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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유엔의 ‘미사일 대응’…“긍정적이지만 효과 미약” 


지난 2018년 9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도 단순한 규탄을 넘어 유엔 차원의 실질적 조치를 모색하는 데 대해 긍정적인 변화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특히 안보리 결의를 추진하는 정면 돌파가 아니라 대북제재위원회의 재량을 이용하려는 ‘우회 전략’은 진지한 제재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북한을 비호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벽을 이번에도 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지배적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5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최근 4차례에 걸쳐 무력시위를 이어가자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유엔 안보리에서 20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지난주에도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비공개회의 소집을 주도했고 영국, 일본 등 5개국과 공동으로 규탄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도 유엔 차원의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건데, 전직 관리 등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런 대응의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19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이런 움직임이 유엔 차원의 추가 제재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But I think the Biden aministration is right, to at least send the signal that it's willing to seek additional international sanctions in response to ballistic missile tests…”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에 대응해 적어도 추가적인 국제제재를 기꺼이 모색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옳은 대응’이라는 평가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가능한 많은 나라가 규탄성명에 동참하도록 설득하고 협력”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응한 추가 유엔제재는 지지하지 않아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14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전임 트럼프 행정부 대응과 비교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을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 think it's a positive development over which Trump administration had done when North Korea did 26 short and medium range missile tests and in 2019, and another nine in 2020...”

북한이 2019년 26차례 중단거리 미사일, 2020년 9차례 미사일 시험을 했지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개인적인 관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이런 발사가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도 부인하려 했고 안보리 차원의 행동도 모색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이런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며 규탄했고, 지금은 유엔에서 행동을 추진하고 있다는 차이를 들었습니다.

또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MB), 중단거리 미사일 등 북한의 무력시위 수준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대응 체계’가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그 체계를 따르고 있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진단했습니다.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의 수미 테리 한국담당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대응 기조가 “북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는 일각의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거듭된 미사일 발사가 북한의 무기 역량 확대와 현대화의 일환”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북한을 향해 “우리는 이 문제를 진지하게 여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수미 테리 국장] “They understand that they are significant, because they are a part of North Korea's attempt to modernize and extend its program. And the Biden administration wants to show that they are serious about it….”

테리 국장은 나아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추가 긴장 고조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실험이 괜찮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는 한 단거리 미사일 등에 대한 추가 제재 등 유엔 안보리 차원의 구체적인 공동 대응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테리 국장은 내다봤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운데)가 10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안보리 비공개 회의를 마친 후, 미국과 알바니아, 프랑스, 아일랜드, 일본, 영국 등 6개국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운데)가 10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안보리 비공개 회의를 마친 후, 미국과 알바니아, 프랑스, 아일랜드, 일본, 영국 등 6개국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대응이 “예상 가능하고, 합리적이며, 반대할 수 없지만 가망이 없다”면서 “이것이 바로 북한이 기대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 “Our response is predictable, reasonable, unobjectionable—and unpromising. It is precisely what Pyongyang would have had to be expecting. There’s nothing wrong with that response as a short-term tactic.”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이런 대응이 “단기적인 전술로써 잘못된 것은 없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상호작용의 역학을 주도하게 하고 그들이 불쾌한 일을 할 때 상대적으로 약한 추가 제재로 단순히 대응하는 것은 진지하지도, 유망하지도 않은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영향이 없을 정도의 낮은 수준의 제재와 다소 거칠게 들리는 발언도 있었지만, 미국은 북한의 추가 실험 등을 저지하거나 중단시킬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문제에 더 급박한 바이든 행정부는 “솔직히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을 담당한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 분석관은 ‘강력한 성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구체적인 행동’이 동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관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북한 정권에 분명히 하기 위해선 신뢰할 수 있는 조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분명한 대응은 동맹과 파트너가 북한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 차원의 추가 조치가 쉽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존 제재의 이행 강화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인권 침해, 올해는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일부 북한 국적자만을 제재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북한의 위반을 지원하는 중국 은행, 사업체, 기관을 겨냥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수 김 분석관도 “북한과 그의 공모자들의 유엔 결의 위반인 무기 개발 등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의 특정 금융 기관을 겨냥한 제재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이 안보리가 아닌 대북제재위원회를 통해 북한 국적자 5명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의 합의가 필요하다”점을 거듭 상기했습니다.

[녹취: 세리모어 전 조정관] “I understand the way the committee operates, it still needs to have agreement from China and Russia in order to designate additional North Korean individuals or entities for sanctions.”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특히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의 추가 도발을 원하지 않으며, 또 추가 도발을 불러올 수 있는 유엔 제재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막후에서 북한의 추가 미사일 시험 단행을 억제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공격(attack)’으로 명명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놨습니다.

수미 테리 국장은 이 발언이 “즉흥적이거나 우연이 아닌 정책 수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수미 테리 국장] “I'm sure this is not accidental or coincidental. I'm sure this was decided on a policy level to call it that way to show that the US is taking it seriously.”

클링너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공격’은 “다른 나라나 표적에 대한 물리적 군사적 공격”을 말한다며, 이 ‘공격’ 발언이 “맥락상 국제질서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공격”을 의미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n the context of the speech, it was described as an attack on the international order or an attack on UN resolutions…”

반면 카지아니스 국장은 “잘못 말한 것”일 수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발적이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평화로운 한반도 현상 유지에 대한 공격이지만 ‘공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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