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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혈액 비축 감소 어려움 겪는 적십자...콜로라도 악어 농장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혈액 비축 감소 어려움 겪는 적십자...콜로라도 악어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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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헌혈 사업을 주관하는 미국 적십자사가 최근 비축 혈액의 양이 크게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줄 수 있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돈과 같은 물질이나 시간 혹은 사랑을 줄 수도 있죠. 그런데 자기 몸에 흐르는 피를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수도 있습니다. 바로 적십자에서 진행하는 헌혈을 통해서인데요. 헌혈로 모인 피는 수술 중인 환자나 큰 사고로 죽어가는 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죠. 하지만 최근 미국 적십자사는 비축한 혈액의 양이 크게 줄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500차례 헌혈로 미국 적십자 ‘명예로운 헌혈자’ 명단에 오른 숀 브레넌 씨가 헌혈 준비를 하고 있다.
500차례 헌혈로 미국 적십자 ‘명예로운 헌혈자’ 명단에 오른 숀 브레넌 씨가 헌혈 준비를 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코로나 사태로 피가 마르고 있는 미국 적십자”

[현장음: 워싱턴 D.C. 적십자 헌혈 센터 ]

미국 적십자사의 워싱턴 D.C. 헌혈센터. 새하얀 건물에 빨간색 십자가 모양의 적십자가 마크가 눈에 들어옵니다. 건물 안에는 편안하게 앉아 헌혈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요. 퇴근 후 집이 아닌 헌혈을 센터를 찾은 직장인도 있었습니다.

[녹취: 앤디]

헌혈 중인 앤디 씨는 어머니가 간호사로 병원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시고 또 몇 주 전에 헌혈에 관해 이야기하셔서 본인도 인터넷을 검색을 해봤다고 했는데요. 오늘 일이 그렇게 바쁘지 않고 해서 헌혈을 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처음 헌혈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기적으로 헌혈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미 남부 테네시주 멤피스에 사는 숀 브레넌 씨는 무려 30년 넘게 헌혈을 꾸준히 하면서 ‘명예로운 헌혈자’에 이름이 오르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숀 브레넌]

브레넌 씨는 헌혈하기 시작한 건 지난 1990년대였다고 했는데요. 직장 동료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간 자리에서 그 동료가 헌혈하러 갈 거라고 말했다는 합니다. 본인은 그때까지 헌혈을 한 번도 안 해봤던 터라 동료에게 헌혈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봤고 1주일 뒤에 예약을 잡고 헌혈을 했다고 하는데요. 첫 헌혈을 한 이후 너무나 뿌듯한 기분이 들어서 다음 예약을 또 잡았고 이렇게 30년 넘게 하다 보니 500번째 헌혈하기에 이르렀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헌혈에 동참해주는 미국인이 수천 명에 달하지만, 현재 미국의 혈액은행들은 특정 혈액형의 경우 비축량이 많이 모자란 실정이라고 합니다.

미국 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 8월, 헌혈자의 수가 10% 줄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바이아 라스키]

바이아 라스키 미국 적십자사 의학 담당 국장은 현재 혈액 비축량이 지난 2015년 이후 최저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혈액 비축량은 5일 분량이 이상적이지만, 일부 혈액형의 경우 비축량이 하루분도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적십자사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각종 방역 조처가 해제된 이후, 헌혈하는 사람이 줄었다고 했는데요. 장기간 집에만 있던 사람들이 그간 하지 못한 활동을 하느라 헌혈에 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는 겁니다.

게다가 코로나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인한 사람들의 두려움과 방역 조처들 역시 또 다른 난관이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바이아 라스키]

라스키 국장은 보통 고등학교나 대학교, 스포츠 경기, 상점 같은 곳을 찾아서 헌혈 운동을 벌이는데, 공공장소에 대한 코로나 방역 조처의 변화는 헌혈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미국 적십자사는 미국 내 병원 약 40%에 혈액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혈액비축량 부족은 국가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녹취: 베로니카 무어]

비영리 헌혈단체 '카터 블러드케어(Carter BloodCare)'의 베로니카 무어 씨는 이 단체에서 13년간 일하면서 혈액이 필요한 병원들과 직접적으로 일을 해왔는데 지금처럼 상황이 안 좋았던 때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십자를 비롯한 헌혈단체들은 국민들이 헌혈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녹취: 조디 시디]

