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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북한 해금강호텔 '기구한' 사연 조명…"금강산관광, 남북교류 중추적 역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 관광지구를 바운하고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 일행 뒤로 해금강호텔이 보인다.

미국의 주요 언론매체가 철거 위기에 놓인 북한 금강산 해금강호텔의 사연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남북교류의 중추적 역할을 했던 금강산 관광시설인 이 호텔이 남북관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CNN’ 방송은 11일, ‘북한에서 녹이 슬어가는 해상 호텔’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북한 금강산 해안가에 떠 있는 해금강호텔에 주목했습니다.

이 방송은 해금강호텔이 한때 호주 해안에 떠 있던 전례 없는 호화 호텔이었지만 현재는 남북한을 가르는 제한구역인 비무장지대(DMZ)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북한 측 항구에 황폐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호텔은 약 30년 전 화려하게 시작됐지만, 1만 마일의 기이한 여정의 마지막 정거장에서 비극으로 끝날 위기에 놓였다는 겁니다.

이 호텔은 호주의 개발업자가 당시 돈으로 약 4천500만 달러를 들여 7층 구조물로 건조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주의 산호초 천국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상에 띄운 세계 최초의 해상 호텔입니다.

호주에서는 ‘포 시즌스 배리어 리프’라는 이름으로 1988년 3월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악천후로 바다가 통제불능 상태로 흔들리는 상황이 잦았고 손님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호텔은 운영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이후 1989년 이 호텔은 베트남에 팔려 ‘사이공호텔’로 이름을 바꿨지만 거의 10년 동안 사이공강에 정박해 있었고, 결국 재정이 고갈돼 8년 만인 1999년 또 문을 닫았습니다.

‘CNN’ 방송은 그러나 한국과의 접경 지역인 금강산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북한이 이 호텔을 매입하며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호텔은 북한에서 해금강호텔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세 번째 모험을 준비해 2000년 10월 문을 열었고, 한국 기업인 현대아산이 금강산 지역의 다른 시설도 운영하며 이 호텔을 관리하게 됐다는 겁니다.

다만, 한국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해금강호텔은 현대아산이 소유하고 직영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NN’ 방송은 현대아산 박성욱 대변인을 인용해 “금강산 관광은 남북 분단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이산가족 상봉의 거점으로서 남북 화해를 제고하고 남북교류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한국인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 군인의 총에 맞아 숨지자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을 중단했고, 해금강호텔도 관광 투어를 중단했습니다.

‘CNN’ 방송은 이후 이 호텔이 계속 운영됐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여전히 금강산 일대 부두에 정박해 녹이 슬어 가는 모습은 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철거가 임박해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했다고 밝혔습니다.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빙됐던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었던 2019년 10월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찾아 “남측 시설물들을 싹 들어내고 독자적으로 개발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는 독자적인 금강산 개발 계획을 밝혔고, 한국이 운영하던 시설들은 “모두 들어낼 것”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CNN’ 방송은 이런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터지며 북한의 금강산 관광지구 재설계 계획은 보류됐고, 해당 시설 철거 계획의 지속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해금강호텔은 그 사이 “또 다른 하루를 살고 있고 과거의 유산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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