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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잇단 무력시위 속 최고인민회의 6일 개최...김정은 대외 메시지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2일 회의에서 시정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새해 들어 잇단 무력시위에 나선 가운데 오는 6일 개최하는 최고인민회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등장할지, 그럴 경우 어떤 대외 메시지를 발신할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오는 6일 제14기 제6차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결정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으로서 지난해 12월 27일∼31일 열린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 방향'을 추인하기 위한 겁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최고인민회의 의제와 관련해 내각의 2021년 사업 정형과 예산 결산, 2022년 과업과 예산, 육아법과 해외동포권익옹호법 채택 등이라고 짤막하게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잇단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와 참석할 경우 내놓을 대외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9년부터 수시로 회의장에 나와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른 대외정책을 발표하고 대미·대남 메시지를 내놓곤 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3일 “과거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대내외 정책 방향을 전반적으로 밝힌 사례가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참석할 경우 전반적 정책 방향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최고인민회의는 지금까지 14차례 열렸고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경우가 8차례, 참석하지 않은 경우가 6차례”라면서 이번 회의에서도 김 위원장의 참석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0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맞춰 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유예 즉 모라토리엄의 해제 검토를 공개적으로 시사한 바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올해는 김 위원장이 공식 집권한 지 10년이 되는 중요한 해라며 시정연설을 통해 대내외에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강대강 선대선 원칙이라고 하는 기존 노선 그래서 이제까지 1월 중에 중거리 미사일을 포함해 했던 활동 이런 것들이 자신들의 정상적인 활동이고 미국과 국제사회가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이제까지 지켜왔던 것을 재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는 그런 경고성 메시지를 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북한이 모라토리엄 철회를 기정사실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 직접 나서지 않고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대외전략도 함께 검토했던 당 전원회의가 불과 한 달여 전에 있었다며 김 위원장이 지금 대외 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 박사는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보다 분명한 태도가 나올 때까지 김 위원장이 새 메시지를 내놓을 것 같진 않다며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설 시점으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 태양절 즈음이 더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1월 초부터 집중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발사에 대한 미국또는 한국의 일정한 반응 이게 아직 명확하게 뭔가 북한이 유도하려는 방향 이런 쪽으로 가시적으로 나온 게 별로 없어요. 그래서 일단은 한-미-일 정상 등 고위급에 나오는 상황들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한 번 봐야 되거든요.”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부인 리설주와 함께 부부동반으로 설 명절 경축공연을 관람했다고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했습니다.

또 ‘조선중앙TV’는 북한이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활동 영상을 편집해 제작한 기록영화를 방영하면서 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전력질주하는 모습을 내보냈습니다.

북한에서 백마는 김일성 주석부터 내려오는 백두혈통의 상징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잇단 미사일 도발로 유엔 안보리가 제재를 논의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정상국가의 모습과 지도자의 권위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이미지 정치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지난해 ‘위대한’이라는 표현을 잠깐 썼다가 다시 들어갔거든요. 그러니까 아직도 사실은 선대의 정치적 카리스마에 접근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권위를, 특히 집권 10년 동안 주민들한테 인정받을 만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으로선 확고한 리더십 권위는 아직 주민들에게서 자발적인 인정을 못 받고 있거든요.”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북한은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가 미국 등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게 아니고 한반도 긴장을 유발하려는 의도도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는 자신들의 정당함을 과시하면서 미국과의 대화 여지도 내비치는 이중적인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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