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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가 안정 위해 주요국 결집...'민주주의 정상회의' 타이완 초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적 비축유 5천만 배럴 방출을 지시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적 비축유 5천만 배럴 방출을 지시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치솟는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주요 국가 결집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전략적 비축유 5천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다음 달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타이완을 공식 초청했습니다. 다음 주 재개되는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앞두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장이 이란을 방문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국제 유가가 최근 몇 달째 고공행진 중인데요. 미국 정부가 유가를 잡기 위해 발 벗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23일 ‘전략적 비축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 SPR)’ 5천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직접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며, 다른 나라들도 유가 안정을 위해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략적 비축유’라는 게 뭐죠?

기자) 네. 석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물량을 말합니다. 가령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하거나 자연재해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미리 마련해두는 건데요. 미국의 경우 약 6억 배럴, 한달 정도 물량을 비축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국제 유가 흐름이 전략적 비축유를 풀만큼 심각하다고 보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원유 가격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요. 휘발유 소매가격은 지난해 60% 이상 오르면서 2000년 이후 가장 빠른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원유 가격이 이렇게 급상승하는 이유가 뭐죠?

기자) 가장 큰 원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각국 공장들이 문을 닫고 일상이 마비되면서 원유 소비가 급감했는데요. 그러자 산유국들도 원유 생산을 감축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세계 경제가 기지개를 켜면서 원유 수요가 다시 크게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산유국들이 증산하지 않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유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가가 급격히 상승하면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당장 일반 소비자들부터 큰 고통을 겪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간 산유국들 모임인 ‘OPEC+’에 증산을 요청해왔는데요. 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오지 않자 다른 나라들에 공조를 타진했고요.지난주부터 일부 국가가 미국의 요청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들이 미국의 요청을 받았습니까?

기자) 일본, 한국, 영국, 인도, 중국 등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들 나라를 하나씩 열거하면서 유가 안정을 위해 비축유 방출 조처에 함께 하기로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국가들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열거된 국가들 가운데 가장 먼저 구체적인 방출 규모를 밝힌 나라는 인도입니다. 인도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비축유 5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조처는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 에너지 소비국들과의 협의하에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인도 외 다른 나라는 아직 구체적인 방출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24일 기자들에게 “수십만 킬로리터를 방출할 계획”이며 아직 방출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1킬로리터는 약 6.3배럴입니다. 앞서 일본 니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약 420만 배럴을 방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 발표도 들어보죠.

기자) 네. 한국은 지난주 미국 정부 요청을 받고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한국 외교부는 24일, 국제 공조 필요성과 미-한 동맹 중요성 등을 고려해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도 아직 구체적인 방출 규모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주도했던 이전 사례와 비슷한 수준으로 방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국제 사회가 전략적 비축유 방출과 관련해 공조한 적이 있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991년과 2005년, 2011년 등, 중동에서 전쟁이 나거나 산유국 자연재해 등으로 각국이 비축유를 방출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국제에너지기구가 주도해 공조한 것이고요. 이번에는 미국 주도로 각국이 공조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과 전방위적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이 동참하기로 했다는 게 눈에 띄네요?

기자) 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4일 기자브리핑에서, 비축유 방출을 확인하고, 방출 규모나 시기는 적절한 시점에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은 실제 상황과 수요에 따라 비축유를 방출할 것이라고 강조해 미국과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주요 국가들이 공조에 나서고 있는데, 유가가 좀 잡힐까요?

기자) 썩 긍정적인 전망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이 풀 수 있는 비축유 물량이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OPEC+는 다음 달 2일 관련 정책을 논의할 예정인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방침을 바꿔 증산할 거라는 징후는 보이지 않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자료 사진)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주요 국제 행사에 타이완을 공식 초청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달 9일과 10일 이틀 일정으로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열리는데요. 미국 국무부가 23일 공개한 약 110개국 초청 명단에 타이완이 올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주의 정상회의’라는 게 어떤 행사입니까?

