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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전략대화 '실무그룹' 합의...영국 일주일째 주유 대란


웬디 셔먼(오른쪽) 미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악수하고 있다.
웬디 셔먼(오른쪽) 미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러시아가 스위스에서 고위급 군축 회담을 열고 두 개의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영국이 일주일째 주유 대란을 겪고 있습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이 이스라엘 각료로는 처음으로 바레인을 방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미국과 러시아 전략 대화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의 고위급 회담인 ‘전략적 안정 대화’ 2차 회담이 열렸습니다. 미국에서는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전략적 안정 대화’는 양국 정상 회담의 후속 조처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 회담을 했는데요. 두 정상은 회담 후, 핵 군축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가까운 미래에 ‘전략적 안정 대화’를 갖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이 두 번째라고요?

기자) 네. 지난 7월 말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국 간의 첫 회담이 열렸습니다. 이때도 미국에서는 셔먼 부장관이, 러시아에서는 랴브코프 차관이 나섰는데요. 당시 회의에서는 양측이 다시 만나기로 합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이번 대화에서는 성과물을 도출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는데요. 회담 후 양국은 이번 회의가 “집중적이고 실질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하며 공동 성명을 내놨습니다. 양국은 이 공동 성명에서 두 개의 실무 그룹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실무 그룹의 성격이 각각 다른 거군요?

기자) 네. 공동 성명에 따르면 하나는 미래의 군축을 위한 원칙과 목적을 다루는 그룹이고요. 다른 하나는 전략적 효과가 있는 역량과 행동에 관한 그룹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양국은 이 ‘전략적 안정 대화’를 통해 핵 군축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전략적 의제들도 다루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는 이번 대화에서 양국은 전통적인 핵 군축 문제뿐만 아니라 우주 공간 활용과 인공 지능, 사이버 문제 등도 다룰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앞으로 미래 군축 실무 그룹은 핵 군축 문제를, 다른 그룹은 이런 포괄적 전략 의제를 다루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양국이 앞으로 또 대화하기로 했습니까?

기자) 네. 두 나라는 공동 성명에서, 실무 그룹의 만남에 이어 3차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3차 대화를 가질지 정확한 일정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어느 정도 진전은 있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양측이 매우 긍정적이고 집중적이면서 역동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회의장 분위기를 전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번 대화는 지난 7월 회의의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의 이야기도 들어 볼까요?

기자) 랴브코프 외무차관도 진전이 느리지만, 진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랴브코프 차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양국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이런 과정을 추진하겠다는 열망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최근 출범한 미국과 영국, 호주의 안보 협력체 ‘오커스(AUKUS)’ 문제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군요?

기자) 네. 양국의 공동 성명에는 담기지 않은 내용인데요. 러시아 타스 통신은 랴브코프 차관이 미국 측에 ‘오커스(AUKUS)’에 대한 러시아 측의 강력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어떤 점을 문제 삼은 겁니까?

기자) 네. 미국과 영국은 오커스 출범과 함께,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할 계획인데요. 타스 통신은 랴브코프 차관이 미국 측에 이는 핵 군축 노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랴브코프 차관은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류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영국 주유소.
유류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영국 주유소.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이 지금 심각한 주유 대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영국 전역의 주유소들이 기름이 떨어져 문을 닫는 사태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문을 연 주유소에는 기름을 채우려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는 거죠?

기자) 유조차들이 제때 전국의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유류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졌다는 소리에 사람들이 사재기하면서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는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새치기했다는 이유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정이 생각보다 심각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지면서 환자를 수송해야 할 응급차가 움직이지 못하고, 병원의 수술도 연기할 만큼 사회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 기름은 물론 다른 생필품도 부족해질 거라는 공포에 슈퍼마켓에서는 물건이 동이 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기자)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꼽히고 있는데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인력 부족 현상이 가장 주요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BREXIT)가 이번 주유 파동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지난해 연말을 기해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완전히 탈퇴한 후, 영국은 더 이상 유럽연합(EU)과 같은 경제권이 아니고요. 전에는 없던 비자 문제 같은 것도 생겼습니다. 이 때문에 EU 출신국 사람들이 전처럼 자유롭게 영국에 와서 일 할수 없는 상황이고요. 화물 운송 분야에서 특히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게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유조차 같은 트럭을 운전할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7년 영국의 EU 국적 트럭 운전자들은 4만 5천 명 정도로 파악됐는데요. 올해는 약 2만 5천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 사태로 운전자들을 충원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영국 정부는 일단 군 병력을 투입해 물류 수송을 하게 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EU 출신 운전자들에게 임시 비자를 발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국휘발유소매협회 측은 9월 30일 기준으로 휘발유가 완전히 고갈된 주유소는 27%로 줄었다며 상황이 많이 안정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EU 출신국 트럭 운전자들이 영국을 꺼린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출신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복잡한 비자 발급 절차까지 받으면서 영국에서 일할 이유가 없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른 EU 국가들도 많은데 이제는 역외 국가가 된 영국에 가서 굳이 일할 필요가 없다는 건데요.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기름과 생필품난이 12월 성탄절까지 이어질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야이르 라피드(왼쪽)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살만 빈 하마드 바레인 왕세자가 30일 마나마에서 회동하고 있다.
야이르 라피드(왼쪽)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살만 빈 하마드 바레인 왕세자가 30일 마나마에서 회동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이 페르시아만에 있는 나라인 바레인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바레인을 방문했습니다. 이스라엘 각료가 바레인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라피드 장관이 바레인에서 어떤 일정을 보냈습니까?

기자) 네. 라피드 장관은 이날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국왕, 살만 빈 하마드 바레인 왕세자 겸 총리 등을 만났습니다. 그 뒤 5개의 상호협력 방안에 서명했고요. 마나마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개소식에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바레인을 찾은 라피드 장관이 무슨 말을 했나요?

기자) 네. 바레인 국왕을 만난 뒤에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국왕의 지도력과 영감이 진실한 협력을 이끌었고, 이번 만남이 양국 관계의 앞길을 설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외무부가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바레인은 양국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역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할 중요한 협력자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지난해 바레인 외에 다른 아랍권 나라들과도 관계를 정상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미국 정부 중재로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모로코, 그리고 수단 등과 관계를 정상화했습니다.

진행자) 라피드 외무장관이 이들 나라를 모두 방문했나요?

기자) 아닙니다. 라피드 장관은 아프리카에 있는 수단을 아직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UAE, 그리고 바레인과 지난해 ‘아브라함 협정’이란 걸 체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브라함 협정은 세 나라가 관계를 정상화하는 협정입니다. 아브라함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그리고 기독교에서 모두 조상으로 여기는 인물인데요. 그래서 이번 협정에 아브라함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진행자) 이 협정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죠?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고 적대하던 아랍권 나라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했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중동 아랍 나라들 가운데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했던 나라가 있었죠?

기자) 네. 아브라함 협정 이전에 중동 내 아랍권에서 이집트와 요르단만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아브라함 협정에 관해 팔레스타인 측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팔레스타인 측은 아브라함 협정이 등에 칼을 꽂은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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