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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중립국화 논의' 의향...중국 상하이 순차 봉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6일 '도하 포럼'에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6일 '도하 포럼'에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문제에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가 급격한 코로나 확산에 따라 단계적 봉쇄 조처에 들어갔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와 반군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1년 반 넘게 계속된 내전 사태가 중대한 전환을 맞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문제에 대해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27일 러시아 독립 언론들과 화상 인터뷰를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는 러시아가 요구하고 있는 협상 조건 가운데 하나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앞서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스웨덴이나 오스트리아 같은 중립국 모델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스웨덴과 오스트리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긴 하지만,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는 가입하지 않은 나라들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같은 러시아의 다른 요구는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중립국 지위 채택도 제 3자에 의한 안전보장이 있을 때 가능하며, 모든 결정은 국민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뜻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전쟁의 불씨가 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돈바스와 크름반도 문제도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서 반드시 다뤄지고,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영토 문제에 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타협할 수 있는 것으로 읽혀지면서, 지금까지의 입장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은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은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죠?

기자) 양측은 지난달 말부터 세 차례는 직접 대면 협상을 진행했고, 4차 회담은 화상회의 방식으로 이어왔는데요. 5차 협상은 터키에서 직접 대면 협상으로 진행됩니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지체 없는 평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면서, 5차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기다려보자고 말했습니다. 터키 측은 이르면 28일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28일 터키에 협상단이 도착하고, 29일 회담을 하게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터키가 양측의 협상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그간 두 나라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제 3자의 안전보장에는 터키도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휴전의 필요성과 더 많은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고 터키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 전황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그동안 수세에 몰리던 우크라이나군이 공세에 나서면서 전세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러시아군은 수도 크이우 등 주요 거점 장악이 어려워지자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공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28일 러시아군의 움직임에 중대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했는데요. 하지만 남부 마리우폴은 도시의 90%가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됐습니다.

진행자) 현재 마리우폴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습니까?

기자) 약 16만 명이 아직 도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지금 전기와 수도도 끊긴 채 지내고 있는데요. 마리우폴 시장은 지금 마리우폴은 인도주의적 대재앙에 직면하고 있으며, 주민들을 태운 버스가 대기 중이지만 러시아가 인도주의적 통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발생한 전체 난민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유엔에 따르면, 1천만 명에 달하는 피란민이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약 380만 명은 우크라이나를 떠나 폴란드, 루마니아 등 주변국으로 탈출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폴란드를 방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나토와 주요7개국,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을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고 동맹의 결속을 다졌습니다. 그리고 폴란드로 이동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폴란드에서 가진 특별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규탄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권좌에 남을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는 건가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일부 매체는 미국의 러시아 접근법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거나,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는데요. 하지만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점은 푸틴 대통령이 이웃 나라에 무력을 통해 권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현지에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나 다른 어떤 곳에 대해서도 정권 교체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상하이 주민들이 봉쇄 조치가 발표된 27일 밤 마트 앞에 줄 지어 대기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주민들이 봉쇄 조치가 발표된 27일 밤 마트 앞에 줄 지어 대기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봅니다. 중국 상하이가 코로나 확산으로 봉쇄 조처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상하이시가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28일부터 2단계의 봉쇄 조처에 들어갔습니다. 상하이시 당국은 하루 전인 27일, 이 같은 방침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상하이는 중국의 최대 경제 중심지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또한 중국의 최대 도시이기도 합니다. 상하이시는 인구 2천500만 명으로, 약 2천100만 명의 수도 베이징보다 인구가 많습니다.

진행자) 2단계로 봉쇄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봉쇄하는 거죠?

기자) 네. 시 당국은 도시를 동과 서로 나눠서, 28일부터는 첫 단계로 먼저 동쪽 지역을 봉쇄하고요. 1일부터 5일까지는 서쪽 지역을 봉쇄하는 식으로 봉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그럼 봉쇄 기간에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해당 지역 주민들은 전원, 보건당국이 진행하는 유전자증폭 검사(PCR)를 받아야 합니다. 이 기간 주민들은 집에 머물러야 하고요.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 교통도 전면 중단됩니다. 수도, 전기 등 필수 업무를 제외한 모든 사업장은 재택 근무를 해야 합니다.

진행자) 상하이시의 코로나 확산세가 그만큼 심각한가요?

기자)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상하이의 하루 신규 감염자수는 지난 24일 1천500명에서 25일에는 약 2천 200명, 26일에는 2천700명 정도로 늘었고요. 27일에는 약 3천450명이 보고됐는데요. 감염자의 대부분은 무증상자들입니다.

