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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우크라이나 IT 전사...AI 영화 더빙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우크라이나 IT 전사...AI 영화 더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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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되면서, 사이버공간에서 우크라이나 지원군으로 나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돕기 위해 참전하는 지원군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현지가 아닌 사이버공간에서 지원군으로 나선 사람들도 있는데요. 첨단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민간 기업들과 개인들이 나서서 우크라이나를 소리 없이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니아 IT 전사로 지원한 거나디 걸랜터 씨가 러시아 선전 매체 사이트를 해킹하고 있다.
우크라니아 IT 전사로 지원한 거나디 걸랜터 씨가 러시아 선전 매체 사이트를 해킹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우크라이나 IT 전사에 합류한 실리콘밸리 기업인"

[현장음: 우크라이나 현지]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우크라이나 지원군으로 자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지난 2월 말, 인터넷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IT 군을 만들고 있고, 디지털 인재가 필요하다”며 사이버군 지원을 요청했는데요. 이 소식을 들은 거나디 걸랜터 씨는 즉각 IT 전사로 자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걸랜터 씨는 지금은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며 첨단기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서 IT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걸랜터 씨는 매일 자신에게 떨어진 지령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했습니다.

[녹취: 거나디 걸랜터]

우크라이나 측에서 목록을 모아서 어떤 임무를 해야 하는지 보내오는데, 그 목록을 보고 개인이 집에서 또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원격으로 작전을 수행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오늘 걸랜터 씨의 공격 대상은 러시아 정부 언론인데요. 걸랜터 씨의 무기는 총이 아닌 해커들이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 거부 공격(Denial of Service attack)’입니다. 영어 약자로 ‘도스(DoS)’ 공격이라고 하는 이 기술은 네트워크를 차단시켜서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죠.

[녹취: 거나디 걸랜터]

걸랜터 씨는 러시아 선전 매체의 한 사이트에 접속했는데요. “특별 작전으로 러시아가 세상을 구하고 있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려있는데요. 이 사이트를 막을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걸랜터 씨는 해당 사이트를 해킹해 들어갔고, IT 전사들의 공격을 받는 주소창은 결국 막혔는데요. 이제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다는 문구만 뜹니다.

걸랜터 씨는 이런 사이버 공격이 임시방편이긴 하지만, 러시아 국민에게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요.

[녹취: 거나디 걸랜터]

사이버 공격이 계속 이어지면 러시아에서의 삶이 점점 더 불편해질 것이고, 사업을 하는 데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걸랜터 씨는 IT 전사들은 러시아인들을 동요하고 자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일에 불만을 품고 행동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걸랜터 씨는 흑해에 접한 우크라이나 항만 도시 오데사에서 자랐습니다. 미국에 건너와서도 사업차 고향을 자주 방문했다고 하는데요. 마지막으로 고향을 찾았던 건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라고 했습니다.

[녹취: 거나디 걸랜터]

걸랜터 씨는 당시 어머니 묘지를 찾았는데요. 다시 이곳을 찾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59세인 걸랜터 씨는 전쟁이 발발하자 우크라이나에 남아서 군에 지원하는 것도 고려했다는데요.

[녹취: 거나디 걸랜터]

하지만 자신에겐 아내와 딸이 있고 또 기업체도 있다 보니 우크라이나에 남아서 싸울 수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돌아온 걸랜터 씨는 이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사이버 전사가 되어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고 있죠.

걸랜터 씨는 러시아 국민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측의 정보만 접하고 있다며, 다음 목표는 IT 전사들이 우크라이나 사이버보안을 강화하고 또 러시아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거나디 걸랜터]

걸랜터 씨는 IT 지도자들이 사이버 쪽에서 정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자신은 그저 한 개인에 불과하지만, 애국자이기 때문에 모국을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플로리스(Flawless)' 직원이 배우의 표정과 입모양을 분석해 더빙하고 있다.
'플로리스(Flawless)' 직원이 배우의 표정과 입모양을 분석해 더빙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AI 기술로 완성하는 영화 더빙"

첨단 과학 기술 용어 중에 ‘딥페이크(Deepfake)’라는 것이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심층 학습(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합성어인데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활용한 이미지 합성 기술이죠. 기존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한 부위를 마치 영화의 컴퓨터 그래픽처럼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편집물들 보면 너무나 정교해 진위를 가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 딥페이크 기술은 범죄에도 활용돼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한데요. 반면, 딥페이크의 유용한 쪽을 활용하면 획기적인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영화 더빙이죠.

[배경음: 할리우드 영화 더빙]

다른 나라 영화를 볼 때 필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자막과 더빙. 그런데 자막의 경우 화면을 가린다는 이유로 싫어하는 사람이 많죠. 그리고 더빙은 그런 불편함은 없지만, 배우의 입 모양과 말이 맞지 않아 어색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번역을 잘한다고 해도 다른 언어로 후시 녹음을 하다 보면 입모양을 딱딱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요.

[녹취: 스콧 맨]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 스콧 맨 씨 역시 자신의 영화가 다른 언어로 더빙된 걸 보고는 입 모양과 대사가 너무 달라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맨 감독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는데요. 결국 ‘결함이 없다’ 뜻의 ‘플로리스(Flawless)’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됩니다. 이 회사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배우의 얼굴과 대사를 완벽하게 맞추고 있죠.

[녹취: 스콧 맨]

맨 감독은 이 기술은 화면을 매우 정밀하게 분석하고 배우가 말하는 방식까지 이해한다고 했는데요. 배우 입 모양을 정교하게 수정해서 더빙한 대사와 입 모양을 맞춘다고 했습니다.

플로리스는 더빙을 위해 현지 언어가 가능한 성우를 쓰는데요. 딥페이크를 활용하는 또 다른 회사인 ‘딥덥(Deepdub)’의 경우 성우가 아닌 배우 본인의 목소리를 활용해 더빙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녹취: 오즈 크라카우스키]

딥덥의 오즈 크라카우스키 씨는 언어 번역에 사용될 ‘음성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2분~5분 정도 되는 배우의 목소리 샘플만 있으면, 배우 본인 목소리로 다른 언어 더빙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요즘은 전 세계 영화나 연속극을 찾아볼 수 있는 영상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다른 언어의 영화를 보는 것이 흔한 일이 됐는데요. 일례로 ‘기생충’, ‘오징어게임’같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죠.

이렇게 영상물에 있어 국가 간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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