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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북한 노동신문의 '오미크론 5배 강력'은 잘못된 정보"


지난해 12월 북한 평양의 백화점 개장에 앞서 방역 요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북한 평양의 백화점 개장에 앞서 방역 요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5배 강력하다는 잘못된 정보를 보도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 (VOA)이 운영하는 사실 관계 확인 웹사이트 ‘폴리그래프’는 북한 관영매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보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폴리그래프’는 7일 “북한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틀렸다”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30일 북한 노동신문 영문 기사 내용을 지적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긴급 전염병 예방 노력이 더 강화됐다’는 제목의 영문 기사에서 “델타 변이보다 5배 강력한 새로운 코로나 변이가 나타나 심각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신문 영문판] “A new COVID-19 virus which is five times stronger than delta virus appeared in the world, arousing serious concerns.”

조선중앙통신도 29일 ‘대유행 전염병 전파상황에 대처한 비상방역사업 더욱 강화’ 기사에서 “세계적으로 또다시 델타 변이비루스보다 전염력이 5배나 강한 새로운 종류의 변이비루스가 발견되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폴리그래프’는 노동신문의 오미크론의 위험성에 대한 이런 주장은 ‘잘못됐다’(misleading)고 지적했습니다.

아직까지 오미크론이 델타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변이들보다 더 치명적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20여개의 변이가 생겼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들 중 대부분이 낮은 위협을 제기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가운데 인체 세포에 침투해 전파력과 위험성을 높이는 5개의 우려변이(Variants of Concern)가 지정됐으며, 그리스어 알파벳을 따라 알파, 베타, 감마, 델타 그리고 오미크론으로 이름 붙여졌습니다.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5배 강하다’는 북한의 주장은 자료 부족으로 입증할 수 없습니다.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우려변이 중 델타가 전파력과 위중증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미크론은 50개 이상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변이이며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다른 우려변이보다 더 위험하다고 입증할 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습니다.

이에 더해 과학자들은 오미크론이 델타 보다 위중증 위험도가 낮다는 초기 분석 결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오미크론의 존재를 처음 보건당국에 알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사 안젤리크 쿠체는 지난달 28일 BBC 방송에 환자들이 “매우 가벼운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남아공 의학연구위원회가 3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공 수도 츠와니 지역 병원에 11월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오미크론에 감염된 환자 166명 중 “대부분이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를 판단하기엔 몇 주가 걸릴 것이라면서도, 초기 징후들은 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파우치 소장] “But it appears that with the cases that are seen, we are not seeing a very severe profile of disease. In fact it might be and I underscore ‘might’ be less severe, as shown by the ratio of hospitalizations per number of new cases.”

파우치 소장은 “매우 심각한 증세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신규 감염 대비 입원률을 볼 때 증세가 약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남아공의 감염자들은 젊은이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며, 아직 초기 분석 결과일 뿐이라고 파우치 소장은 말했습니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같은 브리핑에서 아직 미국에서 오미크론 보다는 델타 변이로 인한 감염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월렌스키 국장] “It’s important to underscore that while much of the news is focused on the new Omicron variant, where we continue to learn more each day, I want to reiterate that our updated Nowcast from late last week continues to demonstrate that over 99% of sequenced cases in the U.S. continue to be from the Delta variant.”

지난 주 후반부터 취합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 감염의 99% 이상은 여전히 델타 변이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오미크론, 세계 57개국으로 확산

세계보건기구(WHO)는 8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서 오미크론이 57개국으로 확산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의 위험도가 델타보다 낮더라도 더욱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면서 입원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도 8일 화상 브리핑에서 각국이 병동이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행동에 나서서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드로스 사무총장] “The Omicron variant has now been reported in 57 countries and we expect that number to continue growing. Certain features of Omicron, including its global spread and large number of mutations suggest it could have a major impact on the course of the pandemic. Exactly what that impact will be is still difficult to know.”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오미크론 감염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미크론이 전 세계에 확산되고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코로나 국면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따라서 각국이 대응책을 재정비하고 코로나 진단 등 공중 보건 조치들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8일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2억 6천790만명이 코로나에 감염됐으며 누적 사망자는 529만명에 달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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