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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유럽 최대 '자포리자' 원전 장악...중국 최대 정치 행사 '양회' 개막


4일 러시아군이 포격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 단지에서 섬광이 보이고 있다.
4일 러시아군이 포격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 단지에서 섬광이 보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단지를 장악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습니다.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시작됐습니다. 이란이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 확보에 더 근접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4일 새벽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현재 자포리자 원전의 통제권이 러시아군에 넘어갔다고 밝혔는데요.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입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공격으로 피해는 없었습니까?

기자) 네. 원전 내 일반 건물 한 동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불길에 휩싸였는데요. 현재는 진화됐습니다. 우크라이나 핵 관리 당국은 원전 일대에서 방사능 누출은 없었으며, 현재 발전소 직원들이 시설을 안전하게 가동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벌써 두 개째 원전을 장악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은 침공 첫날인 지난달 24일 북부 체르노빌 원전을 장악했고요. 이번에는 남동부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까지 장악한 겁니다. 체르노빌에 이어 자포리자까지 위험해지자 지난 며칠, 일대 주민들은 원전으로 가는 도로에서 인간방패를 만들며 저지 노력을 펼쳤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군은 미사일 공습과 포격으로 방어선을 뚫었습니다.

진행자) 원전 시설이 폭격당했으면 큰 재난이 일어날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이 폭발하면, 지난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참사의 10배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력의 4분의 1을 공급하는 곳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에는 원전이 몇 개나 있죠?

기자) 사고 후 가동을 중단한 체르노빌 원전 외에, 4곳의 원자력발전소에 15기의 원자로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6기의 원자로가 자포리자 원전에 있는데요. 자포리자 원전은 그동안 3기만 가동해 온 것으로 알렸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프랑스에 이어 유럽 최대 원자력 국가입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는 4일,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다만 우크라이나의 파괴 공작원들이 가공스러운 도발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크렘린궁은 통화 후 발표한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민스크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서방이 이에 대해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부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 유럽이 제기하는 위협에 맞서, 자국의 안보와 돈바스 일대 주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특별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중립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도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까?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고 요구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만 최악의 참극을 피하기 위해 대화를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직접 협상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3일 있었던 2차 회담에서는 일단 일부 사항에 합의를 끌어냈습니다. 서로 입장 차만 확인했던 1차 회담 때와는 달리 양측은 이날, 충돌 지역에서 민간인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통로’를 만들자는 데 합의했습니다. 양측은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3차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는데요. 이르면 이번 주말 만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군이 헤르손에 이어 또 다른 남부 항구 도시인 마리우폴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수도 크이우 북쪽에 있는 체르니히우에서도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크이우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강력히 저항에 부딪혀 계획대로 작전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가 외국 언론을 차단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군요?

기자) 네. 러시아 정부가 미국 ‘라디오프리유럽/라디오리버티(RFE/RL)’의 여러 웹사이트와 영국 BBC 러시아 웹사이트, 페이스북 등 외부 정보 차단에 나서고 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러시아군의 사기 저하를 목적으로, 러시아군이 고전하고 있고, 민간인 대상 공격을 하고 있다고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자료 사진)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으로 가봅니다. 중국에서 최대 정치행사가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4일부터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가 시작됐습니다. 양회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두 회의를 일컫는 말입니다.

진행자) 통상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즉 정협부터 열리죠?

기자) 맞습니다. 국정 자문기구인 정협이 4일 먼저 시작됐고요. 다음 날인 5일 국가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인대도 시작됩니다. 정협은 10일까지, 전인대는 11일까지 계속됩니다.

진행자) 예년 일정보다 짧은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통상 중국 양회는 2주일 열립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의 영향으로 일주일 정도로 일정을 단축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양회의 최대 의제는 뭔가요?

기자) 네.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이번 양회의 핵심 의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국의 경제 ∙사회 발전 방안 모색이 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양회에서는 단기, 장기 중국의 경제성장 목표치를 제시하는데요. 이번 양회에서는 코로나의 와중에 중국이 어떤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할지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와 관련해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리커창 총리가 업무 보고를 할 때, 중국의 경제, 방역, 국방 정책 등에 관한 설명을 하게 되는데요. 주요 매체들은 중국이 이 보고에서 5%대의 경제성장률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협 첫날 회의는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4일 정협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양 정협 주석이 개막을 선언했는데요. 왕양 주석은 올해는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위한 중요한 해로서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위대한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습니다.

지난 2014년 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이란 나탄즈 핵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4년 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이란 나탄즈 핵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란이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 확보에 더 근접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 등 몇몇 언론이 입수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나온 내용인데요. 이란이 핵폭탄 1개 제조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을 거의 확보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핵폭탄 제조에 농축 우라늄이 얼마나 필요한 건가요?

기자) 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이란이 핵폭탄 1개를 제조하는데 60% 순도의 농축 우라늄 40kg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핵폭탄 1개를 만들려면 이론적으로 90% 순도의 농축 우라늄의 경우에는 25kg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란이 지금까지 확보한 60% 순도의 농축 우라늄이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네. IAEA에 따르면 2월 19일 기준으로 33.2kg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그럼 핵폭탄 1개 제조에 필요한 40kg에 거의 육박하는 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거의 4분의 3을 확보한 셈입니다. 참고로 지난해 11월 IAEA 발표로는 60% 농축 우라늄 양이 17.7kg이었는데 그새 배가 됐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서방 세계와 맺었던 이란 핵 합의는 우라늄 농축 농도와 양을 제한했었죠?

기자) 네. 농축 농도는 3.67%로 제한했고, 비축량도 202.8kg을 넘을 수 없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란은 이런 제한을 점진적으로 무력화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자, 이란은 우라늄 농축 농도를 올리고 농축량을 늘리는 등 점진적으로 핵 합의를 무력화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란이 확보한 농축 우라늄 양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IAEA에 따르면 3.2t에 달하는데요. 지난번 보고 때보다 약 700kg이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IAEA 사무총장이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로군요?

기자) 네. IAEA는 3일 성명을 내고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이 5일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고위 관리들을 만나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IAEA 와 이란 사이 현안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몇몇 현안이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란 내 미신고 지역에서의 핵 활동 확인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에서도 해결해야 할 현안 가운데 하나인데요. 한편 이란 관영 ‘누르뉴스’는 “그로시 사무총장의 이란 방문을 통해 IAEA와 이란 정부가 기존 안전장치 문제를 풀기 위한 로드맵에 도달할 수 있다면, 빈에서 핵 합의를 부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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