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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에 언론인 레사·무라토프...기시다 일본 총리 첫 국정 연설


202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마리아 레사(사진 왼쪽)와 드미트리 무라토프.
202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마리아 레사(사진 왼쪽)와 드미트리 무라토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202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 씨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 씨가 공동 선정됐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에서 ‘신뢰와 공감’을 강조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지역 아이들의 말라리아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일컬어지는 각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이번 주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요. 8일,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공개됐군요?

기자) 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씨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 씨에게 돌아갔습니다.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는 8일, 이들이 민주주의와 항구적인 평화의 전제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먼저 마리아 레사 씨가 어떤 인물인지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필리핀의 온라인 뉴스 매체 ‘래플러(Rappler)’ 설립자이자 편집인인데요. 미국 CNN 동남아시아 특파원으로도 20여 년간 일한 경력의 여성 언론인입니다. 레사 씨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에서 자행한 폭력적인 불법 행위를 집중 조명해 체포된 적도 있고요. 지난 2018년 미국 유명 시사 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진실 수호 언론인들’ 가운데 1명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필리핀 국적을 함께 갖고있습니다.

진행자) 드미트리 무라토프 씨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무라토프 씨도 러시아 독립 매체 ‘노바야 가제타’를 창립하고, 20여 년간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 집중과 부패 의혹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습니다. 지난 2007년 언론인보호위원회로부터 국제언론자유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언론인들이 뽑힌 게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오늘날 언론의 바른 역할과 사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베리트 라이스안데르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사실에 근거한 저널리즘은 권력 남용과 거짓말, 전쟁과 갈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두 언론인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노벨상은 모두 몇 개 분야에 주어지는 거죠?

기자)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문학, 평화, 경제 등 총 6개 분야입니다. 이 가운데 5개 분야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가 주관하고요. 평화상만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가 따로 주관합니다.시상식도 다른 노벨상과는 달리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립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노벨 평화상만 다른 건가요?

기자) 노벨상을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른 겁니다. 폭약 다이너마이트 발명으로 유명한 노벨은 스웨덴 사람인데요. 죽기 1년 전 작성한 유언장에 시상 부문을 지목하면서 평화상만큼은 스웨덴 이웃 국가인 노르웨이 의회가 심사하고 시상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적어놓지 않아서 여러 추측만 회자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다른 부문 수상자들도 한 번 짚어보죠.

기자) 네. 지난 4일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제일 먼저 선정됐는데요. 올해 생리의학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생리학과 데이비드 줄리어스 교수와 레바논계 미국인 아뎀 파타푸티언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과 교수가 선정됐습니다. 이들은 인체에서 온도와 감각을 느끼는 수용체를 발견해 냈는데요. 이 발견으로 사람의 감각이 어떻게 작동하고 환경에 반응하는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며 만성 통증 치료제 개발에도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물리학상은 누가 뽑혔습니까?

기자) 올해 물리학상은 일본계 미국인인 마나베 슈쿠로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클라우스 하셀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조르조 파리시 이탈리아 사피엔자대 교수 등 3명이 공동 선정됐습니다. 마나베와 하셀만 교수는 복잡한 기후를 정량화해 지구온난화를 예측한 업적으로, 파리시 교수는 물리학적 체계의 무질서와 변동의 상호작용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진행자) 화학상 수상자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올해 화학상 역시 공동 선정됐는데요.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와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 연구원이 뽑혔습니다. 노벨위원회는 이 두 과학자가 비대칭 유기촉매를 개발해 인류에 필요한 의약품과 생활물질 생산의 돌파구를 여는 데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노벨 문학상의 경우, 특히 일반인의 관심도 큰 데요. 올해는 누가 선정됐습니까?

기자)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탄자니아 난민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씨가 선정됐습니다. 구르나 씨는 지금까지 10편의 소설과 여러 단편을 발표했는데요. 노벨위원회는 선정 이유로 구르나 씨가 작품을 통해 식민주의의 영향과 문화, 대륙의 간극 속에서 난민들의 운명과 혼란에 대해 연민을 갖고 타협하지 않고 파고든 공로를 들었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5개 부문의 수상자는 다 선정됐고, 아직 남은 부문이 하나 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를 끝으로 올해 노벨상 발표는 모두 마무리되는데요.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다음 주 11일 발표됩니다. 시상식은 12월 10일에 있는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때문에 대면과 화상을 병행하는 혼합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중의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중의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첫 국정 연설을 했군요?

