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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시아 에너지 첫 제재...칸 파키스탄 총리 불신임 위기


벨기에 브뤼셀 시내 유럽의회 의사당 앞에 유럽연합(EU) 깃발과 우크라이나 국기가 세워져 있다.
벨기에 브뤼셀 시내 유럽의회 의사당 앞에 유럽연합(EU) 깃발과 우크라이나 국기가 세워져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에 합의했습니다. 러시아 에너지를 겨냥한 EU의 첫 번째 조처입니다. 파키스탄 의회가 9일 본회의를 열고 임란 칸 총리의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칩니다.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이 대통령 지도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신의 권한을 이양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7일,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를 포함해 러시아에 대한 5번째 제재 조처를 승인했습니다. EU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부차 민간인 학살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추가 제재를 논의해왔습니다.

진행자) EU의 신규 제재에 석탄이 포함된 게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그동안 미국과 보조를 맞춰 러시아 금융 분야와 개인, 기업, 기관 등에 대해서는 계속 제재 폭을 넓혀 왔지만,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는 꺼내 들지 못했는데요. 이번에 처음으로 러시아산 석탄에 대한 금수 조처에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EU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석탄 수입의 약 4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고요. 천연가스 의존도도 40% 가량 됩니다. 원유는 약 25%를 러시아에서 사들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석탄 금수 조처는 러시아 에너지를 겨냥한 EU의 첫 제재가 되겠군요. 그럼 언제부터 시행되는 겁니까?

기자) 회원국들은 당초 120일, 즉 3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7월 중순 시행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주요 매체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를 한 달 더 연장해 8월 중순경 발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추가 제재에 또 어떤 조처들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러시아 선박의 역내 입항 금지, 러시아 일부 주요 은행의 자산 동결, 주요 원자재와 장비 수입 금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성인 딸과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등 개인 200여 명의 이름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원유나 천연가스 문제는 여전히 논의 중인 건가요?

기자) 네. EU 회원국들은 단계적으로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인데요. 천연가스의 경우, 회원국 간 견해 차가 커서, 합의에 도달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7일, 가스가 아니라면 다음 단계는 석유가 될 거라면서, 석유를 단계적으로 폐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에너지 제재를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면, 러시아 경제에 어느 정도 타격을 가하게 될까요?

기자) 일단 석탄의 경우, 러시아가 EU에 수출해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40억 유로(미화 44억 달러)에 달합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 ∙ 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27개 회원국이 러시아 에너지를 수입하면서 매일 러시아에 지불하는 돈이 하루 10억 유로(약 11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2월 24일 전쟁이 시작된 후부터 계산하면, 350억 유로(38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주요 7개국(G7)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G7도 이날(7일) 에너지 등 주요 러시아 경제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를 금지하고, 러시아 은행과 국영 기업 등에 대한 제재 강화를 골자로 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G7은 또 러시아산 석탄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줄여 수입을 중단하고,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도 가속화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엔에서도 중대한 움직임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이 7일 긴급 총회를 열고,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자격 정지를 요구한 결의안을 발의했는데요. 이날 표결에서 찬성 93, 반대 24, 기권 58표로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가 찬성했고, 어떤 나라가 반대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과 한국, 일본, 캐나다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찬성표를 던졌고요.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과 북한, 이란, 시리아, 쿠바, 베네수엘라, 벨라루스 등입니다. 이날 투표는 193개 유엔 전체 회원국 가운데 기권이나 불참을 제외하고, 표결에 참여한 회원국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통과되는데요. 15개국이 더 찬성하면서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 전해 주시죠.

기자)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8일,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의 한 철도역에 로켓 공격을 감행해 민간인 30여 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철도 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부 도네츠크주의 크라마토르스크 역에 러시아군의 로켓 2발이 발사됐는데요. 로켓 공격 당시 철도역에는 다른 곳으로 가려는 수천 명의 피란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민간인을 겨냥한 의도적 공격이라고 규탄했습니다.

7일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불신임 투표를 예정대로 진행하라는 대법원 결정 직후 야당 측 변호인과 야권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7일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불신임 투표를 예정대로 진행하라는 대법원 결정 직후 야당 측 변호인과 야권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파키스탄으로 가보겠습니다. 파키스탄 임란 칸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요?

기자) 네. 파키스탄 대법원이 7일, 파키스탄 의회에 임란 칸 총리의 불신임 투표를 예정대로 진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임란 칸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진행자) 임란 칸 총리가 왜 의회의 불신임 투표를 받게 된 거죠?

