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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북한 문제, 중국 협력 가능성 낮아져…한국,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따라야"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6일 브리핑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결정을 밝혔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6일 브리핑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결정을 밝혔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와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격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협력 가능성은 더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의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10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두 전직 당국자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님. 이런 종류의 보이콧은 우리가 자주 보지 못했는데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동의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긍정적인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진작에 했어야 하는 조치입니다. 저는 이번 행정부뿐 아니라 전임 미국 행정부도 베이징이 동계올림픽을 못 하도록 더 강력한 움직임을 보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올바른 행동입니다. 어쩌면 미국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죠. 너무 늦어서 영향이 줄긴 했습니다. 또 중국이 ‘너희 외교관들은 초대받지 못했다’고 말한 뒤에 나온 것이기도 하죠. 그래도 인권에 반하는 중국의 행동이 용납될 수 없다는 신호는 보냅니다. 모든 나라들이 동참해야 하는 일입니다. 앞으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위원들이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서 경기가 열리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많은 사람들은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어떻게 할지 궁금해합니다. 한국은 자신들이 직접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한국이 스스로 어려운 상황을 자처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경우 한국이 중국의 경제적 위협과 보복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 호주 그리고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행동을 취했죠. 정치적 혹은 외교적인 문제가 있을 때 경제적으로 대응을 했습니다. 따라서 한국도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로 인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옳은 일을 하는 것에 일어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이에 대한 대가가 있다고 할지라도 말이죠.”

진행자) 리비어 연구원님. 미국은 한국이 어떻게 하기를 기대한다고 보시나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미국은 한국 스스로가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할 겁니다. 파트너이자 동맹 그리고 주권 국가로서 말이죠. 하지만 저는 많은 미국 관리들의 마음 속에 그리고 전직 관리인 저도 한국이 굳게 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와 자유를 향한 지지라는 관점에서 말이죠. 우리는 한국이 오늘날 어떻게 이 자리에 있게 됐는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수십 년 전에 민주주의 국가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한국과 관련해 많은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한국인들이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관점에 맞서 옳은 일을 하길 바랍니다.”

진행자) 한국 관리들이 공개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올림픽 기간에 종전선언을 추진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널리 보도됐었습니다. 리비어 연구원님. 한국이 기회를 잃은 건가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는 조금 다르게 보고 싶습니다. 그게 많은 기회를 놓친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그 기회라는 것은 한국과 다른 나라들이 대북정책 측면에서 근본적인 실수를 피할 기회입니다. 만약 우리의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라면 사실상 핵 보유국이 됐고 그렇게 남기로 한 나라와의 평화선언이나 종전선언은 엄청난 실수가 될 것입니다. 또 북한의 핵무기 보유 상태를 영구적으로 만드는 셈이 될 겁니다. 사실상의 핵 보유국인 북한이 왜 핵 무기를 포기하려 하겠습니까? 미국과 한국이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말이죠. 저는 솔직히 우리 모두가 종전선언을 향한 과속 열차의 속도를 낮춤으로서 한국에 호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근본적인 실수일뿐 아니라 미한동맹의 안정성도 해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또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에 대한 근거도 훼손합니다.”

진행자) 클링너 연구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클링너 선임연구원) “저는 이런 점이 혼란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이인영 통일장관 그리고 다른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로 종전선언이 가져올 변혁적 효과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비핵화와 대화에서 중요한 도약을 이루고 한반도에서의 관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동시에 그들은 미국 관리 등에게 그 문서의 무용성을 강조합니다. 그저 외교적 제스처일뿐이라는 겁니다. ‘미군과 북한 군을 포함해 실제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인데 왜 서명을 안 하느냐’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욱 서명을 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종전선언은 도미노 효과 또는 정치적 압박을 수반합니다. 미군을 줄이거나 전반적인 동맹의 억지 역량을 축소하도록 하는 것이죠. 평화에 대한 위협 문제가 해소되기 이전부터 말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다르게 행동하길 바라는 단순한 문서 대신 북한이 서명한 모든 문서들 즉 ‘포괄적 비핵화’의 일환으로 평화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북한 문제가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연구원님. 이에 대한 협력을 기대하는 것은 이제 어려운 건가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그렇습니다. 아마 지난 수 년 동안 그랬던 것보다도 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2017년에 있지 않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옥죄는데 기꺼이 협조했던 때였죠. 중국은 다소 냉소적으로 현재 상황을 유리하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관련해서 말이죠. 동북아에서 미국의 전반적인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죠. 저는 북한과 관련해 우리가 중국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그 배는 이미 떠났습니다. 우리는 지금 매우 다른 지점에 있습니다. 북한 문제에서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진행자) 클링너 연구원님. 미국과 중국의 협력 없이 한반도 문제에서 이른 시일 내 진전을 보는 건 어려울까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미중 간의 긴장 관계로 인해 중국이 갑자기 한반도 문제에서 도움이 되지 않게 됐다는 건 잘못된 묘사입니다. 중국은 한 번도 도움이 된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해결책의 일부라기 보다 문제 자체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민주주의 정상회담’를 비난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님. 냉전 같은 상황이 다시 시작되는 건가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냉전이라는 말이 남용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중국이나 북한은 미국을 비판하기 위해 ‘신냉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한반도의 분단이 구시대적인 냉전적 사고 때문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분단은 2차 세계대전과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한반도에서의 많은 요인들 때문이었는데도 말이죠. 민주주의 국가들은 민주주의 위협에 오랜 기간 투쟁을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난 세기 동안 독일과 일본, 이탈리아에서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부상을 목격했죠. 이후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와 다른 나라들에 위협을 가하는 것도 봤습니다. 이런 목록은 계속 채워지고 있죠. 그리고 이제 역사는 주로 중국과 러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진행자) 리비어 연구원님. 냉전이라는 말이 남용되고 있나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1945년이나 1949년 또는 1953년과는 다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모순적이게도 이들 두 주요 강대국 미국과 중국은 매우 다른 정치 체계와 정치 철학을 갖고 있지만 많은 공통점도 있습니다. 두 나라가 맺고 있는 무역과 인적 교류는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사이에는 존재하지 않던 것들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매우 복잡합니다. 냉전이라는 용어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와 중국 사이에 있는 심각하고 잠재적인 위험한 경쟁을 과소 평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와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두 전문가의 대담은 한반도 시간 11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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