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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북한 ICBM 발사해도 2017년 같은 강력 대응 어려울 것…중·러, 북한과 전략적 밀착”


지난 2017년 11월 북한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도 2017년과 같은 강력한 국제적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 전직 관리들이 전망했습니다. 특히 미-중, 미-러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모두 북한과 전략적으로 밀착하는 상황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5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재개해도 2017년과 같은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을 규탄하고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응에 중국이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미-중, 북-중 관계에서 중국의 입장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a lot has changed since 2017, both in terms of U.S. relations and also North Korea China relations… Since 2017, the PRC has invested considerable political capital in improving relations with North Korea. China is reluctant to return to 2017 when PRC-DPRK were in terrible shape.”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은 2017년부터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해 상당한 정치적 자본을 투자했으며, 양국 관계가 엉망이었던 2017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미한동맹과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리더십 약화를 모색하고 역내에서 미국의 ‘후퇴’를 압박하는 등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을 실질적 자산으로 인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은 미국과 패권을 놓고 ‘장기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전략적 파트너가 필요하고, 조약동맹인 북한이 실질적인 파트너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을 달래는 차원에서 무언가 제안할 수 있겠지만 북한이 진로를 바꾸도록 압력을 가할 의사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중국의 양제츠 공산당 정치국원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함께 북한 미사일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여기에서 “북한이 긴장고조 행위가 아닌 다른 길로 가도록 압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미 고위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 협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날지에 대해선 회의적 견해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이 집중됐던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이끌어 내며 4차례의 고강도 유엔 대북 결의를 채택했던 것과 같은 조치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2017년 12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새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표결했다.
지난 2017년 12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새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표결했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ICBM 발사를 강행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주도의 유엔 안보리 제재 추진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과거 2017년 대북제재 결의를 지지한 것은 북한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China and to some extent Russia, responded to North Korea's actions, not because they wanted to moderate North Korean actions, but they were fearful that then President Trump would take some kind of military action against North Korea.”

2017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지지한 것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의 발언 등을 하며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위협했고, 이들 나라는 이런 위협이 현실화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신 한국과 일본 등 역내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과 억지력 제공 공약을 계속해서 확인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전쟁 방지’ 외에는 어떤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도 협력할 가능성이 낮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수잔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대행도 현재 미-중 관계를 ‘적대 관계’로 규정하며, 북한의 ICBM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응 가능성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습니다.

손튼 전 차관보대행은 2017년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정성에 대해 우려했으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지지가 미-중 관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양국 관계를 개선할 방법이 없다고 여기고 미국이 자신들에게 피해를 주려 한다고 믿는다”고 손튼 전 차관보대행은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도 주요 걸림돌로 지적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최대압박’ 정책에 관여했던 에릭 브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담당 국장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이에 대한 서방의 대응을 고려할 때 미국의 대북 제재에 협력해 얻을 이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릭 브루어 전 국장] “Russia believes it has little incentive to cooperate with the United States on sanctions against North Korea given the war in Ukraine and the west's response.”

브루어 전 국장은 특히 미국의 최근 대북제재가 러시아 기반을 둔 기관에 집중됐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이는 “미국이 북한만큼이나 러시아의 행동을 부각하려는 시도였을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또 중국도 북한에 대한 경제, 외교적 압력을 추가하는 데 한결같이 반대했고 ICBM 시험 이후에도 이런 행태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조만간 중요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불행한 일이며, 강대국 간의 경쟁이 비확산 협력을 방해하는 우려되는 추세”라고 지적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북한 문제가 지난 20년 동안 ‘도발과 이에 대한 비난과 제재 부과, 이후 제재 회피’ 등 동일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재 더욱 악화된 지정학적 정세 속에서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유엔 안보리가 추가 대북결의를 채택하더라도 큰 변화를 불러오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But that resolution is not going to pass. And then even if it did, what's the significance of that really? The past resolutions haven't been honored by by North Korea, or by China or Russia...Right now Russia sees North Korea is one of the few countries that is supporting it and they have no reason to criticize”

기존 결의도 북한, 중국, 러시아 등에 의해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추가 결의가 채택돼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리스 전 실장은 최근 미-중 고위급 회동에서 미국은 중국 측에 북한 억제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했을 때의 보상책과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의 사드 추가 배치 등 역내에서 미국의 군사력 증강과 같은 중국이 원하지 않은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과거에도 미국 측의 대북 식량과 에너지 지원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중국과의 대북 협력 가능성에 회의적 견해를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와 관련해선 북한의 ICBM 역량이 러시아 이익에 부합하지 않음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국면에서 “미국에 도움이 되는 무엇이든 반대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리스 전 실장은 특히 유엔총회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북한이 반대한 것을 거론하며, 러시아 입장에선 “자신을 지지하는 몇 안되는 국가 북한을 비난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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