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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20% 농축 우라늄 생산 시작…EU, 대규모 국제 투자 전략 발표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걸려 있는 이란 국기 (자료사진)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걸려 있는 이란 국기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대규모 국제 투자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해외에서 체포된 타이완 출신 범죄용의자들이 대거 중국으로 인도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이 ‘포르도 농축시설(FFEP)’에서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일 발표했습니다. 포르도 농축 시설은 이란 북동부 산악지대 땅 밑에 있는 우라늄 농축 공장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열리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7차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 보수 성향의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승리하면서 약 5개월간 중단됐다 이번 주 재개됐는데요. 이란이 계속해서 핵 합의를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 전망이 더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IAEA의 발표 내용 좀 더 자세히 살펴보죠.

기자) 네. IAEA는 이란이 포르도 핵 시설에 있는‘IR-6’형 원심분리기 166기로 만든 1개의 ‘캐스케이드(Cascade)’에서 농도 20%의 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IR-6형은 1세대 원심분리기인 IR-1형보다 고성능이기 때문에 우라늄 농축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진행자) 포르도 핵 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 생산 활동을 하는 건이란 핵 합의 위반 사항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5년 이란이 주요 6개국과 체결한 ‘이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포르도 핵 시설에서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고농축 우라늄 생산 활동을 일절 할 수 없고요. 민간용, 경제적인 목적으로 재래식 IR-1형을 이용한 저농축 우라늄 생산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란 핵 합의가 허용하고 있는 농축 상한선은 3.67%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전에도 이란이 포르도 핵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계속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포르도에 있는 IR-1형 재래식 원심분리기를 주로 이용했고요. 일부 IR-6형을 이용한 농축 우라늄은 비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IAEA는 보고서에서 94개의 IR-6형 원심분리기로 제작된 캐스케이드는 아직 가동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IAEA의 새 보고에 대해 이란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이란은 IAEA의 보고는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은 판에 박힌 통상적인 보고서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트위터에, 이란 핵 활동에 대한 IAEA의 최근 보고서는 정기적인 검증에 따른 갱신 내용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원자력기구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란의 최신 동향은 결코 진부하지 않다면서 거듭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반드시 사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그로시 총장이 이란도 방문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23일 그로시 총장이 이란을 방문해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신임 원자력청장, 호세인 아미르압룰라히안 신임 외무장관 등과 만났습니다.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앞두고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데요. 그로시 총장은 에슬라미 원자력청장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당시 양측이 입장차를 드러낸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에슬라미 청장은 이란 핵과 관련해 서방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이미 이란 핵 합의에서 다 종결된 사안으로서 ‘우리는 오늘 그것을 끝내기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그로시 총장은 현시점에서 공통점을 찾기 위해 계속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다음 날 IAEA 이사회에 방문 결과를 보고하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2일로 협상 나흘째를 맞았는데요. 이란이 핵 합의 상대국들에 2개의 초안을 제출했다고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핵 협상 대표가 밝혔습니다. 바게리카니 대표는 기자들에게 상대국들은 이제 이란이 제안한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이 제출한 2개의 초안은 각각 서방의 제재 해제와 이란 핵 활동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으로 가봅니다. 유럽연합(EU)이 대규모 대외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부가 1일, 3천억 유로 (미화 3천4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국제 투자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EU는 이 전략에 ‘글로벌게이트웨이(Global Gateway)’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진행자) ‘글로벌게이트웨이’의 목표가 뭔가요?

기자) 네. ‘세계적 관문’이라는 의미를 지닌 글로벌게이트웨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유럽과 국제 사회의 협력 지점을 넓혀 유럽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는데요. 앞서 EU 집행부는 이를 위한 새로운 인프라 연결 구상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글로벌게이트웨이에 담긴 사업 내용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오는 2027년까지 유럽의 공급망 강화, 국제 무역 촉진, 기후 변화 대응 등에 초점을 맞추고요. 디지털, 에너지, 교통 등의 물리적 인프라는 물론, 교육, 보건, 연구 등의 분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다는 내용인데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일 글로벌게이트웨이는 ‘진정한 대안’이라면서 “각국은 진실로 보다 나은, 다른 제안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글로벌게이트웨이가 어떤 것에 대해서 진정한 대안이라는 건가요?

