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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새 정부 출범, 미한 정상회담..."북한 5월 중 강도 높인 연쇄 도발 가능성"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참가 장병들을 만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장면. (자료사진)

‘항일 빨치산’ 창건 열병식 등 내부 행사에 집중했던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 도발에 나섰습니다. 이달 중 있을 한국의 윤석열 새 정부 출범과 미-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강도를 높인 추가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지난 4일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6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한 뒤 18일만의 무력도발이었습니다.

지난달 말 항일 빨치산 부대 창건 기념 열병식 등 내부의 대규모 경축행사에 집중했던 북한이 이달 들어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겁니다.

올들어 이미 14차례 벌어진 북한의 도발은 이달 중 더 거세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오는 10일 한국의 윤석열 새 정부 출범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21일로 예정된 미-한 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에 변수가 될 만한 커다란 정치적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례에 비춰 한국에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북한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도발을 통해 한국 정부를 길들이려는 행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에도 핵과 미사일 도발을 연이어 실시해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협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뒤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에 나선 바 있습니다.

박 교수는 미-한 정상회담 또한 북한이 자신들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하고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대형 도발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한-미 정상회담은 아주 또 좋은 기회죠. 북한 입장에선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존에 갖고 있던 메시지를 훨씬 더 극적인 효과를 보면서 전달할 수 있는 그런 하나의 이벤트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고려를 해서 자신들의 (도발) 스케줄을 짰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긴 있어요.”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국면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번 미-한 정상회담 등을 통해 파격적인 제안이 나오지 않는 한 위협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 박사는 현 상황에서 북한은 핵 능력 고도화를 1차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추가 시험발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ICBM은 기술적으로 앞으로 상당히 많이 발사를 해봐야 되고요. 극초음속 미사일도 마찬가지고요. 지금 탄도미사일 부분은 기술적으로 완성이 안됐기 때문에 향후 수차례가 아니라 수십차례 이상 발사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쓸 만한 도발 카드로 추가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 이외에 군 정찰위성 발사, 지난달 열병식 등에서 모습만 보여 온 새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의 시험발사,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3천t급 잠수함 진수 등을 꼽고 있습니다.

북한이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13일 전이던 2월12일 3차 핵실험을 실시한 사례가 재연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북한은 이미 수개월 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반적으로 평가할 땐 소형의 전술핵무기 쪽이지 않겠느냐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주요 관영매체들이 4일 이뤄진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침묵하고 있는 데 대해 엇갈린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통상 미사일 발사 다음날 관영 매체를 통해 전날 발사의 성격을 규정하고 평가하는 기사와 함께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들을 공개했지만 이번엔 관련 보도가 일절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이 ICBM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침묵하는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이번 발사는 사거리와 고도 등으로 미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군 정찰위성 확보를 위한 시험발사로 보인다며 ‘화성-17형’ ICBM을 발사체로 쓰려 했다가 실패하자 ‘화성-15형’으로 급을 낮추면서 굳이 보도할 이유가 없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화성-17을 가지고 진행을 하다가 그게 실패를 하니까 결국 다른 화성-15 정도의 ICBM을 가지고 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한 첫번째 시험으로 보여져요. 그러다 보니까 이것을 보도할 이유가 없겠죠.”

북한은 앞서 지난 2월 말과 3월 초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정찰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당시 미-한 당국은 이 미사일을 ‘화성-17형’으로 판단했습니다.

북한은 3월 16일에도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쐈지만 발사 직후 폭발했습니다.

북한은 같은 달 24일 미사일을 쏜 뒤 ‘화성-17형’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제시한 영상 자료가 조작됐다며 실제 쏜 미사일을 ‘화성-15형’으로 판단했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한국 군 당국이 파악한 고도와 사거리로 볼 때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북한이 보도를 잠시 미루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2월 말과 3월 초 일주일 사이 두 차례 ‘정찰위성 관련 중요 시험’을 진행한 것처럼 이번에도 추가적인 시험을 진행한 뒤 관련 보도를 내놓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정찰위성 시험을 위한 발사를 진행했지만 원하는 수준의 성과를 거두지 못해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하지 않은 데에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그로 인한 한-중 관계 악화를 바라지 않는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비례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를 언급한 윤석열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이 펴 온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외교에 비추어볼 때 중국이 북한의 무력시위를 자제시키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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