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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중국 내 인신매매 탈북 여성 선교 ‘평강공주’


지난 2017년 9월 중국 랴오닝성 차오양에서 열린 기독교 기도 모임에서 북한 출신 여성이 성경을 읽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7년 9월 중국 랴오닝성 차오양에서 열린 기독교 기도 모임에서 북한 출신 여성이 성경을 읽고 있다. (자료사진)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주 지역 북한 선교단체가 중국 내 탈북 여성과 해외의 북한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북한선교학교를 시작합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오래 황폐된 곳들을 다시 세울 것이며.”

지난해 1월 시작해 올해 네 번째로 열리는 미주 온라인 북한선교학교의 이번 학기 주제입니다.
이 문구는 기독교 성경의 이사야서 일부로,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며 고통받는 자를 도와주면 너희 주변의 어두움이 대낮처럼 밝아질 것이다”라는 메시지에 이어 나옵니다.

“오래 황폐된 곳들”은 고통받는 북한 주민과 북한 땅으로, 그리고 “다시 세울 것”이라는 말은 기독교 복음을 통한 회복으로 해석됩니다.

한국의 기독교 북한선교단체 통일소망선교회가 주최하고 미주단체 노보북한이 주관하는 ‘미주 온라인 북한선교학교’는10주 과정으로, 매주 다른 전문강사가 투입됩니다.

2월 8일부터 시작하는 선교학교의 교육 내용은 ‘북한의 영적인 이해,’ ‘해외 북한선교 사역과 방향’, ‘북한선교 부르심과 헌신’으로 나뉘는데, 첫 주제인 ‘북한의 영적인 이해’에서는 북한 정권과 종교정책, 북한 교회, 주체사상과 복음통일에 대해 강연합니다.

두 번째 주제인 ‘해외 북한선교 사역과 방향’에서는 코로나 이후 북한선교의 방향성, 중국 평강공주와 탈북 자녀 돌봄, 북한 지하교회 실상과 기도에 대해 배우고, 세 번째 ‘북한의 부르심과 헌신’에서는 탈북 청소년 리더쉽과 미주 북한 선교 사역, 중보기도 등을 다룹니다.

또 매주 소그룹으로 나뉘어 탈북민과 교제하며 연구하는 시간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북한선교에 대한 현실적 이해가 부족한 현 세대를 위한 이같은 교육 과정을 마친 후에는 실제 선교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 단체의 선교 대상은 중국 내 인신매매 피해자 탈북 여성과 자녀, 해외 근로자, 탈북 청소년 등입니다.

이 단체는 중국 내 인신매매 피해자 탈북 여성들을 ‘평강공주’라고 부르는데, 이들의 자녀까지 기독교 복음으로 치유하고 양육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전까지 중국을 오가며 평강공주 사역을 진행해온 김모 선교사입니다.

[녹취: 김 선교사] “2020년 2월에 마직막으로 (중국에) 갔었는데, 이전까지는 저희들이 한 80 가정. 그리고 코로나 이후로는 방문을 못했어요. 그래서 온라인 상으로 자매들을 만나고 말씀으로 양육하는 시스템으로 바꿔 사역했는데 장단점이 있어요. 더 많은 지역에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핸드폰만 있으면 되니까 더 많이 늘어났죠. 지금은 160가정 정도 됩니다.”

김 선교사는 지난 2016년에서 2017년 중국 내 선교사들이 모두 추방된 후부터 수시로 중국을 오가며 탈북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김 선교사를 주축으로 시작된 평강공주 사역은 현재 중국에서 추방된 선교사 12명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데, 중국의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지도자로 양육된 탈북 여성들이 선교사의 메시지를 받고 다시 여러 명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 단체와 소통하고 있는 160여 명의 탈북 여성들은 탈북 직후 인신매매를 당하고, 10~20년 간 중국에 거주하는 30대에서 50대 여성입니다.

