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캘리포니아주의 이색 법...2년 만에 재개된 뉴욕 마라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캘리포니아주의 이색 법...2년 만에 재개된 뉴욕 마라톤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09:54 0:00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최근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주지사가 일부 새로운 주법에 서명했는데, 특이한 내용을 담고 있어 전국적으로 관심이 모아집 지난해 신종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해 취소됐던 뉴욕 마라톤 대회가 2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최근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주지사가 일부 새로운 주법에 서명했는데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법의 내용과는 조금 다른, 특이한 내용을 담고 있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새로운 주법은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주민들 사이에 의견 차이를 보이며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한데요. 과연 어떤 내용이기에 이렇게 주목을 받는 걸까요?
캘리포니아주 '타겟' 매장에 여자 어린이용 장난감 코너가 따로 마련된 모습.
캘리포니아주 '타겟' 매장에 여자 어린이용 장난감 코너가 따로 마련된 모습.

“첫 번째 이야기, 캘리포니아주의 이색 법”

[현장음: 캘리포니아 거리]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섬 주지사가 여러 가지 주법에 서명했습니다. 새로 시행에 들어가는 법 가운데는 여성 위생용품에 관한 것도 있는데요. 앞으로 캘리포니아주 내 공립 학교와 대학교의 화장실에 생리대를 무료로 비치한다는 내용입니다.

여성들이 월경할 때 필요한 생리대 사용을 인간의 기본권으로 규정해 화장실 상비품으로 두게 하는 건데요.

[녹취: 엘란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주민인 엘란다 씨는 생리대가 화장실에 무료로 비치되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여성으로서 때때로 적절한 생리용품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학교 화장실에서, 그것도 무료로 얻을 수 있다면 더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주 의회 내 민주당 소속 의원이 발의했고, 민주당 소속의 주지사가 서명한 이 법은 하지만, 보수 성향의 정치인이나 주민들로부터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 정치인 아그네스 기보니 씨도 새 법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녹취: 아그네스 기보니]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기보니 씨. 법 이행에 들어가는 예산은 다 주민들의 세금으로 이뤄진다는 주장인데요. 캘리포니아의 납세자들이 왜 누군가의 생리용품 비용까지 내줘야 하나며, 바보 같은 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법은 또 있습니다.앞으로 주 내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 ‘성 중립 장난감 코너’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인데요.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행되는 이 법은 매장 내 여자와 남자아이의 장난감 구별을 완전히 금지하는 건 아니지만, 500명 이상의 직원이 있는 매장은 점포 내 ‘성 중립 장난감 코너’가 있어야 합니다. 이 법은 2024년부터 시행될 예정인데요.

[녹취: 엘란다]

주민인 엘란다 씨는 남자, 여자를 구분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장난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 중립 판매를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성 중립 장난감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움직임이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뉴섬 주지사는 최근 주내 공립 고등학교에서 ‘인종학’ 과목 수강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에도 서명했습니다. 미국에서 인종학 과목을 고교 필수과목으로 제정한 건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인데요. 오는 2025년~2026년 학기부터 공립 고등학교 학생들은 아시아계와 흑인, 중남미계, 원주민 등 소수계들의 역사와 사회 기여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 인종학 과목을 이수해야만 고교 졸업 요건을 갖출 수 있습니다.

이 법 역시 보수 성향과 민주 성향 주민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녹취: 트로이]

로스앤젤레스 주민인 트로이 씨는 인종학 수업이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많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이웃에 소수계 주민이 없는 이상,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알아가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인종학 수업은 나쁠 게 없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녹취: 브라이언]

또 다른 지역 주민인 브라이언 씨 역시 본인은 흑인이지만, 정작 학교에서 인종학을 배워본 적이 없다며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야 관련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인 기보니 씨는 이 수업에 대해 역차별적인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녹취: 아그네스 기보니]

현재 주 정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의 역사를 조금씩 없애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법은 원주민이나 아프리카계, 중남미계나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공헌과 고난에 관한 수업이 없이는 학생들이 미국의 역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백인에 관해서는 왜 배우지 않느냐면서, 인종차별적인 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외에도 뉴섬 주지사는 일회용품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는데요. 내년부터 주내 식당들은 손님이 요구하지 않는 한, 일회용 봉지 케첩을 포함해 플라스틱 포크 등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성용품에서부터 일회용 케첩까지, 캘리포니아주의 새로운 주 법엔 이색적인 내용도 많고 또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시행되는 법들도 많은데요. 여러 논란을 극복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2년 만에 재개된 뉴욕 마라톤”
지난 7일, '뉴욕 마라톤 대회'를 응원하기 위해 뉴욕 시내에 응원 인파가 몰려들었다.
지난 7일, '뉴욕 마라톤 대회'를 응원하기 위해 뉴욕 시내에 응원 인파가 몰려들었다.

지난 7일, 미 동부의 대도시 뉴욕에선 길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환호성과 격려의 외침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바로 세계 최대 마라톤 대회 가운데 하나인 ‘뉴욕 마라톤 대회’가 열렸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신종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해 취소됐던 뉴욕 마라톤 대회가 2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뉴욕 마라톤 대회는 아직 팬데믹이 종식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평소보다 작은 규모인 3만3천 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치러졌는데요. 하지만 마라톤 주자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습니다.

[녹취: 라마타]

응원을 나온 라마타 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과 어울릴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했는데요.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은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로부터 브루클린, 퀸스, 맨해튼으로 이어지는 42km의 구간 곳곳에 서서 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

[녹취: 라마타]

라마타 씨는 작년엔 경기가 취소돼 서운했는데 이렇게 대회가 재개되어 기쁘다며, 특히 자신은 케냐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대회는 전 세계에서 온 마라톤 주자들이 함께 달렸는데요. 라마타 씨의 응원 때문일까요? 남자부와 여자부 우승자는 모두 케냐에서 온 선수들이었습니다.

여자부 우승자인 페레스 젭치르치르 선수는 올해 28살로, 2시간 22분 39초 만에 결승점을 통과했는데요. 젭치르치르 선수는 같은 해에 올림픽과 뉴욕 마라톤 대회 우승을 동시에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됐습니다.

그리고 남자부 우승자는 27살인 앨버트 코리르 선수로 2시간 8분 22초 기록을 세웠는데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준우승에 이어 올해 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습니다.

뉴욕 마라톤 대회는 선수로 출전한 마라톤 주자들도 기다렸겠지만, 뉴욕 시민들 역시 감격해 했는데요.

[녹취: 뉴욕 시민들]

뉴욕 시민들은 매년 뉴욕 마라톤 응원을 나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다시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다시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을 보니 너무나 기쁘다고 했는데요. 뉴욕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뉴욕이 돌아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