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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라클 작전' 아프간인 391명 이송...주요국들 긴박한 대피작전 전개


24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에서 탈레반 점령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미 공군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시한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각국은 서둘러 현지 자국민과 아프간인 조력자들을 대피시키고 있습니다. 한국도 군용기를 투입해 한국 정부에 협력한 아프간인 391명을 한국으로 이송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과 그 가족 391명이 카불에서 파키스탄을 경유해 한국으로 이송됐습니다.

이번 수송작전의 이름은 ‘미라클’, 기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자는 의미입니다.

한국 외교부 최종문 제2차관은 25일 브리핑에서 이들이 수년간 아프가니스탄 주재 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지방재건팀에서 근무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최종문 2차관] “정부는 우리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 그리고 유사한 입장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다른 나라들도 대거 국내 이송한 점 등을 감안하여 8월 이들의 국내 수용 방침을 결정했습니다.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 국내에 들어오는 것임을 말씀 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작전을 위해 공군 C-130J 수송기 2대와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1대를 투입했습니다.

당초 민간 전세기를 이용하려 했지만 아프간 내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군 수송기를 투입한 것입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카불공항 주변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희망자를 모두 이송할 수 있었다며, 공항까지 버스에 태워 한 번에 이동시키자는 미국의 제안 덕분에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번 작전은 미군의 전면 철수를 불과 며칠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미군 철군 시한 다가와... 탈레반 ‘아프간인 출국 불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당초 계획대로 아프간 내 미군 병력을 31일까지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열린 주요 7개국 긴급 정상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미군 철군 시한의 연장을 요청했지만, 카불공항에서의 안보 위협이 커진 데 따른 것입니다.

탈레반 정부는 이에 더해 아프간인의 카불공항 이동을 전면 통제하면서, 앞으로 아프간인의 출국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가 지난 24일 카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무자히드 대변인] 파슈토어

무자히드 대변인은 “미국이 아프간 내 숙련된 기술자와 전문가들을 데려가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아프가니스탄은 이들의 재능이 필요하며, 이들은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요국들 군용기 급파... “시간과의 싸움”

현재 미국 외에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참여한 여러 나라들이 군용기를 투입해 자국민과 협력자들을 안전한 장소로 급하게 대피시키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철군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송작전에 미군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이달 말 마지막 순간까지” 대피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25일 밝혔습니다.

[녹취: 라브 외무장관] “It’s clear the troops will be withdrawn by the end of the month, and what we’ll do is use every remaining hour and day to get our nationals, such as we can, the Afghans who work for us out…”

남아있는 매 순간을 활용해 영국인들과 아프간 협력자들을 구출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도 25일 “현지의 극도의 긴장 상황, 공항 진입의 어려움, 구출해야 하는 사람들의 숫자, 미군 철수 발표를 모두 감안하면 구출작전은 진정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탈 대변인] 프랑스어

아탈 대변인은 미군의 31일 철군에 앞서 며칠 혹은 몇 시간 전에 프랑스 정부의 구출작전이 종료돼야 할 것이라면서, 매일 수 백 명씩 대피시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5일 미군이 철수를 완료한 8월 31일 이후에도 아프간인 협력자들의 출국을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메르켈 총리] 독일어

메르켈 총리는 “며칠 뒤 항공 운항 중단이 아프간 조력자들을 돕는 노력의 중단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탈리아는 최근 3천 700여 명의 아프간인들을 자국으로 소개했고, 스페인도 지난 1주일간 1천 100 명의 아프간 난민들을 수용했습니다.

네덜란드는 군용기를 투입해 자국민 500명과 아프간인 700명을 이송했습니다.

탈레반과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도 25일 군용기 4대를 아프가니스탄에 투입해 자국민과 옛 소련권 국가 국민 500여 명을 대피시켰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5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관해 브리핑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5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관해 브리핑했다.

미국, 이송작전이 최우선순위... “생명과 미래가 달려있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5일 아프간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8월 14일부터 이 날까지 미국과 동맹국들이 카불에 항공기를 투입해 8만 2천 300여 명을 이송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24시간 사이 1만 9천 명이 90대의 비행기에 나눠 타고 대피했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오직 미국만이 이렇게 대규모의 복잡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도 강조했듯이 현재 최우선순위는 아프간 내 미국인들을 대피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카불공항 앞의 혼란 속에서 한 통역사 여성의 아이가 압사 당한 이야기를 언론으로 접했을 때 매우 비통했다며, 국무부와 미국 정부 당국자들 모두 이런 심정으로 대피작전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We know that lives and futures, starting with our fellow citizens, including the lives of children, hang in the balance during these critical days. And that’s why everyone on our team is putting everything they have into this effort.”

블링컨 장관은 앞으로 매우 중요한 며칠간 미국인들과 어린이들의 생명과 미래가 달려있다는 점을 미국 정부 관리들이 알고 있고, 그렇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8월 31일 철군 이후에도 미국인들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돕는 노력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이 기사는 AP와 로이터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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