기자) 파키스탄 야권은 칸 총리가 경제적, 외교적으로 실패하고 있다며 지난달 불신임 투표를 요구했습니다. 파키스탄 야권은 칸 총리 집권 기간, 중국과의 일대일로 사업으로 심각한 부채에 허덕이고, 미국 등 서방과 멀어지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여기에 여당 일부 의원도 가세하면서 칸 총리의 정치 생명이 위태로워졌습니다.

진행자) 칸 총리는 이런 야권의 움직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칸 총리는 자신의 독자적인 외교 노선에 반대하는 야권이 미국을 등에 업고 자신을 축출하려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초 의회를 전격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하는 승부수를 던졌는데요. 이에 야당 의원들은 총리의 의회 해산과 불신임 투표 방해는 불법이라고 항의하며 대법원에 제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법원이 야권의 손을 들어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나흘간의 심리 끝에 이날(7일) 늦게 결정을 내놨는데요. 칸 총리의 의회 해산 조처는 위헌이라며 복원을 명령했습니다. 또 칸 총리의 의회 불신임 투표도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의회 불신임 투표는 언제 있습니까?

기자) 9일입니다. 파키스탄 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소집하고 불신임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진행자) 투표 결과는 어떻게 예상되고 있습니까?

기자) 파키스탄 야당은 칸 총리를 불신임하는 데 충분한 찬성표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하원은 342석인데요. 칸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을 중심으로 한 여권이 140석 조금 넘고요. 반면 야당 의석수는 170석이 넘습니다. 여기에 PTI 소속 일부 의원도 불신임안에 찬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칸 총리는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진행자) 칸 총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죠?

기자) 맞습니다. 칸 총리는 파키스탄의 국민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크리켓’ 국가 대표 선수로 이름을 날렸고요. 1992년 크리켓 월드컵 대회에서 파키스탄에 우승컵을 안기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입니다. 정치인이 아닌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지난 2018년 총선에서 PTI의 승리를 이끌며 파키스탄의 총리가 됐습니다.

진행자) 만일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되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키스탄의 총리 임기는 5년으로, 칸 총리 임기는 2023년 8월까지입니다. 임란 칸 총리는 이날 대법원의 결정이 나온 후 각료 회의를 소집했는데요. 칸 총리는 트위터에, 자신은 파키스탄을 위해 항상 싸웠으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이 7일 권한 이양을 발표하고 있다.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이 7일 권한 이양을 발표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예멘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새로운 위원회에 이양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은 새로운 대통령 지도위원회를 구성해서 자신의 권한을 완전하게 위원회에 이양한다고 7일 선언했습니다. 하디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이런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하디 대통령이 이제 국정 운영에서 손을 떼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하디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과도기간 지도위원회가 정치, 군사, 안보 문제를 다루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위원회는 또 “후티 반군과의 휴전과 최종적인 정치적 타협책 모색을 위한 협상에도 나설 것이다”라고 하디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종의 과도 조직을 만든 셈인데, 지도위원회는 누가 이끌게 됩니까?

기자) 네. 위원회는 모두 8명으로 구성되는데요. 라샤드 알알리미 전 내무부 장관이 이끌게 됩니다.

진행자) 알리미 전 내무장관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하디 대통령을 보좌했고요. 사우디아라비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또 예멘 내 강력한 수니파 정치 세력인 이슬라당과도 가까운 사람입니다. 알리미 전 장관 외에 위원회에 들어간 나머지 7명도 예멘 안에서 정치적, 군사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에 대한 주변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민간 연구 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예멘 전문가 피터 솔즈베리 씨는 트위터에 “이번 결정은 예멘 내전이 시작된 후 후티와 싸우는 정부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처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지 말하기 힘들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아메리칸대학교의 윌리엄 로런스 교수는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에 “과거의 새로운 장이 넘어가고 있다”면서 “과실이 있기를 기대하자”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예멘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번 조처를 완전하게 지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사우디는 그러면서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30억 달러를 예멘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사우디가 20억 달러, 그리고 UAE가 10억 달러를 지원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국제연합군을 결성해서 예멘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과 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멘에서 내전이 시작된 지 상당히 오래됐죠?

기자) 네. 2014년부터 시작해서 2015년부터 본격화됐는데요. 지금까지 15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요. 식량 부족 등 수많은 사람이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한편 유엔은 예멘 내전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예멘이 현재 휴전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슬람 성월 라마단을 맞이해서 정부군과 반군이 지난 2일부터 두 달 동안 휴전에 들어갔습니다. 유엔의 한스 그룬베르그 예멘 특사는 이번 휴전 이후 폭력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파키스탄으로 가보겠습니다. 파키스탄 임란 칸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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