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모스크바함 큰 폭발" 확인...러시아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시 발트해 핵무기 배치"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6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에 있는 펜타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자료사진)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6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에 있는 펜타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자료사진)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함이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격으로 큰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 정부 당국자는 해당 함정에서 대규모 폭발이 있었다고 확인했습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MSNBC에 출연해 "그 순양함에서 상당히 큰 폭발이 있었고, 그로 인해 큰 피해가 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우린 정확하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현재로선 확신할 수 없다"면서 원인 분석은 유보했습니다.

하지만 모스크바함을 미사일로 타격했다는 우크라이나 당국의 주장도 배격할 단계는 아니라고 커비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그 함정이 스스로 나아갈 수 있다고 봤고, 현재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며 "현재 동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아마도 수리를 위해 세바스토폴로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세바스토폴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의 군사 항구가 있는 곳입니다.

커비 대변인은 같은 날(14일) 오후, 보다 진전된 정보를 브리핑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배(모스크바함)가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고 봤지만, 오후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며, "배가 여전히 움직이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밤 러시아 당국은 모스크바함이 결국 예인 중에 강한 폭풍으로 침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러시아 흑해 함대 기함 화재

모스크바함에 관해, 지대함 미사일로 타격했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과 단순 화재가 발생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이 엇갈렸습니다.

러시아 해군 유도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함이 지난해 11월 흑해 연안 크름반도(크림반도)에 기항하고 있다. (자료사진)
러시아 해군 유도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함이 지난해 11월 흑해 연안 크름반도(크림반도)에 기항하고 있다. (자료사진)

막심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오데사 주지사는 전날(13일) "오데사 방위군이 지대함 미사일 '넵튠'을 발사해 모스크바함을 강타했다"고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고 "이 함정은 격침에 가까울 정도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측은 즉각 피해 사실을 인정했으나, 원인은 단순 사고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같은날(13일)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함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함내 탄약고가 폭발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폭발 원인은 단순한 사고"라면서 "승조원은 모두 구조됐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모스크바함 훼손 소식이 알려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핵심참모들은 크게 당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모스크바함은 러시아 흑해 함대를 이끄는 함정입니다.

막강한 화력으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들을 공격해왔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서는 최우선 표적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지난 2월 24일 개전 당시 모스크바함이 오데사 앞바다의 즈미니섬 공격에서 "즉시 투항하라"는 무전을 우크라이나 측에 보냈다가 "꺼져라"는 욕설 답변을 수신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 러시아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시 발트해 핵무기 배치"

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14일 러시아 고위 당국자가 경고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등 러시아의 방어수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대통령과 총리를 지낸 인물로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이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이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두 나라(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시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더 많은 적대국을 갖게 되는 것"이라며, "군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상군과 방공망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핀란드만에 상당한 해군력을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앞으로 발트해에서 핵 없는 상태에 대한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며 "억지력에 관한 균형이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발트해 연안에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모두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군사적으로는 중립국으로서,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두 나라는 나토 가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 "몇 주 안에 가입 신청 여부 결정"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13일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몇 주 내에 나토 가입 신청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1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와 회담 후 공동 회견하고 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1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와 회담 후 공동 회견하고 있다.

마린 총리는 나토 가입 필요성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다면서 "매우 신중하게 이것들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리의 절차는 꽤 빠를 것이며, 몇 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핀란드 의회는 이날(13일) 정부가 내놓은 외교·안보 백서를 토대로, 다음 주부터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한 토론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국가 안보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다음 달 말쯤 분석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안데르손 총리는 "다른 안보 문제처럼 나토 가입 문제에도 찬·반양론이 있다"면서도, 그에 관한 "분석이나 절차를 늦출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