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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위반' 북한 선박, 여전히 중국 등 항해…위치 정보 끄는 행태 여전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북한 선박 ‘도명’호는 22일 중국 스다오 항 동쪽 약 50km 떨어진 지점에서 북상하는 모습을 잠깐 드러냈다.

대북제재 위반 전력이 있는 북한 선박이 여전히 중국해상 등을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보리의 제재 권고가 무력화되면서 이들 선박이 계속 출몰하고 있는데, 북한 선박들이 위치정보를 끈 채 운항하는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 때 한국 깃발을 달았지만 현재 북한 화물선이 된 ‘도명’호가 최근 중국 근해를 운항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도명’호는 22일 중국 스다오 항 동쪽 약 50km 떨어진 지점에서 북상하는 모습을 잠깐 드러냈습니다.

앞서 VOA는 과거 ‘리홍’호라는 이름의 한국 선박이었던 도명호가 지난 2019년 12월 14일 한국 인천항을 떠난 뒤 불과 9일 만에 북한 송림항에 입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 ‘자성무역회사’ 소유 선박으로 등록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도명호는 북한산 석탄을 여러 차례 운송한 사실이 포착됐는데, 이에 따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와 올해 보고서에서 이 선박의 안보리 제재를 권고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안보리 제재 권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인근 해상을 항해한 모습이 포착된 겁니다.

물론 도명호의 운항이 유엔 안보리 제재 규정에 대한 위반은 아닙니다. 전문가패널이 제재 권고만을 했을 뿐 아직 유엔 안보리가 이 선박을 제재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패널은 매년 2차례 발행하는 보고서를 통해 도명호를 비롯한 제재 위반 선박들의 제재를 권고하고 있지만 유엔 안보리는 3년 넘게 이런 권고를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마지막으로 선박을 제재한 건 2018년 10월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재 위반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선박들이 여전히 다른 나라 항구를 드나드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보유한 선박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태평’호도 그중 하나입니다.

과거 북한산 석탄을 싣고 운항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돼 지난해 전문가패널로부터 제재 권고를 당한 ‘태평’호는 지난달까지 중국의 광물 취급 항구인 룽커우 항을 다녀간 기록을 남겼습니다.

또 ‘태평’호가 다녀간 룽커우 항에는 26일 현재 북한의 ‘K모닝’호가 입항해 있습니다.

K모닝호는 안보리 제재 권고 선박은 아니지만 2019년 미 재무부로부터 석탄 운반 의심 화물선으로 지목됐었습니다.

그 밖에 룽커우 항에는 정기적으로 북한 깃발을 단 선박들이 입출항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안보리 전문가패널이나 미국 정부 등이 한 차례 이상 제재 위반 전력을 지적했던 선박들인데, 아무런 제재가 가해지지 않으면서 이들이 추후 불법 행위에 가담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해상에서 벌어지는 제재 위반 행위를 근절할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노르웨이가 순회 의장을 맡고 있지만 실질적인 결정은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협의를 통하도록 돼 있습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대북제재 이행에 적극적인 나라도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의 우호국도 포함돼 있습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제재 완화를 주장할 만큼 추가 제재나 기존 제재의 철저한 이행에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제재 위반 전력이 있는 선박들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상태로 운항 중이라는 사실이 이번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최근 발행된 전문가패널의 보고서에는 ‘다이아몬드8’호와 ‘호콩’호, ‘뉴콘크’호, ‘수블릭’호 등 6척의 선박이 2021년 북한 서해에서 불법 선박간 환적을 하는 장면이 위성사진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선박의 위치정보가 드러나는 AIS 기록을 통해 이들의 운항 기록을 살펴보면 대부분 2020년을 끝으로 더 이상 항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돼 있습니다.

위성사진에선 운항 기록이 확인되지만 AIS를 통한 기록이 없다는 건 의도적으로 AIS를 끈 상태로 운항을 지속했다는 의미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비상 상황을 제외하곤 모든 선박이 AIS를 항상 켜고 다니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선박들은 의도적으로 AIS를 끈 채 운항하면서 각종 불법 활동을 감추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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