기자) 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오후 일본 의회에서 취임 후 첫 연설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새로 취임한 총리가 의회에 나와 당면 정치 과제와 국정 운영에 관한 소신을 밝히는 게 관례입니다.

진행자) 기시다 신임 일본 총리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의 이날 연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과 경제 회복, 외교와 안보 등 크게 세 갈래로 나눌 수 있는데요. 전체적인 주제는 신뢰와 공감이었습니다. 이는 전임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코로나 부실 대응과 소통 부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일본도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컸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나 인도, 영국 같은 주요 피해국과 비교하면 감염자나 사망자 수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도쿄올림픽대회를 치르면서 일본의 코로나 상황이 특히 주목을 받았고요. 올림픽 대회를 반대하는 여론이 고조되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는 어떤 코로나 대응책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코로나 사태로 영향을 받고 있는 사업자들에게 대규모 경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회 ·경제 활동을 점차 확대하는 한편 백신 접종 증명서의 디지털화, 12월 말까지 먹는 백신 승인 등을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의 경제 구상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경제정책으로는 ‘성장과 분배’를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성장을 목표로 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분배가 없으면 성장을 이룰 수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장과 분배를 모두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외교·안보 구상 짚어보죠.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외교 안보 정책의 기본축은 미국과 일본의 동맹이라고 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 세계평화와 번영의 초석인 미·일 동맹을 한층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내놨습니까?

기자) 중국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게 양국과 지역, 국제 사회를 위해 중요하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를 통해 공통의 과제에 대해 협력해 나갈 거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연계해 중국에 대해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한국에 대해서는 ‘중요한 이웃 나라’라면서, 한국과 건전한 관계로 돌리기 위해 앞으로도 일관되게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는데요. 여러 한국 언론은 지난 1월 스가 전 총리의 국정 연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기시다 총리가 ‘매우’라는 표현을 빼고 그냥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표현한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관련 발언도 짚어주시죠.

기자) 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가장 중요한 현안 가운데 하나라면서, 모든 피랍자가 하루속히 일본에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특히 이 문제를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무 조건 없이 만날 결의로 있다고 말했는데요. 기시다 총리는 앞서 지난 4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의지를 피력한 바 있습니다.

아프리카 케냐 어린이가 7일 말라리아 백신 접종 직후 엄마 품에 안겨 울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 어린이가 7일 말라리아 백신 접종 직후 엄마 품에 안겨 울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아이들의 말라리아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WHO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과 기타 지역에서 아이들에게 말라리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진행자) 말라리아는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말라리아 병원충을 가진 학질모기에게 물려서 감염되는 법정 전염병입니다. 갑자기 고열이 나며 설사와 구토ㆍ발작을 일으키고 비장이 부으면서 빈혈 증상을 보이는데,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말라리아가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네.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말라리아 감염 건수가 2억 회가 넘고 이 가운데 약 40만 명이 사망하는데요. 특히 아프리카의 5세 이하 아이들 가운데 매년 26만 명이 말라리아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WHO가 접종을 권유한 백신이 어떤 백신인가요?

기자) 네.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지난 1987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모스퀴릭스’ 백신입니다.

진행자) 해당 백신이 최근에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친 겁니까?

기자) 네. WHO 결정은 아프리카 가나와 케냐, 말라위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험 결과에 주로 근거했다는데요. 이 시험은 지난 2019년 이래 말라리아 백신을 맞은 아이 80만 명 이상의 상태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백신은 예방 효능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예방률이 30% 정도로 네 번 맞아야 하는데요. 백신을 맞아도 몇 달 뒤에는 효능이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30%라면 그렇게 효능이 좋은 건 아니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이 정도 효능으로도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WHO 백신 그룹을 이끄는 알레한드로 크라비오토 박사는 “아주 효능이 좋은 말라리아 백신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지금 보급할 만하고 안전한 말라리아 백신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30% 효능이라도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인데, 그럼 새 백신이 말라리아 발병 건수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영국 런던임페리얼칼리지에서 전염병을 연구하는 아즈라 가니 박사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전체적으로 말라리아 발병 건수가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매년 감염 건수가 800만 건 정도, 그리고 사망자는 4만 명 정도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말라리아 감염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지만, 발병 건수를 30%라도줄이는 것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가니 박사는 “말라리아가 없는 나라에서는 30% 감소가 별것 아닌 것으로 들리겠지만, 다른 곳에서는 말라리아가 가장 큰 우려 가운데 하나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30% 감소라도 많은 생명을 구하고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병원으로 데려가는 것을 크게 줄일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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