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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잇단 미사일 발사에도 북한 변호...미국 대북 제재 압박에 상황 관리 고심"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베이징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연초부터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지만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포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화에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임박한 중국도 상황 관리에 고심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이 올들어 4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 지난 17일 “한반도 정세가 오늘에 이르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며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북한만의 책임이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제재 유지와 독자 제재 강화, 한국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즉 SLBM 개발 등 무력 증강이 북한을 자극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관측입니다.

북한의 앞선 세 차례 탄도미사일 발사 때도 중국은 “툭하면 제재에 나서는 것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관련국들이 성급히 판단하거나 과격한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선을 긋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미-중 전략경쟁 격화가 중국의 태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신 센터장은 중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보름여 남은 상황임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 보다 대북 관계의 중요성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북한의 행보가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함께 하는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미국의 요청에 협조하기 보다는 북한의 명분, 그러니까 적대시 정책이라든가 제재에 관한 입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거죠.”

자오 대변인은 또 지난 16일 이뤄진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에 대해 “양측의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단둥에서 신의주까지 철도화물 운송이 이미 재개됐다”고 확인하면서 “양국의 정상적인 무역 왕래를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에 저촉되지 않는 정상적인 북-중 간 무역 거래의 재개는 그 자체로 법적 문제가 될 건 없지만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잇달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중 갈등과 북-중 밀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의 발사를 도발로 간주해 독자 제재를 취하는 한편 유엔 차원의 제재 강화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행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북-중 관계 전문가인 전병곤 박사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한반도의 긴장 고조는 중국으로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종인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예상보다 빨리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됐다며, 중국이 북한의 심각한 경제 상황을 배려하면서 가급적 상황을 안정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조치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전병곤 박사] “북한이 굉장히 힘든 상황에 있다는 것이고요, 그런 것을 중국 입장에선 도외시하지 않고 그것을 지원해줌으로써 북한을 좀 끌어 안고 또 베이징올림픽을 안전하게, 그러니까 커다란 도발이나 이런 걸 통해서 주변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방지하는 측면도 있지 않나 이렇게 분석이 됩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대북 압박 강화에 나선 미국으로선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가 달가운 일일 수 없다며 중국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중국에 대한 제재 카드를 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기후 문제 등 중국과의 협력 사안들이 얽혀 있어 대중 갈등 전선을 확대하는 데 조심스러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미국은 지금도 물론 충분히 중국을 많이 때리고 있지만 그 외에 불필요하게 중국을 때리는 것을 좀 자제하려고 할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해서 이런 전략무기를 시험발사할 경우에 제재와 억제력 강화 쪽으로 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동시에 북한 문제를 갖고 중국 때리기에 수단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봐야죠.”

이 때문에 중국도 북한을 비호하기만 할 수 없는 곤란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미국 재무부가 최근 독자 제재 대상에 올린 북한인 5명을 안보리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대해 중국도 고민이 깊을 것이라는 겁니다.

미 행정부는 앞서 북한과 러시아 국적자 등에 대한 독자 제재를 취하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단체 또는 개인에 대한 제재를 일컫는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 가능성을 시사해 사실상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유엔 차원의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경우 북한이 추가 도발로 대응해 나올 수 있어 중국으로선 진퇴양난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아무리 작은 제재라고 하더라도 추가 제재를 부과하면 북한이 여기에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요. 이 경우엔 더 자극하면 북한이 베이징올림픽 직전에도 통상훈련을 빙자해서 또 뭘 쏠 가능성이 생기거든요. 그렇다고 미국의 제안이나 입장을 일언지하에 거부하는 것은 또 미국을 자극하는 거거든요. 중국 귀책론으로 몰고 가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할 가능성, 이건 중국이 더 바라지 않는 거고요.”

신범철 센터장은 중국은 러시아와 공조하면서 미국의 추진하는 대북 제재에 호응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만큼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시간끌기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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