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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종전선언' 문제 협의...미국 "논의에 열려 있어, 북한의 잘못된 인식 우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 문제를 거듭 제기하면서 미한 동맹의 북한 논의에서 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종전선언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인 가운데, 국무부 고위 관리는 주한미군이나 미한 동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잘못된 인식을 북한에 주는 것이 미국의 우려라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수혁 미국 주재 한국 대사는 13일 미국과 한국이 종전선언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사는 이날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을 추진하기 위해 한미 간에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미국을 방문 중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2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하면서 종전선언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9월 21일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 제안을 다시 꺼내든 이래 미국 정부는 관련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9월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종전선언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북한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커비 대변인] “The U.S. remains committed to achieving last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through dialogue and diplomacy with N Korea. We continue to seek engagement with the DPRK to address a variety of issues, and we’re open to discussing the possibility of an end-of-war declaration. Our goal remains as always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peninsula.”

커비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과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는데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양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북한과의 관여를 계속 추구한다”며 “종전선언 가능성을 논의하는데 열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종전선언이 비핵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문에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해 열려 있다”는 점을 거듭 밝히며 “하지만 비핵화 달성을 위해 북한과 외교와 대화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커비 대변인] “We’re open to a discussion about an end-of-war declaration. But we’re also committed to diplomacy and dialogue with the DPRK to achieve the denuclearization. We know that this is a complex issue, and we’re committed to supporting the role of our diplomats in having that kind of dialogue going forward.”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9월 24일 뉴욕 외신기자 클럽이 개최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이 비핵화의 시작점이 돼야 할지 아니면 비핵화 종료 후 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 없이 미국이 북한에 적대적인 의사가 없다면서 미국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녹취: 프라이스 대변인] “We remain committed to achieving last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and we believe the best way to do that is through dialogue and diplomacy with the DPRK. We will continue to seek engagement with the DPRK. As part of the calibrated practical approach, in order to make tangible progress that increases the security not only for the U.S. but also for our allies in the region, our deployed forces and our partners as well.”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전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북한과 대화, 외교를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 김 대북특별대표는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노규덕 한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노 본부장이 종전선언을 선포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구상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우리는 이 구상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킨 모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수석부차관보도 9월 28일 미국 애틀란틱 카운슬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 기조연설에서 “미국이 북한과 의미 있는 신뢰구축 조치 모색에도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모이 수석부차관보가 종전선언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종전선언은 신뢰구축 조치의 한 방안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램버트 “주한미군, 미한동맹 위험하게 할 ‘잘못된 인식’ 우려”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이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램버트 부차관보] “President Moon’s speech that he gave in New York, about an end-of-war declaration is very similar to the speech he gave last year on that same topic. This is a recurring emphasis that he himself has. Our concern is that we not give a false narrative to the North that in any way shape or form, would jeopardize our troop presence in S Korea or the ROK-US alliance. So yeah, we disagree on tactics that’s not a surprise.”

램버트 부차관보는 9월 23일 미국 민간단체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종전선언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연설은 작년 연설과 아주 비슷하다”며 “이것은 같은 주제이자 문 대통령이 거듭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우려는 어떤 형태로든 주한미군 주둔이나 미한동맹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잘못된 인식’을 북한에 주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이 “전술에 있어 동의하지 않으며,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고 있지만 전술에서 차이가 있다며 “한국 정부는 북한을 협상장으로 데려오기 위해 유인책을 제공하는데 있어 미국이 더 빨리 움직이길 원하지만 미국의 접근법은 이와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주권 국가를 대화로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다만 한국과 미국이 각각 다른 외교정책을 추진한다면 우려가 되겠지만 두 나라는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주둔이나 미한동맹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다시 제안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기내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종전선언은 평화협상의 입구에 해당하는 정치적 선언으로 법적 지위가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도 아무 관계가 없다”며 “주한미군 주둔은 한미 양국이 합의해서 하는 것이고,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북미 수교가 이뤄지고 난 이후에도 한미가 필요하면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 2018년부터 종전선언 추진

한국전쟁 ‘종전선언’은 2018년 4월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선언에서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종전선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북한도 2018년 9월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데 미국이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종전선언 논의는 더 이상 힘을 얻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번의 유엔총회 연설 중 2018년, 2020년과 올해 등 세 차례 종전선언을 제안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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