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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국 대학교서 10년째 한국어 단편 영화제 진행


한국어 단편영화제 1등상을 받은 야밀렛 레브라 씨(아랫 줄 왼쪽부터 반시계 방향), 빅토리아 블리미어 씨와 정영아 교수, 배성빈 조교.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 동부 버지니아 주의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올해로 10년째 한국어로 단편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공부한 학생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했는데요, 장양희 기자가 학생들을 만나봤습니다.

[뉴스 풍경] 미국 대학교서 10년째 한국어 단편 영화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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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 조선중앙TV보도에 관심을 가진 미국인 대학생이 있습니다.

[영상 녹취] “조선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14기 인민회의…”

영상에서 북한 아나운서는 한복을 입고 정중하고 다소곳하게 몸을 숙여 인사한 후 보도 내용을 전달합니다.

특유의 강한 말씨와 억양에다 입가에 미소를 띠고 기사를 읽는 아나운서를 담고 있는 이 영상에 흥미를 느낀 미국인 대학생은 이를 풍자한 동영상을 제작했습니다.

[녹취: 말로리] “ 안녕하십니까?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아나운서 효민입니다. 요즘 남조선과 우리 인민공화국의 통일이 가까워지면서 우리의 옷매무새가 세상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미 동부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소재 조지메이슨 대학교 4학년인 미국인 여성 말로리 힙 씨가 제작한 이 동영상의 주제는 ‘북한 주민의 옷차림’입니다.
빨간색 인공기가 지구를 휘감고 ‘보도’라는 글자가 보이는 조선중앙TV의 도입 영상을 그대로 살린 이 동영상에서 금발 머리의 힙 씨가 아나운서로 등장합니다.

북한 인민으로 등장한 미국인 학생들이 옷차림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드라마로 엮은 이 동영상에는 현재 북한 주민들의 남한의 옷차림에 대한 관심이 담겼습니다.

[영상 녹취] “ 인민 공화국의 옷매무새는 1990년대 중국과 비슷했지만, 지금은..”

영상에서 아나운서는 북한 주민의 옷차림이 1990년대에는 중국과 비슷했지만 지금은 남한 사회의 유행과 가까워지고 있다며,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를 본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패션 감각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힙 씨의 영상은 최근 열렸던 조지메이슨대학교 행사에 출품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조지메이슨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 현대 및 고전언어학과의 한국학 전공 프로그램 주최로 봄과 가을에 각각 한 차례씩 열리는 ‘한국어 단편영화제’ 는 올해로 20회를 맞았습니다.

이 학교의 한국어 프로그램 수강생들은 학기말 과제인 이 영화제를 위해 한 학기 동안 배운 한국어로 단편 영화를 제작합니다.

한국어 수준에 따라 제작하는 장르가 다릅니다.20개 강좌 중 한국어 입문반인 ‘KORE-110’은 드라마를 제작하고, ‘KORE-201’은 요리강좌나 광고를 만듭니다. 또 ‘KORE-202’는 뉴스를 만들고 가장 한국어 실력이 높은 ‘KORE-301’을 들은 학생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합니다.

한국학과 정영아 교수는 한국어 단편영화제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녹취:정영아 교수] “학생들이 그 태스크를 완성해 감으로써 완성하는 과정 중에 자기도 모르게 언어 습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그런 방법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 ‘태스크 베이스러닝’. 과제중심 학습법. 외국어 학습법을 고민하다 보니까 영화를 만들게 하면 좋겠다. 단편 영화로 만들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가를 하게 된 거죠. 게다가 한국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그런 분위기를 알게 모르게 좋아해요.”

정영아 교수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도입했고 올해로 10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올해 단편영화제에 총 11개 작품이 출품됐고 이중 3개 작품이 뽑혔습니다.

1등을 차지한 작품은 미국인 대학생 야밀릿 리베라 씨와 빅토리아 블리미어 씨가 공동으로 ‘한국과 미국의 의료제도’를 주제로 제작한 영상입니다.

[영상 녹취:] “안녕하세요? 다리를 다쳤어요. (간호사) 잠시만 기다리세요..”

리베라 씨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10분 분량의 이 영상은두 학생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미국과 한국의 의료제도를 보여줍니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리베라 씨는 병원에 도착한 후 등록 절차에서 진료, 처방, 의료보험 처리 등 사고를 당한 후 치료를 받으며선 미국의 의료체계를 알려줍니다.

