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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IFRC 대북 지원 모금액 매우 저조..."북한 지도부 과도한 코로나 대응이 원인"


국제적십사자(IFRC) 직원들이 지난 2016년 12월 북한 수해 지역을 방문했다. 사진= IFRC.
국제적십사자(IFRC) 직원들이 지난 2016년 12월 북한 수해 지역을 방문했다. 사진= IFRC.

유엔과 국제적십자연맹(IFRC)의 올해 대북 지원 모금 실적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의 모금액은 지난 10년 새 최저, 국제적십자연맹은 올해 목표액의 4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는데, 북한 지도부의 과도한 코로나 대응 조치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20일 갱신한 올해 대북 지원 모금 현황에서 이날 현재 목표액의 42%를 모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목표액 347만 스위스프랑(CHF 3,471,383), 미화로 377만 달러 가운데 157만 달러(CHF 1447569)만을 확보했다는 겁니다.

IFRC는 자세한 공여기관을 밝히지 않은 채 스위스적십자사가 49만 달러(CHF 457,066) 중국적십자사 12만 9천 달러(CHF 119,623) 달러 외에 독일과 뉴질랜드 적십자 등 일부 지원 기관만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IFRC가 밝힌 대북 지원 파트너국 적십자사는 영국과 캐나다, 중국, 덴마크, 핀란드,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위스 등 12개국이지만 20일 현재 4개국만이 올해 대북 지원에 동참한 겁니다.

IFRC는 이번 현황에서 올해 대북 지원과 관련해 전략 우선 분야에 302만 달러, 조력 분야에 72만 달러 등 375만 달러의 목표액을 책정했었다며 8개 세부 분야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 내 건강과 복지 격차 해소를 위해 155만 달러(CHF 1,435,008), 기후환경 위기 대응에 74만 달러(CHF 691,559), 재해 위기 대응 72만 달러(CHF 672,160)가 배정됐습니다.

IFRC은 지난 7월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 내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올 하반기까지 신종 코로나 검사와 감시 등 방역활동에 필요한 장비와 개인보호용품을 제공하는 게 지원의 우선순위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의 대북 지원 모금액도 10년 새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홈페이지에서 20일 현재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액은 총 1천 540만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1년 이후 모금액 최저를 기록했던 2014년의 3천 320만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VOA가 2011년 이후 대북 지원 모금 통계를 살펴본 결과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은 2012년 1억 1천 780만 달러로 최고를 기록한 뒤 2013년 6천 280만 달러, 이후 지난해 4천만 달러까지 매년 3~4천만 달러대를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유엔은 앞서 북한 지도부의 과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로 현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며 올해 대북 지원 계획과 모금액 목표를 아예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북한 당국의 이동 제한 조치로 자료 접근과 현장 평가를 하지 못해 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는 겁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20일 VOA에, 북한 당국의 결정으로 국제사회의 접근이 어려워 무고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International community cannot do fundraising without independent verification. So it is the decision of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to not let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t is their decision. The cost of this decision is to that there will be no fundraising.”

소바쥬 전 소장은 국제사회는 독립적인 검증 없이 모금 활동을 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에 들어가 이런 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은 북한 지도부의 결정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결정의 대가로 국제사회의 지원액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소바쥬 소장은 이런 상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지도부가 국가전략의 우선순위를 국민의 민생·복지보다 안보와 체제 생존에 두기 때문에 벌어진다며, 이런 우선순위기 바뀌지 않는 한 주민들의 고통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It is the sovereign decision as a sovereign nation to prioritize security and the cost of this priority is very high on the people. So as long as their number one priority is their security and they spend the money on missiles, land security, and nuclear power(weapons), they will not spend money on the number two priority which is the well-being of the people.

북한 지도부가 국가 자금을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등에 쓰고 주민들의 민생·복지 등에 사용하지 않아 주민들이 치르는 대가가 너무 크다는 겁니다.

대부분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북한 등 빈곤국들에 관심을 덜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소바쥬 전 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 등 국제기구의 북한 입국을 허용해 보건 상황을 평가하도록 하고, 모든 주민들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도록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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