김 선교사는 코로나 사태 전 직접 만났던 탈북 여성 가정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들이 선교 대상이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녹취: 김 선교사] “사랑하는 관계도 있지만 매우 드물고, 아무래도 원해서 서로 만나서 결혼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신분상에서 아주 열악한 환경 가운데 왔기 때문에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아이들이 성장하면 불법으로 신분이 없는 사람과 사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 신고하는 사례도 있고, 아주 않좋은 어려운 자매들도 있고 여러 계층이 있는데 대체로 어렵다고 봐야겠습니다”

불법체류 신분과 중국인 남편과의 관계에서 오는 압박감에 장기간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탈북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라고, 김 선교사는 지적합니다.

[녹취: 김 선교사] “제일 중요한 것은, 항상 불안하고 나 혼자로 언젠가 붙잡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완전히 잡고 있어요. 제일 원하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 탈출했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후에 제일 문제가 되는 게 자유입니다. 자유. 북송 될 염려..한국에 오는 것도 한국이 좋아서 온다기 보다는 중국에서의 삶이 자유가 없고 포로 같은 삶이라서 벗어나기 위해 가는 거죠. 남편으로부터 시달림도 너무 많고, 성적, 경제적으로.”

김 선교사에 따르면 자녀를 낳아 기르는 농촌의 탈북 여성은 공안이 눈감아 주는 사례가 많지만, 한국행을 시도하거나 체제를 비판하는 등 불법적 행동이 발각되면 예외 없이 북송됩니다.

선교학교 참여자들은 10주 과정의 교육을 마치면 탈북 여성과 자녀와 연결되는데, 기독교 복음을 전하고 소액의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평강공주 사역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인터넷 종교 정보 서비스에 대한 관리 법령’이 오는 3월 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온라인을 통한 선교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단체 측은 밝혔습니다.

이 법령은 외국 종교단체나 개인이 주관하는 종교 의식의 온라인 중계를 금지합니다. 중국에 합법적으로 설립된 조직이나 개인만 가능하며, 그 외 어떤 개인이나 조직도 인터넷을 통한 포교와 종교 교육 등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김 선교사는 이런 상황에서 장기적 목표를 가져야 한다며, 러시아나 몽골 지역에 탈북자만을 위한 난민캠프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다른 선교대상은 해외 북한 노동자들입니다. 온라인이 아닌 대면선교로, 이 단체의 예레미야 서 선교사입니다.

[녹취: 예레미야 서 선교사] “우리가 많이 아는 것은 옛날에 시베리아에 러시아 벌목공을 얘기하는데 지금 굉장히 많이 나와 있어요. 최근 많이 제재 때문에 들어가지만 카타르 같은 중동 지역의 노무자로 나온 사람들도 많고 중국에 굉장히 많이 나와 있죠. 단동 지역도 그렇고 동북 3성의 여성들도 공장 같은 데 근로자로. 러시아만 하더라도 블라디보스토크 쪽에 굉장히 많이 나와 있어요. 몇 만 명이 나와 있다고요. 현재 이 분들은 대부분 제재 때문에 들어간 것으로 하면서 유학생 비자로 바꿔준 거죠. 실제로 거기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사역을) 최근에 시작했죠. 조직을 확장해 나가고 동구권 쪽에도 많이 나와 있는데 그 쪽도 생각하고 있고.”

예레미야 서 선교사에 따르면 통일소망선교회는 지난 10여년 간 1천500여 명의 탈북민을 구출했고, 850여 명이 현재 네트워크에 연결되며, 다양한 모임과 행사 등을 통해 기독교인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미국에 난민으로 입국한 20대 남성은 중국에서 조선족 선교사와 우연히 만난 뒤 단체와 연결돼 안가에서 머물다 태국으로 이동했고, 기독교를 접했습니다.

이 남성은 VOA에 자신에 경험을 이렇게 말합니다.

“동남아에서 선교사를 만났는데 북한에서 살 때는 성경이 뭔 지, 예수님, 하나님도 몰랐는데 성경을 배우고 읽고 묵상하니까 믿음이 생기면서 예수님 영접했습니다. 어떻게 영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섯 달 공부하고 하나님에 대해 알게 되었고 지금은 내가 미국까지 온 것도 하나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이 청년은 소망이 없는 땅인 북한을 하나님의 소망이 있는 하나님의 땅으로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며,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북한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예레미야 서 선교사는 부인과 함께 지난 2014년부터 자택에서 탈북민 청년들을 위한 ‘샬롬 하우스’를 꾸렸다며, 이 청년이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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