적십자 헌혈 센터의 조디 시디 씨는 팔을 걷어붙이고, 주삿바늘이 한번 찌른 후 5분에서 8분 동안만 앉아 있으면 헌혈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이후 간식을 받으면 헌혈 과정이 모두 끝난다며 헌혈은 어려운 게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적십자 측은 미국인들이 일상으로 돌아온 만큼 다시 헌혈에도 동참하길 바란다며, 적십자 역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혈액을 병원에 공급하기 위해 계속 매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콜로라도주 모스키에 있는 ‘콜로라도 악어·파충류 공원’ 방문객 어린이가 새끼 악어를 만져보고 있다.
콜로라도주 모스키에 있는 ‘콜로라도 악어·파충류 공원’ 방문객 어린이가 새끼 악어를 만져보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콜로라도주의 악어 농장”

미국 중서부에 있는 콜로라도주는 스키 리조트로 유명합니다. 로키산맥이 관통하고 또 겨울철 내내 눈이 쌓이는 추운 날씨는 겨울 스포츠인 스키를 타기에 딱인데요. 그렇다 보니 미국에서 가장 인기 많고 유명한 스키장들이 콜로라도주에 자리하고 있죠. 그런데 콜로라도주의 중남부 지역에 가면 더운 지방에서 자라는 악어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악어들의 낙원으로 불리는 ‘콜로라도 악어·파충류 공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녹취: 제이 영]

5살 때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악어와 지냈다고 말하는 제이 영 씨는 콜로라도 악어 공원의 공동소유자인데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악어 키우는 걸 도왔다고 했습니다.

제이 씨의 부모님은 지난 1977년, 콜로라도주 모스키에 물고기 양식장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콜로라도주의 겨울은 춥기로 유명하지만, 온천이 나오는 핫스프링스 인근에 있는 모스키 지역은 1년 내내 물고기 양식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어윈 영]

제이 씨의 아버지 어윈 영 씨는 자신이 세운 양식장은 북미와 남미에서 가장 오래된 틸라피아 양식장이라고 했습니다. 틸라피아는 민물고기의 일종인데요. 어윈 씨는 물고기를 키우면서 따뜻한 물을 활용해 양식장 일대에 정글을 조성했고요. 악어를 구해와 정글에서 키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윈 영 씨 부부는 지난 1987년 플로리다에서 100마리의 새끼 악어를 가져왔다고 하는데요.

[녹취: 제이 영]

아들 제이 씨는 죽은 물고기는 악어의 먹이로 주고, 물고기 양식에 쓰인 물은 식물을 키우는 데 주고, 식물들은 거북이와 이구아나 등 초식 동물들의 먹이로 주는 등 정글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재활용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성장해간 악어 공원은 결국 유기된 파충류들이 와서 지내는 피난처가 되기도 했는데요.

[녹취: 제이 영]

현재 공원에 있는 악어만 약 250마리에 달하고, 100마리가 넘는 거북이와 약 100마리의 뱀과 도마뱀, 그 외에 500마리에 달하는 외래종 동물들이 공원에서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제이 씨는 무엇보다 악어 공원의 가장 큰 임무는 사람들을 교육하는 데 있다고 했는데요.

[녹취: 제이 영]

일부 파충류를 애완동물로 기르기도 하는데 여기에 위험이 따른다는 걸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파충류는 애완동물 가게에서 살 수 있다고 해서 쉽게 기를 수 있는 동물이 아니라는 겁니다.

제이 씨는 방문객들에게 악어와 맞닥뜨리게 됐을 때 대처하는 법도 가르쳐 준다고 했는데요. 제이 씨는 악어가 공격하는 일은 드물다고 했습니다.

[녹취: 제이 영]

악어는 몰래 다가와 물에서 돌진하듯 나온다고 했는데요. 꼬리와 빠른 발로 1에서~2m를 이동한다고 합니다.

콜로라도 악어 공원에는 유명 할리우드영화에 출연했던 악어들도 있다는데요.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악어를 비롯한 각종 파충류의 낙원이 된 콜로라도 악어 공원은 매년 3만5천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 콜로라도의 명소가 됐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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