진행자) 상하이시의 전체 인구가 2천500만 명인 걸 감안하면 적은 편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는 중국 전체 감염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상하이시 당국이 비상이 걸린 겁니다. 중국 전체 코로나 현황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긴 합니다. 27일 하루, 중국에서는 약 6천300건의 신규 감염이 보고됐는데요. 이 가운데 5천100여 명은 무증상자이고 1천200명은 증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가 일주일 넘게 봉쇄되면 적지 않은 경제적 파장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선전과 지린, 선양 등 지방 도시들이 줄줄이 봉쇄에 들어갔지만 상하이는 전면 도시 봉쇄보다는 감염자가 발생한 주거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관리를 해왔습니다. 경제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였는데요. 하지만 감염자가 계속 늘자 결국 도시 봉쇄 조처를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상하이 봉쇄는 중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1단계 봉쇄 지역에 있는 상하이 테슬라 공장도 나흘간 생산을 중단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24일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주 메켈레 주민들이 구호 음식을 배급받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4일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주 메켈레 주민들이 구호 음식을 배급받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 대륙 동쪽에 있는 나라죠. 에티오피아가 오랜 내전에 시달리고 있는데, 휴전 소식이 들리고 있네요?

기자) 네. 에티오피아 정부와 북부 티그라이 반군이 25일 휴전에 합의하면서 17개월 가까이 계속됐던 에티오피아 내전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양측의 휴전은 24일 에티오피아 정부가 먼저 발표하고, 반군 측이 이에 동의하면서 성사됐습니다.

진행자) 에티오피아 정부가 먼저 휴전 선언을 한 거군요?

기자) 네. 에티오피아 정부는 24일, 성명을 내고 인도주의적 휴전을 선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휴전은 무기한이고 즉각적인 효력을 갖는다고 밝혔는데요. 에티오피아 정부는 휴전 결정은 필요한 이들에게 긴급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찌 보면 에티오피아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휴전 선언을 반군도 받아들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군도 공격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휴전은 성사될 수 없는 건데, 다음 날인 25일, 반군도 이에 동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반군 측은 이날 ‘AFP’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즉각 “적대 행위를 중단”하겠다면서, 티그라이 지역에 긴급 구호물자를 신속히 전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티그라이 지역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티그라이 지역이 사실상 봉쇄돼, 국제 긴급 구호품 전달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유엔은 지난 1월, 600만 티그라이 주민 가운데 약 40%가 극심한 식량 부족에 처해 있다고 밝혔는데요. 인근 아파르, 암하라 지역까지 합치면, 현재 식량 지원이 필요한 사람의 수는 900만 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에티오피아 내전은 어떻게 해서 벌어지게 된 겁니까?

기자) 지난 2020년 11월, 아비 아흐메드 총리가 티그라이 지방 정부 집권당이었던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을 축출하기 위해 티그라이에 군대를 보내면서 시작됐습니다. 북부 티그라이주는 예로부터 에티오피아의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이 컸던 곳인데요. 아비 아흐메드 총리가 취임하면서 권력 분담을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티그라이주는 그해 9월 독자적으로 지방 의회 선거도 치렀는데요.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를 불법으로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아흐메드 총리는 국제 사회에서도 지명도가 있는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였습니다. 아흐메드 총리는 에티오피아와 이웃 에리트레아 간에 수십 년간 이어진 영토 분쟁을 종식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는데요. 아프리카 지역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애쓴 인물이 1년 후, 내전의 당사자가 되면서 국제 사회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진행자)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인명 피해도 많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금까지 수천 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 넘는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미국과 아프리카연맹(AU) 등 국제 사회도 양측의 휴전을 위해 중재 노력을 펼쳐왔는데요.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휴전 합의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응 살펴보죠.

기자) 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그동안 휴전을 촉구해온 각국 정부는 양측의 휴전 발표를 일제히 환영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발표를 토대로 모든 당사자가 안보 조처를 포함해 휴전을 유지하고 협상을 진전시켜 나갈 것을 촉구했습니다. EU 에티오피아 대표단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EU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인도주의적 휴전 선언과 티그라이 당국의 교전 중단 성명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제 휴전이 잘 유지되는 게 중요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난해 6월에도 티그라이 반군이 정부군 점령 지역을 탈환하자,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해 11월, 반군이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200km 이내 지점까지 진격하자 반격에 나서면서 다시 내전이 격화한 바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에티오피아 정부가 발표한 대로 티그라이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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