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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열병식에 핵 투발 수단 총동원...국방력 강화 업적 내세워 김정은 우상화 박차


지난 2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극초음속미사일 형태 무기가 이동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5일 개최한 항일유격대 창설 90주년 열병식에서 그동안 개발해 온 전술핵과 전략핵을 실을 수 있는 각종 미사일들을 총동원했습니다. 핵 무력 완성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면서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이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등장한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운용 수단들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몇 년간 개발한 전술핵 미사일에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신형 모델까지 모두 등장시킨 겁니다.

지난달 24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ICBM ‘화성-17형’의 경우 여러 대가 한꺼번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2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여러 대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지난 2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여러 대가 함께 이동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최소 3기가 등장했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한국 군이 ‘기만선전’이라고 평가했던 ‘화성-17형 성공 영상’에 등장한 것과 동일한 이동식발사차량(TEL)을 부각해서 실었습니다.

한국 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개발단계에서 10기 정도를 제작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동시에 여러 기를 제작하는 것이 단가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열병식에서 5축형 이동식트럭(TEL)에 실려 등장한 SLBM은 동체 길이가 길어진 신형으로 평가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당 대회 열병식에 등장한 SLBM인 ‘북극성-5ㅅ’보다 탄두부가 커지고 길이가 1~1.5m가량 늘어난 12m 정도의 신형 SLBM으로 분석됐습니다.

장영근 교수는 탄두부가 커진 것은 “그만큼 폭발력을 높였거나 다탄두 개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신형 SLBM은 현재 건조 중인 잠수함에 장착하도록 지속적으로 설계 변경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신포조선소에서 3천t급 잠수함을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이 이 SLBM과 이번 열병식에서 함께 등장한 미니 SLBM을 동일한 잠수함의 함교와 동체에 각각 탑재하려는 구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탄두부가 웨지 즉 쐐기 형상인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 ‘화성-8형’은 지난해 9월 한 차례만 시험발사가 이뤄진 미사일입니다.

이후 같은 해 10월 열린 북한 국방발전전람회에 전시된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에는 지난해 첫 발사 때와 달리 여러 대가 양산돼 국방색으로 실전형 도색이 완료되고 개별 동체를 분류하기 위한 미사일 번호도 표시된 ‘화성-8형’이 여러 대 동원됐습니다.

장영근 교수는 북한이 성공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화성-17형’이나 개발이 진행 중인 ‘화성-8형’에 대한 추가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영근 교수] “화성-17형에 대해선 아직도 논란이 있는 거고요.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든 또 쏠 거에요. 왜냐 하면 자기들이 완료해서 핵무력 배치를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니까요. 또 한가지는 1월 초에 두 번에 걸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쐈잖아요. 그 때 원뿔형으로 시험을 했거든요. 그런데 작년에 보여준 건 웨지형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웨지형 원뿔형 다 나왔거든요. 실제 속도를 내는 데는 웨지형이 훨씬 유리해요.”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부연구위원은 핵 보유국들은 자신의 핵무기 체계와 운용 방식을 공개함으로써 안보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힘을 대내외에 과시하곤 한다며, 북한도 이번 열병식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며 핵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양욱 부연구위원] “전략핵뿐만 아니라 전술핵까지 갖춘 모든 수준의 핵 능력을 바탕으로 자국의 안보정책을 펼쳐나가겠다 즉, 이런 북한의 핵 전력 자체가 단순히 전쟁 억제가 아니라 강압을 위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발표한 자리가 아니었나 평가합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우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입니다.

‘노동신문’은 27일 강력한 국 방위력을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내세우며 ‘만고절세의 영웅 김정은 만세’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90년 전 김일성 주석이 조직한 항일유격대를 뿌리로 하는 군대가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영도력으로 핵무력 완성을 통한 세계 최강의 군대로 발전했다는 식의 논리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예년과 달리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이 아닌 항일유격대 창설일을 택해 대대적인 열병식을 치른 것도 이런 선전 논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황일도 교수입니다.

[녹취: 황일도 교수] “김일성 시기, 그러니까 항일 빨치산 때 ‘두자루의 권총’이라는 북한 사람들이 주로 부르는 신화인데, 거기서 시작한 무력이 지금 김정은의 ICBM 완성, 이중 교리의 완성으로 완료가 됐다는 취지의 말들로 메시지를 구축하고 있는 거죠.”

김 위원장은 이번 열병식에 공화국 원수복을 입고 대원수 계급장과 비슷한 견장을 차고 나왔습니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평양 시내에서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평양 시내에서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 위원장이 이전 열병식에는 양복 차림으로 참석했다며 이번엔 자신의 집권 10년의 최대 성과로 국방력 강화를 각인시키기 위해 복장에도 정치적 성격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결국 김정은 10년을 성공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보여지고요. 이제 선대의 반열로 지금 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다. 이미 조선혁명역사 박물관에 김정은실도 따로 만들었거든요 최근에. 그러니까 내부 권력 결속을 더 강화해서 향후 선대와 동일한 위상으로 갈 것 같다 이렇게 볼 수 있죠.”

북한에서 생전에 대원수 칭호를 가졌던 사람은 김일성 주석이 유일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후 대원수로 추대되며 두 번째 대원수가 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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