기자) 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을 규합해 권위주의 체계에 맞서자는 취지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구상한 국제회의입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 대선 공약이기도 한데요. 민주주의 정상회의라는 새로운 최고위급 행사를 마련해, 동맹국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도력을 공고히 한다는 목적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 행사가 첫 번째 모임이 되는 건데, 어떤 나라들이 초청됐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우선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과 일본 같은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들이 초청됐고요. 중국, 태국, 베트남 등은 초청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등 민주주의가 성숙했다는 평가를 받는 나라들은 물론,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나라들도 초청됐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벨라루스 등은 제외됐습니다.

진행자) 중동에서는 어떤 나라들이 초청됐습니까?

기자) 네. 중동 국가들 가운데 초청 명단에 오른 나라는 3개국에 불과합니다. 이스라엘과 이라크, 파키스탄이고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집트 등은 명단에 없습니다.

진행자) 행사 명칭에 걸맞게 민주주의와 인권 침해 지적을 받는 나라들은 많이 제외된 것 같은데요. 미국의 공식 초청을 받은 타이완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타이완 총통실은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타이완을 초청해 준것에 감사를 표하면서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에 대한 타이완의 노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상회의’인데, 타이완에서는 차이잉원 총통이 참석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타이완은 차이잉원 총통 대신 장관급인 오드리 탕 디지털정무위원과 샤오메이친 ‘주미타이완경제문화대표처(TECRO)’ 대표가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가능한 한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타이완의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반응도 보죠.

기자) 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기자들에게, 미국은 자국의 이익과 지정학적 목표를 은폐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은 결코 분리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모하마드 에슬라미 신임 이란 원자력청장이 23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모하마드 에슬라미 신임 이란 원자력청장이 23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장이 이란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3일 이란을 방문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이란을 방문한 건 지난 2월 이후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진행자) 이번 방문 목적은 뭔가요?

기자) 29일 재개되는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앞두고 이란 정부에 IAEA 사찰을 보다 확대하라고 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 방문에 앞서 22일 트위터에 “유익하고 협력적인 대화 채널을 구축해 IAEA가 이란에서 검증 활동을 재개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IAEA가 지금 이란에서 사찰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후, 핵 합의 이행 사항을 순차적으로 파기했고요. 지난 2월에는 IAEA 사찰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당시 그로시 사무총장이 급하게 이란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이란 당국자들과 줄다리기 협상 끝에 3개월짜리 임시 사찰을 허용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는데요. 이란은 IAEA가 이란 핵시설에 설치한 감시카메라 촬영본을 보관했다가 대이란 제재가 풀리면 IAEA에 제공하기로 했습니다.하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자 예고한 대로 지난 5월, IAEA 사찰을 종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사이에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핵 합의 당사국들과 이란은 지난 4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출범 전부터 이란 핵 합의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협상에 간접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별 진전 없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도 정권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6월 대선에서 강경 보수 성향인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압승을 거뒀고요. 그러면서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도 중단된 건데요. 이달 말 재개되는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이란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겁니다.

진행자) 협상에 앞서,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이란 당국자들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그로시 사무총장은 모하마드 에슬라미 신임 이란 원자력청장,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신임 외무장관 등을 만났는데요.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고요. 그로시 사무총장과 에슬라미 원자력청장이 회담 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에슬라미 청장은 이 자리에서, 일부는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고, 일부는 이미 과거에 종결된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종결됐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기자) 이란 핵과 관련해 서방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이미 지난 2015년 체결한 이란 핵 합의에서 다뤄졌고 종료된 사안이라는 겁니다. 에슬라미 청장은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그것들을 끝내기로 합의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로시 총장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그로시 총장은 회담이 매우 진지했다고 설명했지만,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장만큼 확정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고요. 다만 현시점에서 공통점을 찾기 위해 계속 협상하고 있다며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는데요. 다음 날(24일) IAEA 이사회에 " 방문 기간 최선을 다했지만 이란과 다양한 핵 문제를 해결할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라고 보고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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