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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폭격 계속" 휴전 실패...미-폴란드 정상 '동유럽 방어' 논의


5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인근 도시 주민들이 러시아군 공습으로 파괴된 교량 아래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5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인근 도시 주민들이 러시아군 공습으로 파괴된 교량 아래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열흘째인 5일,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과 동부의 볼노바하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해 일시 휴전하기로 했으나, 포격 등이 계속되면서 이행에 실패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각)부터 임시 휴전을 선언하고, 마리우폴과 볼노바하에서 각각 민간인들이 빠져나갈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일 진행된 정전협상 2차 회담에서 인도주의 통로 개설과 통로 주변 일시적 휴전에 합의한 데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마리우폴 시 당국은 이날(5일)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휴전 합의를 지키지 않고, 방위를 이유로 도시와 주변 지역을 계속 폭격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 때문에 "시민 대피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리우폴 시의회도 러시아가 휴전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합의 우크라이나

그러나,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측의 합의 파기로 휴전이 이행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무장세력이 민간인 대피를 막았다"며, 휴전 합의 파기 책임은 우크라이나 쪽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정부 "러시아 책임 회피"

국제사회는 러시아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휴전 합의를 깼다고 주장함으로써, 민간인 사상자 발생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가 애초에 휴전을 거론한 것은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돌리고, 전열을 재정비해 새로운 공세를 벌이기 위한 것이라고 영국 국방부는 분석했습니다.

-조만간 정전협상 3 회담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정전 협상 3차 회담이 하루 이틀 내에 열릴 것이라고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이 이날(5일) 밝혔습니다.

포돌랴크 고문은 회담 일정에 대해 "내일이나 이틀 뒤 쯤" 속개될 것이라면서 "현재 인도주의 통로가 어떻게 가동되는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이 지난 3일 러시아와의 정전협상 2차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어서 들어오는 사람은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 (자료사진)
미하일로 포돌랴크(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이 지난 3일 러시아와의 정전협상 2차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어서 들어오는 사람은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 (자료사진)

-미-폴란드 정상 '동유럽 방어· 피란민 수용'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증파한 4천700여 병력을 포함해 미군 9천여 장병을 폴란드가 받아들인 협력을 언급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지역 동맹국들의 영토를 방어하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아울러 "러시아에 혹독한 결과를 안겨주기 위해 진행 중인 (경제 제재 등) 노력에 관해서도 두 정상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위한 긴급 인도주의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폴란드가 70만명 가까운 인원을 수용하고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감사를 표시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유엔 공식 집계 140만명(4일 현재)에 육박하는 피란민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리고 있는 곳입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피란민이 앞으로 몇개월 내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1천200만 명이 이재민으로 생활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우크라이나의 인도적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7일 긴급회의를 소집할 예정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해 유럽 6개국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일 폴란드 내부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에 운영 중인 피란민 센터에서 상황을 둘러봤습니다.

토니 블링컨(가운데) 미 국무장관이 5일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에 설치된 피란민 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가운데) 미 국무장관이 5일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에 설치된 피란민 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만나 현지 상황에 관해 환담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동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쿨레바 장관이 보여준 리더십과 용기는 놀랍다"며 "미국과 세계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해리스 미 부통령 우크라이나 인접국 방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피란민 지원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다음주 방문합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9일부터 11일까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와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을 각각 만날 예정입니다.

이들 정상들과 해리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인도주의·재정·안보 원조를 논의하고,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빠져나온 피란민들을 지원하는 문제들을 논의하게 된다고 백악관은 4일 설명했습니다.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관련 성명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의 방문은 나토 동맹의 힘과 단결을 과시하고, 러시아의 침략 상황을 목도하고 있는 나토 동부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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