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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인력 우크라이나 복귀 착수...'영국 특수부대 우크라이나 파병' 조사 돌입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왼쪽) 국방장관이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왼쪽) 국방장관이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떠난 미국 대사관 직원 등 미 외교 인력들이 이번 주부터 점진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복귀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4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함께 크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추가 군사·외교 지원을 약속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습니다.

폴란드로 철수했던 미 외교 인력들은 이번주부터 우크라이나에 재입국해, 서부 거점도시 르비우 지역에서 일할 예정입니다.

폐쇄 중인 크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당분간 문을 열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브리지트 브링크 슬로바키아 주재 대사를 우크라이나 대사로 공식 지명해 발표할 계획입니다.

직업 외교관인 브링크 대사는 지난 2019년부터 슬로바키아 대사로 근무했으며, 이전에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사이프러스, 조지아,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일했습니다.

지난해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를 임명하지 못해 대리 대사 체재입니다.

■ 추가 군사·외교 지원 약속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24일) 약 3억 2천 200만 달러 추가 군사 차관도 우크라이나 측에 약속했습니다.

토니 블링컨(왼쪽 네번째)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세번째) 국방장관 일행이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네번째) 대통령, 드미트로 쿨레바(세번째) 외무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과 회동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토니 블링컨(왼쪽 네번째)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세번째) 국방장관 일행이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네번째) 대통령, 드미트로 쿨레바(세번째) 외무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과 회동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미국은 이를 포함해 동맹국과 협력국 15곳에 7억1천300만 달러 상당의 군사 차관을 지원합니다.

15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에 군수 장비를 지원하는 국가입니다. 해당 지원금은 기부가 아닌 차관 형식으로, 군수물자를 구매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로써,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안보 지원은 총액 34억 달러에 달합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총액은 43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밖에 약 세 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24일) 미 국무·국방장관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동에서는 무기 지원 관련 현안이 주요 의제였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23일) 기자회견에서 "더 강력한 무기가 더 많이 필요하다"며, 미 국무·국방장관을 만나 중화기를 포함한 무기 제공 목록과 수송 일정들을 확인하고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에 '맞춤형' 무기 제공

이에 관해, 미군 정보 당국자는 24일 VOA와의 통화에서, '피닉스 고스트'와 같은 맞춤형 무기 제공을 확대하는 데 미국과 우크라이나 국방 당국 소통의 초점이 맞춰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 군수 지원과 5억 달러 직접 재정 지원 등 총 13억 달러 규모 추가 지원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신규 군수 지원 패키지에는 '피닉스 고스트' 전술 드론 121대 이상, 155mm 곡사포 72기, 포탄 14만4천발 등이 포함됐습니다.

'피닉스 고스트'는 앞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자폭 공격용 드론 '스위치블레이드'를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사항에 맞춰 개조한 기종입니다.

이 당국자는 '피닉스 고스트'가 앞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러시아군 공세 대응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피닉스 고스트'는 본체에 야간 투시 능력을 향상한 열화상 카메라 등을 장착하고 있어 더욱 효율적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그밖에 '피닉스 고스트'의 구체적인 제원은 기밀로 분류돼 있지만,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의 완전군장에 포함된 배낭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 휴대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야간 전투 러시아군 약점 공략

미군 정보 당국이 개전 이후 현재까지 종합한 러시아군 전력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지상군의 야간 전투력이 떨어지는 점이 여러모로 확인됐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같은 정보를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아 대응 전략에 반영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육군 전문항공정찰부대인 '아에로로즈비드카(Aerorozvidka)'는 자체 제작한 드론과 함께 미국이 제공한 최신 기종을 사용해 러시아군 기갑부대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잠망경 원리로 외부 상황을 파악하는 탱크는 야간에는 시야가 차단돼 운행을 멈추고 적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정차합니다.

아에로로즈비드카 소속 드론 조종사들은 이때를 노려, 움직이지 않는 러시아 탱크와 장갑차, 군용 차량을 찾아내 공격합니다.

