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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IAEA 사무차장 "북한 영변 우라늄 공급소·통제실서 열 감지...플루토늄 생산 정황도 포착"


지난 1일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우라늄농축공장. 단지 내 육불화우라늄 공급소(UF6 feed stations)와 통제실(Control room), 그 외 지원 건물 지붕 위에 눈이 먼저 녹은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의 우라늄과 플루토늄 생산 시설이 모두 가동 중이라는 가장 최근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라늄농축공장과 5MW 원자로에서 열이 뚜렷이 감지되는 등 핵심 공정이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VOA에 공개한 북한 핵시설 동향을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은밀하게 진행되는 우라늄 농축 활동을 감지하기는 어렵지만 현장에 쌓인 눈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최근(2월 1일) 촬영된 위성 사진을 보면 영변 우라늄농축공장 단지의 여러 곳에서 눈이 녹은 모습이 관측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 전 IAEA 사무차장] "The equipment generates heat, and one can identify sections of a plant operating when snow melts, for example, on roofs after snow storms. Recent imagery from the UEP shows snow melts at various sections of the UEP complex."

영변 핵시설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13일 VOA에 주요 분석 결과를 사전 공개한 하이노넨 연구원은 "농축 장비는 열을 발생시키는 만큼, 눈보라가 그친 뒤 지붕 등에서 눈이 녹는 것을 보고 공장 일부가 가동 중이라는 것을 식별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지난 1일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우라늄농축공장. 단지 내 육불화우라늄 공급소(UF6 feed stations)와 통제실(Control room), 그 외 지원 건물 지붕 위에 눈이 먼저 녹은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지난 1일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우라늄농축공장. 단지 내 육불화우라늄 공급소(UF6 feed stations)와 통제실(Control room), 그 외 지원 건물 지붕 위에 눈이 먼저 녹은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특히 "현재 가장 중요한 징후는 원심분리기 설치 공간에 육불화우라늄을 넣고 빼는 공급소와 통제실을 포함하는 부분에 눈이 녹았다는 점"이라며 "이곳은 시설이 가동 중일 때만 가열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 전 IAEA 사무차장] "The most important sign are the snow melts in the section, which contains the control room and stations for feeding and withdrawing uranium hexafluoride from the enrichment halls. These sections should only be heated when the facility operates."

또한 "지원 건물들에 쌓인 눈도 녹았는데, 이곳은 원심분리기의 조립과 균형 조정, 장비 오염 제거, 원심분리기 홀의 일정한 온도와 청정한 공기 환경 유지, 전기 분배 등의 활동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 전 IAEA 사무차장] "There are also snow melts in support buildings, which include activities such as assembling and balancing of centrifuges, decontamination of equipment, keep centrifuge halls in constant temperature, maintain clean air environment and distribute electricity. With those observations it is likely that the UEP is operating."

하이노넨 연구원은 "이런 관측 결과를 놓고 볼 때 영변 우라늄농축공장은 가동 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었습니다.

1, 2차 북 핵 위기 당시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고 20여 차례 방북했던 하이노넨 연구원은 13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비슷한 현상이 있었을 때는 원자로가 멈춰 있어 지붕에 눈이 골고루 쌓여 있었다"며 "따라서 최근 사진이 좋은 지표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7년 북한과 핵 동결 조치를 협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올리 하이노넨(가운데) 전 IAEA 사무차장. (자료사진)
지난 2007년 북한과 핵 동결 조치를 협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올리 하이노넨(가운데) 전 IAEA 사무차장. (자료사진)

[녹취: 올리 하이노넨 연구원 / 전 IAEA 사무차장] "We saw the same phenomena a year ago. But at that point of time, since the reactor was not operating, snow stayed on quite even way on the roof. So it's a good indicator."

농축 우라늄 생산은 원심분리기만 확보하면 공장, 광산, 군부대, 지하실, 땅굴 등 어디서든 좁은 공간에서 은밀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인공방사성 동위원소를 발생시키는 플루토늄 추출 과정과 달리 연기, 냄새, 특수물질이 방출되지 않기 때문에 감지하기 힘들고 공정도 간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우라늄 농축 활동의 이 같은 '은닉성'과 관련해 "우라늄농축공장의 가동 여부나 농축우라늄 비축량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는 거의 없다"며 "원자로처럼 연기를 배출하는 굴뚝이 없고, 배출과 공급 과정이 위성에 노출되는 냉각수도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 전 IAEA 사무차장] "There are very few signals, which can tell whether an enrichment plant is operating and how large the enriched uranium stockpile could be. Uranium enrichment plant does not have containment buildings or off-gas stacks like nuclear reactors. They do not need much cooling water for the processes, which discharge and intake positions are visible in satellite imagery. Estimates on the uranium production rely on the knowledge of enrichment capacities of centrifuges installed and assumptions that facilities operate constantly."

또한 "우라늄 생산량 추정치를 도출하려면 원심분리기의 농축 용량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시설이 지속해서 작동 중이라는 전제에 의존해야 한다"는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영변 핵 연구단지를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생산에 여전히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곳"으로 평가했습니다.

지난 2008년 6월 29일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핵 연구단지. 우라늄농축공장으로 개조하기 전 핵연료봉 제조공장과 주변의 지원 건물들이 보인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지난 2008년 6월 29일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핵 연구단지. 우라늄농축공장으로 개조하기 전 핵연료봉 제조공장과 주변의 지원 건물들이 보인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특히 2008년 위성사진에 포착된 핵연료봉 제조공장이 2009년 여름 우라늄농축공장으로 개조되기 시작했고, 2010년 원심분리기를 여러 개 연결해 우라늄을 농축하는 '캐스케이드' 설치 공간(Cascade Hall)을 2개로 늘렸으며, 이후 몇 년 동안 기존 핵연료봉 제조공장이 서서히 개조되고 일부는 확대된 것을 일련의 중요한 변화로 꼽았습니다.

