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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용사, 70년 만에 '신원 미상' 묘지에서 고향으로


지난 2018년 8월 하와이 펄하버-히컴 합동기지에서 열린 미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과 필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존 크레이츠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부국장이 유해가 담긴 관을 향해 예우를 표했다.
지난 2018년 8월 하와이 펄하버-히컴 합동기지에서 열린 미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과 필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존 크레이츠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부국장이 유해가 담긴 관을 향해 예우를 표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2구의 신원이 최근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한 명은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국립묘지인 ‘펀치볼’에 약 70년 동안 신원 미상으로 묻혀있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2구의 신원이 최근 추가로 확인됐다고 17일 발표했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미군은 1950년 7월 11일 실종 보고된 레온 클레벤저 상병과 1950년 12월 1일 실종된 하워드 벨든 병장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더럼 출신인 클레벤저 상병은 육군 제24보병사단 제21보병연대 3대대 소속으로 21세에 한국전에 참전했습니다.

클레벤저 상병은 한국전 당시 남한의 조치원읍 전의면에서 북한 인민군에 맞서 싸우던 중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육군은 클레벤저 상병의 행방에 대한 추가 정보가 없자 1953년 12월 그를 전사자로 처리했습니다.

클레벤저 상병의 유해는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최근 신원이 확인된 또 다른 미군인 벨든 병장은 뉴욕주 헤이그 출신으로, 19살에 육군 제7보병사단 제31보병연대 소속으로 한국전에 참전했습니다.

벨든 병장은 장진호 전투에서 부대가 적군의 공격을 받던 중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고, 전투 직후 벨든 병장의 유해는 수습되지 않았습니다.

벨든 병장의 유해는 2018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미국에 넘긴 한국전 참전 유해가 담긴 55개의 상자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벨든 병장의 유해는 정황 증거뿐 아니라 DPAA 과학자들의 인류학적 분석과 동위원소 분석, 국군 검시시스템의 DNA 분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벨든 병장의 유해는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클레벤저 상병의 유해는 70년 전인 1951년 11월 클레벤저 상병이 숨지기 전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에서 약 3마일 떨어진 마을에서 수습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유해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추가 분석을 위해 한국 부산에 있는 탕곡 미군 묘지에 이어 일본 고쿠라에 있는 미 육군 중앙신원확인소에 보내졌습니다.

클레벤저 상병의 유해는 당시 한국과 일본에서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고, 결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국립 태평양 기념 묘지 ‘펀치볼’에 신원 미상으로 묻혔습니다.

션 에버렛 DPAA 대변인에 따르면 클레벤저 상병의 유해는 DPAA가 펀치볼에 묻힌 신원 미상의 모든 한국전 참전용사 신원 확인을 목표로 약 3년 전부터 진행 중인 ‘한국전 참전용사 발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녹취:에버렛 대변인] “We currently have a project that we call the Korean War Disinterment Project. And the point of that project is to disinterring all of the Korean War unknowns from the Punchbowl and attempting to identify all of them, and that's where we identified Corporal Clevenger.”

클레벤저 상병의 경우 1951년 11월 수습된 유해의 신원이 70년이 지나서 확인된 겁니다.

에버렛 대변인은 1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클레벤저 상병의 경우처럼 유해 수습부터 신원 확인까지 수 십 년이 걸린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는 유해에서 DNA 표본을 추출해 가족들의 DNA 표본과 비교하는 신원 확인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에버렛 대변인] “One of them is having the technology to be able to identify those, those people. That's one. So especially like the DNA, the DNA evidence as well as some of the other lines of evidence that we use, but especially the DNA evidence, having the technology to be able to do that.”

과거 1950년대 신원 확인은 주로 유해에 대한 법의학적 분석과 치아 기록 등에 의존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DPAA가 펀치볼에 묻힌 유해 발굴 승인을 받으려면 신원 확인 성공 가능성이 꽤 높다는 과학적, 인류학적, 역사적 증거들이 충분함을 사전에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유해 발굴부터 신원 확인 분석에 들어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에버렛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에버렛 대변인에 따르면 펀치볼에 묻힌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867명의 유해 중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미군은 200여 명입니다.

DPAA 웹사이트에 따르면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중 현재까지 약 600명의 신원이 확인됐을 뿐 약 7천600 명은 여전히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8년 북한이 미국에 넘긴 55개 상자에서는 지난 9월 28일 기준 미군 총 77명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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