드론에 대전차 수류탄을 탑재해 목표물에 투하해 폭파시키는 방식입니다.

드론 소리에 놀란 러시아군 병사가 도망치는 영상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해 화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미국은 드론 조종과 운용에 필요한 위성 지도와 통신 관련 최신 자료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 전면 침공 2개월

이날(24일)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두달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정당화될 수 없는 공격을 개시하고 두달이 지났지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는 건재하다"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이어서 "고국땅을 지키려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싸움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의를 밝혔습니다.

■ 대러시아 추가 제재 계속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24일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존너선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NBC 주간 시사프로그램 '밋더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하고 있는 범죄에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왔다"고 답했습니다.

조너선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 (자료사진)
조너선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 (자료사진)

파이너 부보좌관은 아울러, 우크라이나를 위한 추가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파이너 부보좌관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에 미국의 군사 원조가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주에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러시아에 '특별회담' 제안

우크라이나 정부는 남동부 전략요충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인근에서 특별 회담을 열자고 러시아에 제안했습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24일 "러시아 측에 아조우스탈 바로 옆에서 특별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회담에서 논의할 안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아레스토비치 고문은 "러시아군이 아조우스탈 수비대와 공장으로 피신한 민간인 1천명을 끝장내려 하고 있다"고 소셜미디어에 적었습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마리우폴을 방어 중인 우크라이나군 제36 해병여단과 아조우 연대 병력 수천명의 최후 거점입니다. 아울러 1천명 가까운 민간인이 피란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마리우폴 전투 승리를 선언하면서 "파리 한 마리도 날아들지 못하도록"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봉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공습과 장거리 포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상으로 잇는 요충입니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한 이후 크름반도와 친러시아 세력이 장악한 돈바스의 도네츠크·루한시크 인민공화국 일대를 연결하기 위해 마리우폴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마리우폴의 인구는 침공 전 45만명 수준이었으나 현재 약 10만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가지에 남은 시민들은 생필품과 전기 등이 끊겨 생활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 유엔, 마리우폴 일대 즉각 휴전 촉구

이런 가운데, 유엔은 24일 마리우폴 일대에서 즉각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아민 아와드 유엔 우크라이나 위기 조정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갇혀있는 민간인의 철수를 위해 마리우폴에서 즉각 휴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휴전이 늦어질수록 더 많은 생명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오늘, 바로 지금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어야 한다. 내일은 너무 늦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사이 직접 중재에 나설 예정입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오는 26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나고, 28일에는 우크라이나 크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을 만날 계획입니다.

■ '영국 특수부대 파병' 조사 돌입

러시아 정부는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특수 부대를 파병해 현지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23일 밝혔습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영국군 공수특전단(SAS)이 우크라이나 서부 거점도시 르비우 일대에 파견돼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첩보에 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앞서 러시아 관영 매체들은 정보 소식통들을 인용해, SAS 요원 20명이 우크라이나에 투입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영국 더타임스는 지난 16일, SAS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인근에서 대전차무기와 관련 훈련을 진행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당시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단거리 경량 대전차 방어 무기 시스템(NLAW)을 공급했다"고 밝히고, "소규모 병력이 사용법 등을 단기간 훈련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영국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부터 우크라이나에 교관을 파견해 훈련을 제공해왔습니다.

대전차무기 교육 등을 진행하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 일주일 전인 지난 2월 17일 자국 대사 보호 등을 위한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병력을 공식 철수했습니다.

■ 나토-러시아 갈등 증폭 우려

러시아 당국이 이번 조사를 통해, 영국 특수부대 요원들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확인할 경우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갈등이 증폭될 전망입니다.

러시아는 서방 측에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하고 파견된 모든 인력을 철수하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이번에 우크라이나 파견이 거론된 SAS는 해외 대테러작전 등 임무에 투입되는 영국군 최정예 특수부대입니다.

영국 국방부는 23일 러시아 당국이 SAS 파견 진상 조사를 발표한 데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진행하면서도, 관련 교육 훈련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진행하지 않고, 외국에서 진행한 뒤 복귀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피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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