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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력시위·미중 갈등 속 ‘막 올리는 베이징올림픽’


중국 베이징에 설치된 TV에서 시진핑 주석 관련 소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4일 개막하는 가운데 중국이 인권 문제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자 미국은 중국이 인권탄압을 가리기 위해 허위 정보를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종전선언 등을 추진했던 한국 정부의 구상은 무산된 가운데, 최근까지 미사일 발사에 열을 올리던 북한이 올림픽 기간 동안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 문제를 이유로 일찌감치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 가을 자신의 장기 집권 확정을 앞두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올림픽이 “역사적 전환점에 선 중국에 중대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사활을 걸고 있지만, 서방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과 오미크론 확산 등 안팎의 도전으로 이번 올림픽은 ‘반쪽 축제’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제2의 평창올림픽’을 재현하겠다는 한국 측의 구상도 무산됐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 입구이자 비핵화 협상 촉진제’로서 종전선언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녹취: 문재인 한국 대통령/지난 9월]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합니다.”

특히 한국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이 동북아와 세계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서 종전선언을 진전시키고 교착 상태인 문재인 정부의 ‘평화구상’ 재개를 시도했습니다.

한국 언론 등에서는 미국과 한국이 종전선언 문안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북한은 선결조건을 제시하며 호응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관해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종전선언 등 대북 관여책을 놓고 미한 간의 이견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설리번 보좌관/ 지난 10월] “And we may have somewhat different perspectives on the precise sequence or timing or conditions for different step…”

이와 관련해 미국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한국담당 국장은 2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 등 평화구상을 자신의 핵심 유산으로 생각하며 이를 추진했지만 북한의 근본적인 관심 결여가 이 구상을 실패로 이끌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he main factor that led to the failure of the initiative was North Korea's fundamental lack of interest in the proposal…I don't think that the US government and the South Korean government ever fully reached consensus on all aspects of the proposal.”

스나이더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도 이 제안에 대해 “문을 계속 열어 놨다”면서, 하지만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가 이 제안의 모든 측면에 대해 완전한 합의에 이른 적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호응하는 대신 새해 들어 7차례에 걸쳐 무력시위를 이어가며 역내 긴장을 조성했습니다.

특히 2018년부터 스스로 유지해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MB) 발사 유예’를 파기할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4년여 만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중국의 눈치를 보며 올림픽 기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CAN)의 켄 고스 북한담당 국장은 북한의 행동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최근 미사일 발사에 열을 올린 이유가 올림픽 기간 ‘휴지기’를 갖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부가 “평양과 베이징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며, 발사를 강행할 경우 북한이 감당해야 할 대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Whatever North Korea does and will kind of give us an indication of what the relationship between Pyeongyang and Beijing is like it at the moment.
They would have to worry about if they did something during the Olympics, that there will be blowback from China…”

북한이 올림픽 기간 발사를 단행한다면 중국의 ‘반격’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중국의 지지를 바탕으로 미사일 발사를 미국과의 관여의 서곡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북한의 시도를 손상하며, 미국이 제재를 추진한다면 중국이 좀더 적극적으로 이를 지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중국은 현재 추가 대북제재를 반대하며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를 통해 북한인 5명을 제재하려는 미국의 계획에도 제동을 걸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중 갈등은 무역 문제를 넘어 타이완 문제, 민주주의와 인권 등 안보와 가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북한을 포함한 역내 비확산 문제는 여전히 미-중 협력 사안으로 양측 모두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대북 협력 여부는 현재로선 더욱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국면에서 이뤄진 지난달 27일 미-중 외교장관 통화 관련 국무부 발표에선 북한 문제는 아예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날 통화에서 양측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블링컨 장관에게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이를 멈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중국 관영 매체는 “미국이 올림픽을 정치화하기 위해 대회 기간 소동을 일으키도록 출전 선수들을 부추기는 계획을 준비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실 관계자는 2일 중국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우리는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세계적인 캠페인을 조율한 적도 없고, 조율하고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국은 신장 자치구에서 진행 중인 인종 학살과 다른 인권 남용을 감추기 위해 허위정보를 활용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백악관 NSC] “We were not and are not coordinating a global campaign regarding participation at the Olympics. The PRC uses disinformation to veil it ongoing genocide in Xinjiang and other human rights abuses. That’s what they are doing here. U.S. athletes and all athletes are entitled to express themselves freely in line with the spirit and charter of the Olympics, which includes advancing human rights. We call on the PRC to respect human rights and fundamental freedoms, including the freedom of expression.”

NSC는 이어 “미국 선수들과 모든 선수들은 올림픽 정신과 헌장에 따라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면서 “여기에는 인권 증진도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 당국이 표현의 자유를 포함해 인권과 근본적인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에 선수단만 파견하고 정부 대표단은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고, 영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동맹들도 줄줄이 동참했습니다.

한국은 “올림픽 참석 관례와 한중 관계 등을 고려”해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고, 입법부 수장인 박병석 국회의장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이미 참여 제한 징계를 받은 북한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축원한다면서도 ‘적대세력들의 책동’과 코로나 상황을 이유로 불참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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