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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부모, ‘페이팔’에 정보 공개 요청…북한 자산 회수 노력 추정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오른쪽) 씨와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가 지난 2018년 5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에 참석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으로 송환된 뒤 숨진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세계 최대 결제서비스 ‘페이팔’에 정보 공개를 요청했습니다. 북한 자산과 관련된 정보로 추정되는데, 아들의 죽음에 책임을 물리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자산을 추적하고 있는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이번엔 ‘페이팔’을 주목했습니다.

웜비어의 모친인 신디 웜비어 씨는 지난 11일 미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해 최근 공개된 ‘보호명령’ 요청서에서 재판부가 페이팔이 보유한 특정 정보를 공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페이팔도 이미 이 같은 정보 제공에 동의했지만, 해당 정보의 기밀성으로 인해 페이팔에 대한 법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웜비어 측은 미리 작성한 판결문 초안에서 페이팔의 기밀 정보가 웜비어 측에 제출될 수 있으며, 이 정보는 원고의 승소 판결에 대한 집행 목적으로만 사용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했습니다.

판사가 이 초안에 서명할 경우, 웜비어 측은 페이팔이 보유한 특정 정보를 열람해 북한 자금에 대한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페이팔은 전 세계 200개 나라, 25개 통화권에서 운영되고 있는 전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 회사입니다.

이번 요청문에는 구체적인 제출 배경이 명시되지 않아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페이팔에 특정 정보를 요청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번 요청이 북한에 대한 손해배상 승소액 회수를 근거로 하는 만큼, 페이팔이 보유한 북한 자금 혹은 대북제재 위반과 관련된 제3국 등의 자산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토 웜비어 씨(왼쪽)가 북한에 억류되기 전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와 찍은 사진.
오토 웜비어 씨(왼쪽)가 북한에 억류되기 전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와 찍은 사진.

앞서 웜비어 씨 부부는 지난 2018년 4월 아들인 오토 웜비어가 북한 당국의 고문으로 사망했다며 미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12월 약 5억 달러의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북한 정부로부터 5억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자산을 계속 추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승소 판결을 받은 이듬해에는 북한산 석탄을 불법 운반하다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된 뒤 미국 정부에 의해 몰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해, 이 선박의 매각 대금 일부를 받아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 자산을 보유한 기관에 대한 ‘보호 명령’을 신청해 이를 허가 받은 뒤, 관련 자료를 열람하고 북한 관련 자금을 회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실제로 웜비어 부부는 2020년 11월 미국 뉴욕주 감사원이 보관 중인 ‘특정 정보’에 대한 보호 명령을 받아냈는데, 이를 통해 뉴욕주가 북한 조선광선은행의 자금 24만 달러를 동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웜비어 부부는 지난달 이 24만 달러를 최종 회수했습니다.

또한 같은 해 북한 자산 약 2천379만 달러를 동결 중인 미국의 웰스 파고와 JP모건 체이스, 뉴욕멜론은행 등에 대해서도 보호 명령 허가를 받아내 관련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앞서 2019년에는 미국 정부가 동결한 북한 자산의 세부 내역을 열람하기 위해 재무부에 대한 보호 명령 요청서를 제출했으며, 지난해에는 재무부가 웜비어 부부에게 특정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해 달라며 자체적으로 보호 명령 요청서를 재판부에 내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웜비어 측이 열람을 희망하는 금융 정보들은 미국의 ‘영업비밀법(Trade Secrets Act)’과 ‘금융비밀보호권리법(Right to Financial Privacy Act)’, ‘그램-리치-브릴리법’ 등에 의해 보호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판사의 ‘보호 명령’을 통해 공개가 한시적으로 허용돼 왔습니다.

웜비어 부부는 최초 승소 판결을 받은 이후 북한 자산 압류와 의회 로비활동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북한 정권을 계속 압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왔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 미 의회가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대북 제재 관련 법안을 의결할 당시 기자회견에 나선 신디 웜비어 씨입니다.

[녹취: 신디 웜비어] “My message is to North Korea, like it always says, people matter. Otto matters. We're never going to let you forget our son.”

북한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는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이고, 오토 웜비어가 소중하다는 것이며, 절대로 북한이 아들을 잊지 않게 하겠다”는 겁니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5년 12월 북한 여행길에 올랐다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뒤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웜비어는 이후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엿새 만에 사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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