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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화물열차 운행 한 달…무역 정상화 조짐 없어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의교'의 중국 측 입구.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뒤 40일 가까이 지났지만 양국 국경무역의 정상화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중국 쪽 세관은 여전히 비어 있고 열차 운행도 뜸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16일 신의주에서 출발한 북한 화물열차가 중국 단둥으로 들어가기 위해 건넜던 ‘조중우의교’ 일대는 여전히 한산한 모습입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3일 자료를 살펴보면 ‘조중우의교’의 중국 쪽 부분인 단둥 세관 앞은 주차된 트럭 한 대 없이 회색빛 바닥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중국 단둥 세관 트럭야적장을 촬영한 23일자 위성사진. 북한을 출발하거나 북한으로 되돌아가려는 트럭들의 모습이 발견되지 않았다. 자료=Planet Labs.
중국 단둥 세관 트럭야적장을 촬영한 23일자 위성사진. 북한을 출발하거나 북한으로 되돌아가려는 트럭들의 모습이 발견되지 않았다. 자료=Planet Labs.

2년여 전까지만 해도 수십 대의 트럭이 북한에서 넘어와 대기하거나 북한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멈춰 섰던 곳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이처럼 분주한 움직임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이곳 세관에 눈이 쌓인 모습이 위성에 관측됐는데, 다음날인 16일까지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하루가 더 지나서야 세관 건물 바로 앞 야적장 일부의 눈이 치워졌지만 조중우의교로 향하는 길목에는 여전히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이곳에 쌓인 눈은 21일에야 사라졌는데, 제설작업을 한 것인지 자연적으로 녹은 것인지는 불분명했습니다.

그러나 눈이 온 이후 약 엿새 동안 핵심 교량으로 연결되는 길목을 그대로 방치한 건 양국 간 국경 통행이 그만큼 위축돼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난달 운행을 재개한 열차의 움직임도 최근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17일 대규모 소독시설이 들어선 북한 의주 비행장 서쪽 입구 부근에서 약 330m 길이의 열차를 포착한 바 있습니다.

의주 비행장 서쪽 입구 부근에 330m 길이의 열차가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의주 비행장 서쪽 입구 부근에 330m 길이의 열차가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당시 한국 언론은 대북소식통 등을 인용해 북한의 화물열차가 단둥으로 건너갔다가 신의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는데, 방역을 위해 의주 비행장에 멈춰선 이 열차가 위성사진에 촬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됐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민간용과 군용으로 동시에 이용해 온 의주 비행장 활주로에 소독시설이 구비된 건물 10여 채를 건설하고, 공항 안으로는 철도를 연결했습니다.

이 철도는 신의주 방향으로 이어지는 기존 선로와 연결돼, 신의주를 거쳐 중국 단둥을 잇는 철교로 통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처음 열차가 포착된 이후 이곳에서 또 다른 열차는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 한 번 촬영되는 위성사진 분석을 근거로 한 만큼 실제 운행된 열차가 있을 순 있지만, 전반적인 포착 횟수가 적은 것을 볼 때 과거 수준의 전면 재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유추해 볼 만합니다.

앞서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22일, 지난달 열차에 실려 의주 비행장에 하역된 화물이 한 달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의주 비행장 활주로에 놓인 화물은 지난달 첫 열차 운행 때보다 많아졌지만, 처음 도착한 화물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사실이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38노스’는 중국에서 온 화물들이 최소 한 달 이상 격리 기간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또다른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열차들이 화물을 다 싣지 못한 채 사실상 비어 있는 상태로 운행을 하고 있다며, 이는 의주 비행장의 화물 수용 능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방역을 이유로 수입 물품들을 장기간 격리하면서, 더 이상 물품들을 들여올 수 없는 상태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지난달 열차를 이용한 북중 무역을 일부 재개했지만, 방역 시설이 포화 상태를 겪으며 불과 한 달 만에 사실상 이를 중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전 세계로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국경 봉쇄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후 같은 해 7월 방역 조치를 한층 강화하면서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액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중국의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과 중국 간의 무역액은 3억 1천 804만 달러로, 2020년의 5억 3천 906만 달러에 비해 약 41% 감소했습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발 이전인 2019년 27억 8천 902만 달러의 약 11% 규모이고, 대북제재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2017년의 50억 달러에 비해선 6% 수준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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