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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발사, 기술 개선 초점…대응 역량 강화해야"


6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극초음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6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극초음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는 단거리 시스템이더라도 한국과 일본 등에 군사적 위협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그런 만큼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군사 활동에 대한 외교적, 물리적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관계 등 한반도의 현 정세를 변화시킬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새해 첫 무력 행동에 나선 가운데,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도 우려 사안으로 특히 한국과 일본에 위협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5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단거리 미사일 시스템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우려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The short range systems are certainly of concern because they're violations of UN resolutions and they are yet another continuation of the development of more weapon systems that can more efficiently target South Korea and or Japan, but not necessarily meant as a message to the United States.”

특히 “이번 발사가 한국과 일본을 더 효과적으로 겨냥할 수 있는 더 많은 무기 시스템 개발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종종 미국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되곤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미국과 동맹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북한의 국방과학원이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으며 비행구간에서 초기발사방위각으로부터 목표방위각으로 120㎞를 측면기동해 700㎞에 설정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고 6일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의 진위 여부를 포함해 이번 미사일의 구체적 제원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종전선언에 대한 반대 표시, 북한 정권이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정권을 내버려 두라는 경고 등일 수 있지만, 그저 김씨 일가가 70년 동안 사용해온 ‘도발 각본’일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Most likely, it could be simply another page from the seven decades old Kim family regime provocation playbook. This last would likely be to try to convince the U.S. to offer concessions such as sanctions relief for a return to denuclearization negotiations. The usual blackmail diplomacy.”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특히 이번 경우는 “비핵화 협상 복귀를 위해 미국이 제재 완화 등의 양보를 제시하도록 압박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늘 봐왔던 “협박 외교”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지난해부터 계속된 미사일 활동의 일환으로, 장기 교착 상태로 접어든 미-북 관계의 현 상황을 변화시킬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게리 세리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단거리 미사일 등 이런 종류의 시험을 계속했다며 이번 발사도 북한엔 단지 “일상적이고 통상적인 미사일 활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don't see this short range missile test as anything out of the ordinary. I think it's just normal North Korean missile activity, it could be related to, you know, testing of certain technologies rather than any kind of a diplomatic signal.”

북한의 이번 발사가 “외교적 신호라기보다는 특정 기술의 시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의 한국담당 국장도 북한은 수십년 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는 등 “북한 군은 매우 현대화됐고, 미국, 한국, 중국 등과 같이 빈번하게 시험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I mean, they've had ballistic missiles for decades, and they have to test them. I mean, if there's specifically a signal here I mean, it does come at the end of very important meetings of Pyongyang. So that might be you know, a show of strength. But this is a very minor missile test. That's short range,”

카지아니스 국장은 다만 어떤 시사점이 있다면 이번 시험이 당 전원회의를 끝낸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힘을 과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지난해 수준의 대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에서 북한 문제를 다룬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당당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미사일에 놀라거나 어떤 식으로 반응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국장] “There was an impasse. There's a deadlock. These missile tests have not really changed the nature of any in any direction, either for declaration of end war or for more sanctions, any kind of real reaction.”

현재 미-북 관계의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런 종류의 미사일 시험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이나 혹은 추가 제재 등과 관련한 방향의 성격을 어느 쪽으로도 바꾸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바이든 행정부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에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유엔 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모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9월 말 북한이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을 시험발사해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의 요청으로 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공동성명 채택 등 구체적 조치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더욱 강력한 대응”을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26건, 2020년 9건의 미사일 발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심지어 ‘위반’이 아니라고 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적어도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면서 “개별적인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보다는 제재 이행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Biden should start tearing through sanctions against those entities, including Chinese banks that are violating US laws and or UN resolution. So we shouldn't wait for a provocation. It's kind of like if the police have evidence of that they can arrest violators, why wait for the next bank robbery or the next violation.”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은행을 포함해 미국법과 유엔 결의를 위반한 단체들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다른 도발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경찰이 증거가 있으면 다음 범죄를 기다리지 않고 범법자를 체포할 수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이 거듭된 미사일 발사로 군사적 위협을 제기하는 만큼 미국과 한국이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은 “군사적 힘을 과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강력함과 결의를 보여야 한다”며 “북한 요구에 따라 연합 준비태세 능력을 저하하는 연합훈련 축소 등 어떤 조치도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한국이 “도발의 성격에 따라 외교, 군사, 경제, 정보, 사이버, 혹은 이들의 결합 등 가장 적절한 수단을 사용하여 단호하게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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