다만 지난해 포착된 캐스케이드 홀 2호의 북쪽 지역에서 이뤄지는 확장 공사는 완공이 다가오고 있지만 여전히 목적이 불확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9월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우라늄농축공장. 캐스케이드 홀 2호(Cascade Hall 2) 인근에 크레인이 놓여 있어 공사가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지난해 9월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우라늄농축공장. 캐스케이드 홀 2호(Cascade Hall 2) 인근에 크레인이 놓여 있어 공사가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하이노넨 연구원은 플루토늄 확보에 핵심적인 시설인 5MW 원자로에서도 활동이 계속 감지된다고 밝혔습니다. "터빈 건물과 열 교환 시설의 지붕과 환기 굴뚝에서 눈이 먼저 녹는 것을 볼 수 있고, 원자로 운영을 지원하는 건물들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눈에 띈다"는 설명입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 전 IAEA 사무차장] "You see in the last image that snow melts first from the roofs of the turbine hall, heat exchangers, and ventilation stack. Same happens with the buildings, which are supporting operations of the reactor. However, the spent fuel storage is likely without fuel after the reprocessing campaign of last year. Spent fuel is stored under water, which requires circulation and purification of water. Snow on the roof of the storage indicates that such activities, which need heating, are not taking place."

다만 사용후핵연료 저장소 지붕 위에 눈이 그대로 쌓여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해 재처리 작업 이후 연료가 소진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용후핵연료는 순환과 정화를 위해 물속에 담그는데, 열을 발생시키는 이런 작업은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일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5MW 원자로. 터빈 건물(Turbine hall)과 열 교환 시설(Heat exchangers) 지붕, 환기 굴뚝(Ventilation stack)에 눈 녹은 모습이 확인된다. 다만 사용후핵연료 저장소(Spent fuel storage) 지붕 위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있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지난 1일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5MW 원자로. 터빈 건물(Turbine hall)과 열 교환 시설(Heat exchangers) 지붕, 환기 굴뚝(Ventilation stack)에 눈 녹은 모습이 확인된다. 다만 사용후핵연료 저장소(Spent fuel storage) 지붕 위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있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하이노넨 연구원은 "5MW 원자로의 설계 형태가 달라진 뒤로 관측이 훨씬 어려워졌다"며 "터빈 건물에서 가끔 증기가 배출되고, 냉각수가 강으로 방출되며, 겨울에는 열을 방출하는 원자로의 특정 건물 지붕에서 눈이 녹는 것이 주요 지표"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 전 IAEA 사무차장] "Actual monitoring of the operations of the 5 MWe reactor became much more difficult after the changes in design. Occasional release of steam from the turbine hall, discharge of some cooling water into a channel and, in winter time, melting of snow first on the roofs of certain sections of the reactor generating heat are the main indicators."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는 지난해 2월~7월 기간 방사화학실험실과 화력발전소 등 부속 건물이 가동됐으며, 8월 말부터는 5MW급 원자로와 그 주변 건물에서 증기가 피어오르고 배수로 방수가 이뤄지는 등 재가동 정황이 잇따라 포착된 바 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네 차례 플루토늄 생산 활동을 벌였고, 이에 앞서 1986년부터 1994년까지도 원자로가 가동됐다"며 여기에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또 한 차례의 플루토늄 생산 활동이 추가됐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플루토늄 생산량이 확인된 적은 없지만, 2021년 (핵 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핵실험에 사용된 양, 원자로 가동과 관련한 불확실성, 추출 과정에서의 손실을 고려해 플루토늄 비축량을 25~48kg으로 추정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5MW 원자로를 통해 약 6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며 “김정은이 핵 억지력 추가 개발을 선언했을 때 과학자들에게 핵탄두 소형화를 지시한 만큼, 여기에 성공할 경우 탄두 당 플루토늄양을 4kg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 전 IAEA 사무차장] "The 5 MWe reactor is estimated to be able to produce annually about 6 kilograms of plutonium. When Kim Jong-un announced the further development of the nuclear deterrent he did also instruct the scientists to work with the miniaturization of nuclear warheads. This would mean less plutonium is required, perhaps the order of 4 kilograms per warhead, if design changes are successful."

지난 2005년 3월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5MW 원자로와 지원 시설. 북한이 2008년 폭파한 냉각탑(Cooling tower)이 보인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지난 2005년 3월 위성 촬영한 북한 영변 5MW 원자로와 지원 시설. 북한이 2008년 폭파한 냉각탑(Cooling tower)이 보인다. (사진제공=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하이노넨 연구원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과 관련해 1994년 미북 제네바합의가 안고 있던 근본적인 미비점을 나열했습니다.

"제네바합의 협상 당시 북한은 5MW 원자로와 재처리 공장을 해체하는 대신 폐쇄하겠다고 주장했고 결국 해당 시설들의 유지가 허용돼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지 신속히 재가동할 수 있는 상태였다"는 설명입니다.

마찬가지로 원자로의 사용후핵연료를 저장용 용기에 보관토록 함으로써 추후 북한의 결정에 따라 재처리가 가능했던 점도 허점으로 꼽았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제네바합의가 허용한 이 같은 '보존 활동'으로 인해 북한은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뒤 원자로를 신속히 가동하고 재처리공장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추가 생산에 돌입할 수 있었으며, 제네바합의 체제 아래서도 현장 인력의 기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5MW 원자로와 재처리공장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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