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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미국의 ‘단거리 미사일 대응’… 강력 규탄과 실질적 제재 추진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27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북한이 새해 들어 무력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달라진 대응 방식이 주목됩니다.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유엔에서 추가 제재를 시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1월 5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7차례에 걸쳐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북한의 발사 때마다 규탄 성명으로 맞받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며 북한의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한다”는 것인데, 이례적으로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공격’으로 규정하고 책임 추궁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의 최근 발사들이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임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커비 대변인] “As a matter of fact, on nearly every single one of them, we issue a statement and we make it clear that we’re condemning these attacks, and we continue to call on the N Korean regime to stop these provocations...”

커비 대변인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우리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러한 공격을 규탄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북한 정권이 도발을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수위 높은 표현을 사용하며 단거리 발사에 일일이 반응하는 것은 탄도미사일이라도 단거리일 경우 큰 문제로 삼지 않았던 트럼프 정부와 달라진 부분입니다.

트럼프 정부 시절인 2020년 3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수차례 했을 당시 국무부는 “우리는 북한에 도발을 피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복귀하길 계속 촉구한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해 3월 이후 국무부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사거리와 상관없이 ‘규탄’이라는 표현을 쓰며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사실을 거듭 상기시켜왔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VOA에 전임 정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대단치 않게 여겼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President Trump himself had downplayed all the short-range missile launches in 2019 and 2020, which were at record high levels. He initially said that they were not violations of the UN resolution which is incorrect. And then he simply downplayed them as being unimportant because Kim had not done an ICBM launch.”

“북한의 발사가 기록적으로 잦아진 2019년과 2020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다’라는 잘못된 말을 하며 경시하더니, 이후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하찮은 것으로 일축했다”는 설명입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도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전임 정부와 다른 대응을 내놓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The Biden administration is unlike the Trump administration where the President wasn’t prepared to criticize missile tests other than ICBM range missiles.”

“대륙간탄도미사일 이외의 미사일 실험은 비판하려 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정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 앞서 8개국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 앞서 8개국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단독제재∙ 유엔 제재 등 실질적 조치도 추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대응은 성명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가 평가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he U.S. is prepared to begin to take steps to push back not only rhetorically but practically including by putting these additional sanctions on North Korea.”

“미국은 말로만 대처하는 게 아니라 추가적인 제재 조치를 통해 실질적인 조치들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차이를 들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올해 첫 대북제재를 단행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부품 조달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 5명과 러시아인 2명, 러시아 회사 한 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신규 제재 조치를 전후해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이 북한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를 거론한 것도 주목받았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1일 “미국은 무기고에 ‘도구’가 여러 개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프라이스 대변인] “We have a number of tools in our arsenal. We will continue to call on those tools to hold account the DPRK for its violations, for example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he threat it poses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he broader set of challenges, that we face from the DPRK.”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이튿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며 대응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미국은 독자제재에 그치지 않고 서방국가들과 함께 유엔 안보리에서 실질적인 대북 제재를 추진했습니다.

안보리 결의안 채택이라는 정공법 대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재량을 이용하는 우회적 방식으로 북한을 실제로 제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중국과 러시아의 ‘보류’ 요청으로 최소 6개월 제동이 걸려 추가 제재 현실화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제재 논의를 유엔으로 확대해 중국이 북한의 행동을 그냥 넘어가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20일 안보리 긴급회의 이후 열린 미국 상공회의소 화상 대담에서 “북한의 공격적인 행동에 책임을 물려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중국과 이견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We have to hold them accountable for their aggression and that is an area where we have had some disagreement with our Chinese counterparts. Where they still are insisting on giving the DPRK a pass for breaking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for not adhering to sanctions and resolutions that the entire council in unity agreed to.”

특히 “안보리 전체가 만장일치로 합의한 결의안들과 제재들을 북한이 어기는데 대해 중국은 그냥 넘어가자고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현 상황에서는 “현행 제재를 더욱 강력히 이행하는 것이 미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I think the best the U.S. can do is to argue for stronger enforcement of existing sanctions. After all, Russia and China as Security Council members have a legal obligation to enforce those resolutions by the Security Council and of recent years, they’ve increasingly worked with N Korea to evade those sanctions. I think it would be legitimate for the U.S. to expose and penalize foreign entities whose governments fail to live up to their Security Council obligations.”

아인혼 전 특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법적 의무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북한과 제재 회피 행위를 늘렸다”며 “미국이 안보리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해외 기업들을 공개하고 처벌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도 북한의 도발들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미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막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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