이번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형태 영화감독은 VOA에 이런 심사평을 내놨습니다.

[녹취:김형태 감독]“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만들어진 영상들은 그 영화에 몰두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대상을 받은 한국과 미국의 의료 시스탬이라는 다큐는 미국 의료시스탬을 풍자하는 내용으로, 풍자하는 내용을 몽타쥬이론으로 편집한 영상에 심사한 모든 사람들이 대상을 주었습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는 이런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단편영화제의 11개 출품작들은 ‘드라마, 스타쉽 이야기’ ‘김치볶음밥요리’, ‘한국 길거리 음식’, ‘채식주의자용 음식’, ‘뉴스-부산국제영화제’, ‘강연-나를 바꾸는 시간’, 등입니다.

조지메이슨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각자 다양한 배경과 동기, 목표를 가지고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간호학을 전공하는 2학년생 리베라 씨는 한국인들과의 소통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며, 간호사가 되면 한국인 환자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4학년생 블리미어 씨는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녹취:블리미어] “I had no idea that this was going on when I was a freshman. I didn't really know much about South Korea either, but I wanted to learn more after that. So I started reading books and doing personal research. I listened to testimonies by defectors and like TED talks, and it was really, really heartbreaking and moving..”

고등학교 1학년 때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제작한 ‘인사이드 노스코리아’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후 북한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졌고, 탈북민들의 증언집과 강연 등을 통해 매우 가슴아프고 감동을 받은 체험을 했다는 겁니다.

블리미어 씨는 북한 주민들은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고 예배와 집회, 언론의 자유가 없이 공포 정치에 떨며, 특히 여성들은 중국으로 도망을 간다고 해도 거의 인신매매를 당하고 북송시 고문과 수용소, 사형 등 비극적인 삶을 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워싱턴의 민간단체에 참여해 인권활동을 벌이는 등 한국어를 배우는 목적이 뚜렷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블리미어] “북한 인권을 위해 일하려고 한국어를 배워요. 사실은 룸메이트가 북한에서 왔고 한국에 있었을 때 북한 친구 사귀었습니다. 저는 룸메이트에게 가르치고 있고 한국어 같이 연습해요.”

정영아 교수에 따르면 조지메이슨대학교의 한국어 교육은 지난 2007년 시작됐습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있는 소수의 학생들이 대상이었지만 2017년 부전공과목, 2019년 전공과목으로 채택되는 등 학생들의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 교수는 학생들의 한국학에 대한 관심의 깊이와 폭이 더 커진 것을 잘 보여주는 예가 단편영화제라고 말합니다

[녹취:정영아 교수]“예전에는 KPOP, 한국 음식, 언뜻 봐서 눈에 띄는 한국과 미국의 예절, 큰 차이에 많았다면, 최근에는 좀 더 심화된 것 같아요. 한국인들의 사고방식, 한국과 미국의 제도적 차이, 아주 개별적인 분야에 깊이 있는 관심을 갖더라고요. 한국 부산영화제를 소개하고 분석한 작품이 있었어요. 3등이었어요. 개별화되고 전문화되는 추세로 바뀌고 있더라고요. 외면적으로 한류지만 만족을 못하고 있죠. 지적인 갈증이 생긴거죠. 연구도 하고 한국학이라는 전공도 하게 되고, 자연스러운 변화가 있어요. “

이런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한국인의 깊은 정서까지 수업의 주제로 다루고 있다는 정 교수는 한국인의 ‘한’, ‘정’, ‘흥’ 등도 수업의 주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고전문학과 판소리를 소개하고 학생들과 미국의 흑인 노예 역사를 토론하기도 합니다.

[녹취:정영아 교수]생각하는 게 그거잖아요. 다민족 문화 개념으로 봤을 때 논의가 쉽게 떠오를 수 있는 미국내 혹은 웨스턴 문화에서 쉽게 비교할 만한 그런 컨셉이 있을까. 같이 얘기해보자. 그럼 어떤 애들은 블랙 아메리칸 애들은 그런 쏘울이나 히스토리와 관련해서 그 얘기를 자연스럽게 나오기도 하고 그렇죠…”

내년 봄 학기에는 현재 20개에서 23개로 한국어 강좌를 늘린다는 정영아 교수는 급증하는 관심을 감당할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재를 개발,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더 많은 지원과 협력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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