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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우크라이나를 돕는 뉴욕시민들...아시아계 올림픽 스타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우크라이나를 돕는 뉴욕시민들...아시아계 올림픽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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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뉴욕에서 모금 운동에 수많은 사람이 동참해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피란민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미국에서는 우크라니아 피란민들 그리고 우크라이나 현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구호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미 동부의 대도시 뉴욕에서는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모금 운동에 수많은 사람이 동참하면서 우크라이나에 현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 시내 다니엘라 마티코 씨의 아파트 복도에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한 구호 물품이 쌓여있다.
뉴욕 시내 다니엘라 마티코 씨의 아파트 복도에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한 구호 물품이 쌓여있다.

"첫 번째 이야기, 우크라이나를 돕는 뉴욕 시민들"

[현장음: 다니엘라 마티코 씨 집]

다니엘라 마티코 씨가 자신의 방을 보여줍니다. 뉴욕시 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 방 하나에서 우크라이나 인들을 돕기 위한 구호 활동이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생필품을 기부받아 이 방에 쌓아두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녹취: 다니엘라 마티코 씨]

처음에는 친구들, 엄마의 친구들, 친구의 친구를 통해 기부를 받으면서 몇 상자 정도 모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몇 주가 지난 지금, 다니엘라 씨가 사는 아파트 입구의 복도 전체가 기부 센터로 변했고 복도에는 각종 구호품 상자들이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의료계에 종사하는 다니엘라 씨의 어머니 마리나 마티코 씨는 인터넷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물품 목록을 만들어 올렸는데요.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녹취: 마리나 마티코]

마리나 씨는 우크라이나인들뿐 아니라 러시아인, 벨라루스인 등 인종에 상관 없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는데요. 소셜미디어를 타고 기부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 복도에 쌓여있는 기부 물품을 보면, 아기들을 위한 기저귀나 위생용품은 물론이고요. 야간 감시장비와 발전기, 부상자들을 위한 지혈대 그리고 특수 장화와 침낭 등 다양한데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들을 알려왔고, 그들이 요청한 대로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일부 뉴욕 시민들은 이렇게 물품 기부에 그치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기 위해 지원군으로 자원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빅토리아]

자원봉사자로 나온 우크라이나 이민자 빅토리아 씨는 지원군으로 싸우기 위해 뉴욕에서 모국으로 돌아간 가족과 통화하기도 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 중에는 러시아 이민자들도 있었는데요. 러시아 이민자들에게도 우크라니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이고르 올셰브스키]

이고르 올셰브스키 씨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지인들과 계속 연락하고 있고, 러시아에 있는 친척들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모든 게 허사로 돌아갔다고 했습니다.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 내부로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또 위험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결국 미국에서 구호품을 실은 비행기를 인접국 폴란드의 바르샤바로 보내, 거기서 버스나 차량을 이용해 격전지 르비우로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파벨 추마크]

자원봉사자 파벨 추마크 씨는 단체를 세워 격전 지역에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고 산부인과 병동에도 보내고 있다고 했는데요.

병원에서 필요한 것들은 물론, 개 사료도 복도 한켠에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현재 우크라니아에서 개들은 잔해 더미에 깔린 사람들을 찾아내는 등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하네요.

[녹취: 블라드미르 피크먼]

또 다른 자원봉사자인 블라드미르 피크먼 씨는 자신과 우크라이나에서 같이 대학을 다녔던 친구가 때마침 전화를 걸어왔다며,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들려줬는데요.

총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현지 친구의 말에 자원봉사자들이 구호품을 모으고 포장하고 있으니 조만간 받게 되길 바란다며 위로의 말을 건냈습니다.

구호품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다니엘라 씨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성요한 침례 정교회 성당’은 구호품 정리를 위해 성당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의 노력이 전쟁에 화마 속에서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생명줄이 되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을 획득한 네이선 첸 선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을 획득한 네이선 첸 선수.

"두 번째 이야기, 아시아계 미국인 올림픽 스타들"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 후, 일부 선수는 4년 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2026 동계올림픽 준비에 이미 들어갔습니다. 4년 뒤에는 또 어떤 선수가 일약 스타가 될지 주목되는데요.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아시아계 미국인 선수들이 큰 활약을 보였습니다.

중국계 미국인 네이선 첸 선수는 남자 피겨 종목에서 미국에 금메달을 안겼고,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 선수는 스노보드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죠.

[녹취: 네이선 첸]

첸 선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셸 콴 선수나 크리스티 야마구치 선수처럼 아시아계 피겨 선수들을 보면서 자랄 수 있었던 것이 중요했다고 했는데요.

[녹취: 미셸 콴] “It could not go to a more well deserving person. Who persevered, blood sweat and tears. All the while representing our sport, Asian-Americans, and the entire country so well..."

이에 과거 미국 피겨계를 대표했던 미셸 콴 선수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첸 선수보다 더 자격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화답했는데요. 첸 선수가 피겨 스케이팅과 아시아계 미국인, 또 미국 전체를 대표하며 땀과 눈물을 견뎌냈다고 칭찬했습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선 피겨 국가대표 선수 6명 가운데 4명이 중국계였고, 또 미국이 따낸 총 8개의 금메달 가운데 2개의 금메달을 아시아계 미국인 선수가 획득했을 만큼 아시아계 선수들의 기량이 돋보였습니다.

네이선 첸 선수는 미국 최고 명문대학 가운데 하나인 예일대학교 학생이기도 한데요. 예일대 스포츠를 총괄하는 사람도 아시아계입니다.

[녹취: 비키 천]

예일대학의 비키 천 체육부장은 첸 선수야말로 아시아계도 꿈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는 롤 모델, 모범이 되는 인물이라고 했는데요. 천 부장은 자신이 대학 선수로 뛸 때 그리고 체육부 행정 일을 할 때는 이런 롤 모델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천 부장은 예일대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아시아계 체육부장인데요. 천 부장은 미국 대학의 체육부장 가운데 아시아계 체육부장은 유일하게 한 명 더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공교롭게도 자신과 성이 같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비키 천]

천 부장은 10년 전, 워싱턴주립대학의 팻 천 체육부장을 만났을 때 이름표를 보고는 “형제!”라고 불렀고, 팻 천 체육부장 역시 자신을 “사촌!”이라고 부르며 금새 가까워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작년 4월, 4AAPI라는 조직을 결성했는데요. 미국 대학스포츠에서 활동 중인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을 지원하고 양성하는 단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미국 사회 곳곳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증가하면서 이런 단체를 조직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녹취: 팻 천]

한국계 미국인인 팻 천 워싱턴주립대 체육부장은 아시아계 선수들 가운데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그들을 안심시키는 건 쉽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단지 아시아계라는 외모 때문에 공격을 당하는 일들이 빈번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아시계 미국인 선수들은 4AAPI를 통해 자신들을 대변하는 창구를 가질 수 있게 됐는데요. 아시아계 선수들이 단지 스포츠 선수로서의 업적만 강조하지 않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도록 함으로써 더 많은 아시아계 선수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비키 천]

비키 천 예일대 체육부장은 어린 학생들의 경우, 기량의 정점을 찍은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으면,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될 거라고 했는데요. 4AAPI의 노력과 스포츠계에서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아시아계 선수들 덕에 아시아계 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앞으로 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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