사진)

러시아군이 4일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에서 핵공격 모의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Mi-17 군용 헬기를 출격해 핀란드 영공을 침범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칼리닌그라드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이동식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고 발표하고, "가상 적국의 군사시설들"을 타격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와 떨어져 있는 역외 영토입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자리잡고 있으며, 발트해 너머에 스웨덴과 핀란드가 있습니다.

최근 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러시아는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중립을 표방하며 군사동맹에 관여하지 않는 전통을 깨고 나토 가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입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지난달 14일 성명에서 "두 나라(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시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더 많은 적대국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군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러시아의) 지상군과 방공망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핀란드만에 상당한 해군력을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앞으로 발트해에서 핵 없는 상태에 대한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며 "억지력에 관한 균형이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20일 핵탄두 10여개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맛'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당시 TV 연설을 통해, 이 무기가 "러시아를 위협하려고 하는 적들에게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칼리닌그라드에서 사르맛을 발사할 경우 런던은 202초, 파리는 200초, 베를린은 106초면 요격 없이 타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최근 러시아 국영방송 '로씨야 1'의 전파를 타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4일) 러시아군은 올해 들어 두 번째 핀란드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핀란드 국방부는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러시아군 소속 Mi-17 수송·다목적 헬리콥터가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러시아군은 덴마크와 스웨덴 영공에 들어간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달 29일 러시아 정찰기가 발트해에 있는 덴마크 보른홀름섬과 스웨덴 상공을 비행했습니다.

■ 방사능·화학무기 대응 연습도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4일) 탄도미사일 모의 발사 이후, 적의 보복 타격을 회피하기 위해 발사 위치를 옮기는 기동 훈련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100여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방사능·화학무기 피격을 가정한 대응 연습을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측은 발트해에서 진행한 이같은 훈련 이후, 실제로 핵무기를 배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 전술 핵무기 사용 우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 러시아 측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공연하게 언급해왔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25일 국영방송 '채널 1' 인터뷰에서, '핵전쟁'과 '3차세계대전' 위험을 거론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핵전쟁 위험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위험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려는 세력(서방 국가)이 많아서 안타깝다"며 "현재 긴장 상황을 감안할 때 3차 세계대전의 위험은 실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현재의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전에도 러시아 주요 당국자들은 꾸준히 핵무기 사용 여지를 열어뒀습니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지난 3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러시아가 계속 나토의 위협과 공격을 받는다면, 우리는 핵 보유국이지 않은가, 왜 안되나"라고 반문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같은 달 CNN 인터뷰에서 핵무기 사용 여부와 관련해 "우리(러시아)에게는 국가안보개념이 있다"며 "만약 우리 국가의 존재에 관한 위협이라면, 우리 개념에 따라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만에 러시아의 핵전력을 '특별 전투임무 체제'에 돌입시킬 것을 국방장관에게 지시한 바 있습니다.

다음날 러시아 국방부는 관련 명령이 이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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