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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현 시점 종전선언은 '종잇장'…북한, 한국 대선 전 대화 나서야"


한국 비무장지대 남측 초소(아래)와 멀리 보이는 북측 초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와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미북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현 시점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은 ‘종잇장’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15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서 북한이 한국 대선 전에바이든 행정부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고 ‘군축’ 등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전문가의 대화를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매닝 연구원님. 한국 정부가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종전선언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매닝 선임연구원) “그 자체로는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전선언은 새로운 방안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과거 6자회담에서도 추진됐었고 전임 트럼프 행정부도 정상회담의 일부로 고려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점은 종전선언 자체가 종잇장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의향을 담은 문서입니다. 종전선언은 평화 과정 그리고 비핵화 과정과 결합돼야 합니다. 병행돼야 하는 것이죠. 따라서 이건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맥락의 문제입니다."

진행자) 크로닌 박사님. 최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서훈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회동 이후 한국 측에서는 종전선언의 필요성에 대한 미국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미국 측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의미인가요?

크로닌 석좌) “ 문재인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도록 설득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모든 것은 이미 과거에 시도됐던 것입니다.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또 이것은 평화와 비핵화 모두를 위한 보다 포괄적인 방안의 일부가 돼야 합니다.”

진행자)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의 전술에서 의견이 다르다.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사이에 얼마나 큰 견해 차이가 있는 건가요?

크로닌 석좌) “저는 마크 램버트 국무부 부차관보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무부 내에서도 업무가 분장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크 램버트 부차관보는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 관련 사안을 다룹니다. 그리고 정 박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있는데, 그의 역할은 북한 정책을 만드는 성 김 대북특별대표와 일하는 것이죠.저는 이 종전선언 사안에 국무부나 미국 정부 내에 분열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종전선언에 많은 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종전선언 하나가 일종의 돌파구를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종전선언은 행정부 내 다른 부처도 반박할 사안입니다. 어쩌면 국방부는 비핵화를 향한 아무런 진전 없이 억지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할 수 있겠죠. 중요한 것은 미국과 한국이 완벽하게 일치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서로 반박하는 방식으로 일하지 않고 북한이 이런 입장 차이를 악용하지도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매닝 연구원님. 미국과 한국이 이런 차이를 어떻게 좁힐 수 있다고 보십니까?

매닝 선임연구원) “저는 미국이 북한과 일종의 대화를 시작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화가 진전을 보인다면한국의 관심사도 의심할 여지 없이 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탱고를 추기 위해서는 상대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미국과 한국을 분열시키는 것을 목표로 일부 흥미로운 게임을 해왔죠. 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조건에 맞춰 회담을 시작하도록 압박하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마크 램버트 부차관보가 말한 대로 북한에는 몇 가지 선택지가 주어졌습니다. 만약 북한이 진지하다면 ‘비핵화는 잊어라. 우리는 군축 대화를 하겠다’고 말할 것입니다. 적어도 이런 것은 미국이 어떤 결정이라도 하게 만들 것입니다.”

진행자) 종전선언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이신 것 같은데요. 종전선언이 비핵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매닝 선임연구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건 단지 종잇장에 불과합니다. ‘켈로그-브리앙 조약’처럼 단지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과거 저는 6자회담과 2개의 실무회담에 참여했었습니다. 당시 종전선언은 북한과 평화조약 과정의 출발점으로 인식되고 논의됐습니다. 그러나 비핵화 진전과 병행돼야 했죠. 우리가 단지 이런 성명을 낸다고 북한이 ‘좋습니다. 여기에 핵이 있습니다’라고 말할 걸로 생각한다는 것은 정말 비현실적입니다.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최근 연설에서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나라나 군대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매닝 연구원님. 김정은의 주적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매닝 선임연구원) “제가 보기에 그는 북한의 모든 주요 무기들이 전쟁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 같습니다. 그 대신 억지력 강화를 위한다는 것이죠. 사실 우리는 북한과 오랫동안 상호 억지 상태에 있었습니다. 저는 김정은이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관심있는 것에 대한 신호를 보낸다고 추정합니다. 먼저 자신의 핵 무기를 포기하진 않고 핵 동결이나 무기 통제 과정을 논의할 의지는 있다는 것이죠. 이건 양측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했던 냉전 때를 연상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은 우리에게 힌트를 주는 것이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진행자) 크로닌 박사님. 그렇다면 우리가 김정은의 ‘미국은 주적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크게 의미둘 필요는 없는 건가요?

크로닌 석좌) “김정은은 우리를 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와 협상을 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마도 그는 북한 밖에 있는 모두를 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다른 나라들과 다른 민족들에 대해 상당히 어두운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김정은이 외교적 조치를 취할 의지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북한과 역내 안보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조치 말입니다. 미국의 관점으로 볼 때 (김정은은)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고 북한으로부터 응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로닌 박사님. 미국이 어떤 제안을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크로닌 석좌) “그런 제안은 매우 기본적인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테면 정기적인 연락 채널을 여는 것입니다. 그래서 두 나라 또는 세 나라 아니면 더 많은 나라들이 마주 앉아 서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단계들을 탐구하는 것이죠.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세밀히 조율된 실용적인 접근법은 신중한 것입니다. 북한과 대화를 하는 데 조건은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으로부터 가능한 양보안을 듣기 전까지 어떤 양보도 하길 원치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매닝 연구원님. 구체적인 제안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매닝 선임연구원) “몇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과정에 대한 것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대화를 할 것인가? 양자 대화가 돼야 할까?’ 또 6자회담 부활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또 다른 하나는 북한은 언제나 점진적인 조치 대 조치, 행동 대 행동을 언급해 왔다는 점입니다. 저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것을 기반으로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대화 시작을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비핵화에 대해 논의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평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등 말이죠. 특이한 사실은 만약 북한이 진지하다면 뭐가 그렇게 어렵느냐는 것입니다. 미국과 아무 조건 없이 만나 이런 생각들을 내놓는 것이 말이죠.”

진행자) 크로닌 박사님. 북한이 이른 시일 내에 응답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시나요?

크로닌 석좌) “북한이 언제 반응을 보일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들 스스로 그 시점을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우려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곧 대통령 선거가 있고 문재인 정부가 내년 봄에 떠날 예정이죠. 따라서 북한이 일종의 대화 시작점을 빨리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들은 이 기회를 놓칠 것입니다. 그들은 내년 중순 새 한국 정부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매닝 선임연구원님이 암시한 동결 조치를 북한이 원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북한이 원하는 그럴듯한 일시적인 목표라면 그들은 그것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기회조차 놓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크로닌 석좌와 매닝 선임연구원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크로닌 석좌와 매닝 선임연구원의 대담은 한국 시간 16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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