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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전 CIA 센터장 "북한, 미국과 협상 원해 도발 수준 조절...한국에 집중 중"


지난 2018년 7월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에 동행한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2018년 7월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에 동행한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이 도발 수준을 조절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은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한 김 전 센터장은 북한 측 실무 협상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임을 완전히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은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도발 수준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5일 미국 워싱턴타임스재단이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북한이 현재 미국을 향해 전면적인 도발을 하는 대신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북한이 미래에 미국과 모종의 협상을 계속하려는 희망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김 전 센터장] “Right now I think they’re still in a lower key instead of doing a full-cycle of provocation towards us. That means they still have some kind of hope to continue having some kind of negotiation in the future with us.”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은 미국이 행동 대 행동 접근법에서 더 유연성을 보이길 원하고,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 실험을 유예하고 있는 것을 인정해길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아무 조건 없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공식 성명을 내길 북한이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며, 하지만 북한은 (발표된 내용 보다) 더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길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한국에 영향을 주기 위해 현재 한국 국내 정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남북 정상회담이 있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아마도 비대면으로 열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스톡홀름 실무회담에 이르기까지 “협상에 전혀 진지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준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힐 전 차관보] “It doesn’t appear that they have come to any serious meeting of the minds. If they’re going to have a better future, if they’re going to have an unsanctioned future, if they’re going to work with others, if they’re going to be part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ultimately whether it’s step by step or Big Bang they’ve got to start dealing with the nuclear issue and backing away from their desire to have nuclear weapons.”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밝은 미래와 제재 해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원한다면 단계적이든 일괄타결이든 핵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핵무기 야욕을 버리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03년에서 2006년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조셉 디트라니 전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은 북한이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지만, 남북통신연락선이 연결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한 부분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디트라니 전 소장] “I think Kim Yo Jong, the sister of Kim Jong Un even said this is a nice overture from the South Korean President. I think that’s moving in a positive direction. Hopefully, inter-Korean dialogue will intensify and we can see some humanitarian assistance going to the North.”

디트라니 전 소장은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김여정 부부장이 ‘좋은 발상’이라고 했다며 “이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며, 남북 대화가 본격화 돼 북한에 인도주의 지원이 제공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미국도 종전선언을 지지한다고 밝힌다면 더욱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8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북한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앞에서 오른쪽부터 마이크 펜스 부통령, 성 김 필리핀주재 대사,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 코리아미션센터장. 사진 출처=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8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북한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앞에서 오른쪽부터 마이크 펜스 부통령, 성 김 필리핀주재 대사,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 코리아미션센터장. 사진 출처=백악관

“북한, 싱가포르에서부터 영변 폐기 제안”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한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때부터 영변 핵시설 폐기와 제재 전면 해제를 맞바꾸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김 전 센터장] “It was kind of surprising, the N Korean leader raised during Singapore summit, not firmly but as a kind of lightly to our President ‘What if I give up Yongbyon will you get rid of all the sanctions?’... And they they haven’t changed that position leading up to Hanoi.”

김 전 센터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소 가볍게 ‘영변을 포기하면 모든 제재를 해제할 것이냐’고 물었고, 이러한 입장은 하노이 정상회담 때까지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을 얼마나 폭넓고 깊이 있게 해체할 지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북한 측 실무 협상단이 준비 부족이었으며 자세히 말할 권한도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무 협상에서 스티븐 비건 전 대북 특별대표가 자세한 내용을 다루지 못해 ‘매우 불만’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노이 정상회담 전 사전 협상에서 비건 전 대표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에게 영변에 몇 개의 건물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최 부상이 대답을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북한 외무성 협상단이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도 완전히 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김 전 센터장] “Even he kind of made a comment on how they the MFA folks can go and negotiate with you guys where they don’t even know where my secret weapons systems are stored. So you can see that he himself wasn’t completely trusting his own people.”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측에 “북한 외무성 관리들은 내 비밀 무기가 어디에 있는 지도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당신들과 협상하겠는가?”라고 발언한 적도 있었다며 “김 위원장도 자신의 사람들을 완전히 믿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다만 김 위원장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이러한 발언을 했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자신이 직접 만난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에 대한 인물평도 언급했습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매우 자신 있고 매우 명석하며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표현할 수 있다”며 “완전히는 아니지만 북한 외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도 이해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김여정 부부장은 “언제나 상냥하고 매우 공손하며 놀랍도록 겸손하다”고 평가하며 “최근 한국에 대해 거친 언어를 사용했는데, 김 부부장을 직접 만난 사람들이 받은 인상과 매우 다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그러면서 김 부부장이 북한에서 2인자로 인정받기 위해 다른 국가 정상에게 강경하게 대할 수 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려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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