기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글로벌게이트웨이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견주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3년부터 중국과 다른 나라들을 연결하는 이른바 ‘일대일로’ 사업을 출범시켰는데요. ‘일대’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 ‘일로’는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뜻합니다. 중국은 특히 개도국의 철도, 다리, 항만 등 인프라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데요. 일대일로를 통해 경제적 이익과 함께 외교적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기자회견 발언,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글로벌게이트웨이는 제3국이 부채 문제를 겪지 않도록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EU 관리들은 중국과 달리 글로벌게이트웨이는 각국 정부에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나라들의 부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일대일로에 참여한 중저소득 국가의 숨겨진 부채가 3천850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투명하지 않고 우호적이지 않은 자금 제공으로, 아프리카 같은 가난한 나라들이 거대한 채무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진행자) EU는 이 글로벌게이트웨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예정인가요?

기자) 투자 자금은 보조금과 융자 등의 형식으로, EU 회원국 정부와 금융 기관, 회원국 개발 은행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EU 집행위원회는 민간 기업들의 투자 참여도 촉구하고 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10월 10일 중화민국 수립 기념 행사에서 중국의 군사, 외교적 압박에 맞서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자료 사진)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10월 10일 중화민국 수립 기념 행사에서 중국의 군사, 외교적 압박에 맞서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해외에서 붙잡힌 타이완인 범죄용의자들이 중국으로 인도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스페인에 근거를 둔 인권단체인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1일 발표한 보고서에 실린 내용인데요. 보고서는 2016년부터 2019년 사이에 해외에서 체포된 타이완인 범죄용의자 600명 이상이 중국으로 인도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인 용의자들을 왜 중국에 인도하는 겁니까?

기자) 네. 타이완이 중국 영토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근거한 겁니다. 그러니까 범죄용의자가 타이완 사람이라도 타이완이 중국 영토니까 이 사람들을 중국에 인도한다는 말입니다.

진행자) 이 논리에 따르면 타이완은 자국민에 대한 사법권을 행사할 수 없는 처지가 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정부는 1일 관련 보도에 대해 “해외에서 범죄에 연루된 타이완 시민에 대한 사법권은 중국에 없다”라면서 “재판을 위해 중국 정부가 이들을 타이완에 송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 입장은 뭔가요?

기자) 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보도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 범죄인 인도협정 같은 것이 없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있었습니다. 양측은 지난 2009년 해외에 있는 용의자들을 각각 출신지로 돌려보내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16년 현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선거에서 승리한 뒤부터 중국이 점점 이 합의를 어기기 시작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이 심지어 몇몇 나라에 타이완인 용의자들을 자국에 인도할 것으로 압박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이 다른 나라를 압박한 사례가 실제로 있었던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타이완 정부와 유엔인권이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이나 캄보디아 등 몇몇 나라에 대부분 통신 사기에 연루된 타이완인 수백 명을 자국에 인도하도록 압박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으로 간 타이완인 용의자들은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네. 이들이 나중에 어떻게 됐는지는 자세한 정보가 없습니다. 하지만,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보고서는 이들이 자의적인 구금이나 고문, 강제실종, 또 강제 자백 등에 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인 용의자들을 가장 많이 중국에 인도한 나라는 어딘가요?

기자) 네. 스페인이 200명 이상을 중국 측에 인도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7년 스페인 법원은 사기 범죄 용의자인 중국인과 타이완인 121명을 중국으로 송환하라고 판결한 바 있는데요. 당시 스페인 법원은 역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언급했습니다. 반면 작년 체코 대법원은 고문 위험과 열악한 인권 상황 등을 이유로 타이완인 8명에 대한 중국 측의 인도 요청을 기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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