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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대피 마리우폴 극장 폭격...'마약 범죄' 온두라스 전 대통령 미국 인도 허가


지난 14일 위성 촬영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시내 극장 건물 앞뒤 공간에 '어린이들'이라는 뜻의 흰 글자가 써있다. (맥사 테크놀로지 제공)
지난 14일 위성 촬영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시내 극장 건물 앞뒤 공간에 '어린이들'이라는 뜻의 흰 글자가 써있다. (맥사 테크놀로지 제공)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이 민간인 수백 명이 대피해 있던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극장 건물을 폭격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혔습니다. 온두라스 법원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신병 인도를 결정했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 조직 IS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지만, 미국과 서방을 공격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제 4주 차로 접어들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민간인들의 희생도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최전방 도시의 하나인 남부 마리우폴 상황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남부 아조프해로 이어지는 주요 전략거점 지역인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의 침공 4주 차를 맞은 17일, 러시아군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날(16일) 밤에는 민간인 대피 장소로 사용되고 있던 3층짜리 극장 건물이 폭격됐습니다.

진행자) 건물 안에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었습니까?

기자) 네. 어린이들을 포함해 수백 명이 건물 안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16일 밤 발표한 성명에서 적어도 1천 명 넘게 건물 안에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민간 인공위성 업체 ‘맥사’가 지난 14일 촬영한 사진을 보면, 극장 건물 앞과 뒤 두 곳에 하얀색 큰 글씨로 ‘어린이들’을 뜻하는 러시아어가 적혀 있습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 규모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사상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공습으로 극장 건물 일부가 크게 무너졌는데요. 마리우폴 시 당국자들은 잔해로 극장 입구가 파묻혀 있는 데다가 주거 지역에 대한 공습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사상자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민간 지역에도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리우폴 시 당국에 따르면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이 대피해있던 수영장 단지에도 러시아군이 폭격을 가했습니다. 구체적인 사상자 수는 역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습을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런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공습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러시아군이 건물을 공격한 게 아니라 우크라이나 극우 민병대인 아조프 대대가 건물을 폭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국제 사회에서는 러시아의 전쟁범죄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주거 지역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러시아가 제네바협약이 규정하고 있는 전쟁범죄를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6일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푸틴 대통령이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미국 정부가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언급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법재판소(ICJ)’는 16일 러시아의 군사 행동 중단 명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러시아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정부의 제소로 재판이 진행돼 왔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직후, ICJ에 러시아가 제기한 ‘집단학살’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며 판결을 요구했는데요. 조안 도나휴 ICJ 소장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손을 들어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자행하고 있는 군사 훈련을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ICJ의 판결은 어떻게 내리는 거죠?

기자) 판사 15명의 투표로 진행됐는데요. 13명의 다수 찬성으로 결정됐습니다. 반대한 2명의 판사는 중국과 러시아 출신입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러시아가 군사행동의 근거로 삼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집단학살’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군사행동 중단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ICJ의 결정은 구속력이 있는 겁니까?

기자) 네. ICJ의 판결은 법적 구속력은 있는데요. 하지만 해당 판결을 집행할 실질적 수단은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ICJ의 결정을 따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다만 러시아의 행동에 대한 유엔 최고법정의 판결이라는 상징적인 가치는 있다는 평가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ICJ의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승리라고 환영했는데요. 그러면서 ICJ의 결정을 무시하면 러시아는 더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지금 국가 부도 위기설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미국과 유럽,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면서 러시아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16일까지 지불해야 할 국채 이자만도 약 1억2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걸 갚지 못하면 국가가 부도에 처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채권 이자를 갚는다고 해도 또 다른 채권 이자나 원금 만기일이 계속 도래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채권 이자는 갚았습니까?

기자) 네. 앞서 러시아는 서방 제재를 들어, 자국 화폐인 루블화로 갚겠다고 주장했는데요. 러시아 재무부는 이날 달러화로 이자를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돈은 서방의 제재로 여러 외국 은행에 동결돼 있기 때문에 지급 능력은 러시아에 있지 않고,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채권자가 이 돈을 받으려면 미국과 서방국들이 동결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가운데)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현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가운데)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현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미 국가 온두라스의 전직 대통령이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온두라스 법원이 16일,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마약 범죄 연루 혐의를 들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신병을 요구해왔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뉴욕 남부 연방 검찰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마약 밀매업자들의 거래를 보호하는 대가로 정치자금을 받아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사법당국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미국과 무슨 관련이 있어서 신병 인도를 요구하는 거죠?

기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온두라스를 거쳐 대량의 마약을 미국에 밀반입했다는 혐의 때문입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동생도 이미 지난해 미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진행자) 동생도 마약 밀반입 범죄에 연루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미국 검찰은 마약 밀매 행위가 국가 차원의 후원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난 게 오래되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월 퇴임했습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처음 대통령직에 올라 연임에 성공했는데요. 미국 사법 당국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한 달 뒤, 온두라스 정부에 그를 체포해 신병을 인도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온두라스 경찰은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은 바로 다음 날,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전격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온두라스 사법부가 미국 요청을 받아들였는데,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그럼 바로 미국으로 인도되는 겁니까?

기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온두라스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데요. 에르난데스 변호인 측은 항소의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 측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온두라스에서 쫓겨난 마약 밀매업자들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혐의를 씌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부인인 아나 가르시아 여사는 재판부의 판결이 나오자 진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 정부의 요구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군 사령관 (자료사진)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군 사령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 무장조직 IS에 대한 평가가 다시 나왔군요?

기자) 네.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군 사령관이 이번 주 상원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보고를 종합하면 IS-K(호라산)가 아프가니스탄 안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과 서방을 공격할 정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과 서방 국가 등 외부 목표물을 공격할 능력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켄지 사령관은 IS가 물론 아프간 수도 카불 같은 곳에서는 지난 몇 달 동안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서방을 겨냥한 테러는 아무리 빨라야 12개월에서 18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 나왔던 전망 하고는 배치되는 분석이로군요?

기자) 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지난해 10월 아프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IS 연계 세력 ‘IS-K(호라산)’이 적어도 6개월 안에 서방과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경고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매켄지 사령관은 이 전망을 수정한 겁니다.

진행자) IS-K가 서방 세계를 겨냥한 테러를 우선순위에 놓지 않은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켄지 사령관은 IS-K가 현재 대부분의 자원을 아프가니스탄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유엔이 공유한 정보 보고에 따르면 IS-K는 영토 확장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아프간 동부에 제한적인 근거지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서방 정보 기관들과 구호 단체들은 IS-K가 아프간 외부로 조직망을 확대하려고 시도하는 징후를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IS-K의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미군 철수 이후 거의 2배로 커져 약 4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주로 아프간 동부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탈레반 정권은 IS-호라산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고 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방부가 지난달에 아프간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었죠?

기자) 네. 미 국방부 감찰관실이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 지역을 관장하는 미 중부사령부와 국방정보국(DIA) 등의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보고서에는 지난해 8월 미군이 전면 철수한 후, 지난 6개월 동안 아프간에서 부상하고 있는 잠재적 위협을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극단주의 테러 조직 IS와 알카에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연합군이 철수한 후 아프가니스탄이 다시 테러 분자들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이들 테러 조직이 아프간을 발판 삼아 서방을 공격할 단계는 아니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기자) 매켄지 사령관이 상원 청문회에서 또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에서 전면 철수한 이후 아프간 내 테러 조직들을 감시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힘들어졌다고 보고했고요. 그리고 철군 이후 한 번도 아프간 내 목표물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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