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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정치국 확대회의 열고 코로나·태풍 대책 논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북상하는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태풍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26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6일부터 27일 북한 대부분 지역이 제8호 태풍 ‘바비’ 영향권에 드는 것과 관련해 “태풍에 의한 인명 피해를 철저히 막고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인민의 운명을 책임진 우리 당에 있어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 해 농사 결속을 잘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일꾼들과 당원들, 근로자들 속에 태풍 피해 방지 사업의 중요성과 위기 대응 방법을 정확히 인식시키기 위한 선전공세를 집중적으로 벌여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태풍 피해를 미리 막을 수 있게 즉시적인 대책들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 국가비상방역 사업에서 일련의 결함들을 근원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한 적극적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 장마로 인한 수해에 태풍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믿음직한 지도자상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최고지도자가 자연재해에 대비해 비상대책회의 성격의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연구실장] “선제적으로 당과 지도자가 태풍 피해를 예상하고 거기에 대해서 긴급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알리고 있다는 그 통치행위 자체만으로도 북한 주민들한테 당과 지도부가 상당 부분 선제적으로 이런 피해나 상황에 대비하고 있구나 라는 통치에 대한 어떻든 상당한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요.”

김 위원장은 또 정치국 확대회의에 이어 제7기 제5차 정무국 회의를 곧바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정무국 회의에서는 내년 1월 제8차 당 대회 소집을 예고했던 이달 중순 전원회의 결정에 대한 실무적 문제들이 논의됐고 당 대회 준비위원회를 조직하고 사업 체계와 분과, 소조들의 사업분담을 확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로써 올해 들어서만 2월과 4월, 그리고 6월에 각 한 차례, 7월과 8월 각 두 차례 등 모두 7차례 정치국 회의와 정무국 회의를 직접 주재했습니다.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이처럼 잦은 당 회의가 단지 위기대응 차원을 넘어 김 위원장이 과거 선군정치 시절의 국가운영 시스템을 비정상으로 보고 당 규약상의 당 의사결정 시스템을 복원하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홍민 연구실장] “당을 통해서 결정한다는 프로세스와 매커니즘을 보여줌으로써 핵 개발을 비롯한 다양한 가장 핵심적인 국정 현안의 결정을 당 시스템을 통해서 결정한다는 그런 논리를 만들어 낸 거죠.”

8호 태풍 ‘바비’는 한반도 서해를 통과해 27일 북한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로, 최근 장마로 인한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은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에 추가 피해가 우려됩니다.

탈북민 출신의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북한에서 현재 인력과 물자 부족으로 홍수로 인한 농작물 피해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근데 지금은 이야기하는 것 보니까 사람이 모자라서 미처 농작물 복구는 생각도 못하는 상황이고요. 지금 전화선 도로 철도 건물 일단 여기에 집중하고 있거든요.”

조 소장은 태풍이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북한을 향하고 있다며 다음달 초 수확을 앞둔 옥수수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조층희 소장] “옥수수는 이제 조금만 있으면 가을, 즉 추수를 해야되는 시기거든요. 근데 추수하기 전에 바로 넘어져버리면 이삭이 여무는데 결정적 타격을 주기 때문에 쭉정이라고 하는, 자라다 마는 상태에 놓이기 때문에 지금 시기적으로 알이 한창 여물고 크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다 넘어져버리면 실질적으로 완전히 (수확량이) 떨어지거든요.”

한편 이번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성원들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석했고 당 중앙위원회 부서 책임일꾼 등이 방청으로 배석했지만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모습은 관련 보도 사진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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