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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보름 넘게 미사일 도발 중단...베이징올림픽 이후 행보 주목


지난 1일 북한 평양 시민들이 만수대에 있는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동상을 방문하고 있다. 

1월 한 달 동안 7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던 북한이 보름 넘게 무력시위를 중단했습니다. 미-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기존의 대응 원칙을 확인하는 수준의 결과가 나오면서 북한이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탄도미사일 6차례, 순항미사일 1차례 등 총 7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던 북한은 지난달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검수사격 시험 이후 보름 넘게 무력시위를 중단한 상황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통해 2018년 자신들이 선언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유예 즉 모라토리엄의 파기를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올들어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모라토리엄 파기 경고를 통해 국면 전환 의도를 노골화했고 지금은 미국의 반응을 지켜보는 단계라고 진단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1월 한 달은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넘어 괌까지를 사거리로 하는 자신들의 실전배치 핵무기 능력을 과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 도발의 1단계 기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지금은 숨을 고르는 국면으로 풀이했습니다.

전문가들은 2월 들어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삼가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대미 공동전선에서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베이징올림픽 개최 기간 중임을 배려한 때문으로도 보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 8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5일 현재 북한 내 군사적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브리핑에서 “미-한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광명성절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추가로 설명할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광명성절을 기념해 각종 신형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 개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직은 이와 관련해 주목할만한 준비 동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한-일 외교수장들은 지난 12일 미 하와이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도 북한에 적대 의도가 없으며, 전제조건 없이 만나고자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 결과가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4년간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는 이유로 모라토리엄 파기를 경고한 북한의 입장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북한이 그동안 자기들의 행동은 정당하고 자위적인 조치이고 이중기준을 철회하라고 그랬는데 오히려 북한의 행동을 규탄했고 대화에 나오라고 촉구하고 특히 미국 같은 경우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치들을 계속 강구해 나가겠다, 이건 북한으로선 참기 어려운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으로 봐선 북한의 계속되는 행동을 막거나 방향을 틀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된 것은 아니라고 봐야죠.”

이 때문에 북한이 베이징올림픽이 폐막하는 오는 20일 이후 무력시위를 재개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3월에 열리는 미-한 연합훈련의 올해 일정이 조만간 결정되고 3월 9일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어 북한이 이런 상황들을 지켜보며 대미 압박 강도를 높이는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입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2월은 북경동계올림픽 기간이기도 하고 또 충분하게 1월에 메시지를 확실히 줬으니까 미국이 움직이도록 기다리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3월 이후에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면 고심을 하겠죠. 그래서 핵 활동 재개부터 시작해서 모라토리엄을 깨는 식으로 레드라인 쪽으로 서서히 가면서 압박을 가할 그런 준비를 하겠죠.”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모라토리엄 파기를 본격적인 협상카드로 삼아 미국과의 줄다리기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박 교수는 다만 북한이 최근 보여준 전력질주식의 미사일 도발 행태를 보면 미국과의 협상에 연연하기 보다는 현 상황을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자신들의 핵 보유국 지위를 확실하게 인정받는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가 커 보인다며, 예상을 넘는 과감한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모라토리엄을 갖고 협상을 걸어 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정치국 회의에서도 그런 얘기를 했고. 그런데 이제 과연 ICBM을 쏘고 나올 거냐, 안 쏘고 걸어 올 거냐가 관건이라고 판단이 되는데 둘 다 열려 있다고 봅니다.”

한편 한국 정부가 이번 미-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미국 측에 ‘새로운 대북 관여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금의 긴장 고조 국면에 변수가 될지 주목됩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에 관여하겠다는 미국 측 의지가 조금 더 분명하게 전달되고 상당히 진정성 있게 전달될 방안에 대해 협의가 있었다”며 “드러내기는 빠르지만 수면 아래에서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조한범 박사는 그러나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 측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에 그치지 않고 행동 대 행동 차원의 대북 제재 해제라며 북한이 관심을 가질만한 방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북한이 원하는 것은 대북 제재 해제입니다. 그러니까 선 제재 해제는 아니더라도 다시 실무협상이 재개됐을 때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 자기들이 얘기했던 영변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가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으면 나올 거거든요. 그런데 그 확신을 미국이 줄지 그게 관건인 거죠.”

조 박사는 다만 북한이 여전히 경제난 심화로 미국과의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은 상태는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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